Day 71. 비엔나에서 한식을

오스트리아, 비엔나(빈)

by 개포동 술쟁이

오늘은 오랜만에 한식을 먹었다. 사실 그곳은 예약이 필수인 식당이었다. 때문에 전화도 쓸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선택한 방법은 방문예약이었다. 일단 방문한 후 만약 자리가 있으면 식사를 하고 없으면 예약하고 나올 생각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잘츠부르크의 날씨 운이 이쪽으로 몰렸나 보다. 자리가 하나 있었다. 안내받은 자리에 앉은 우리는 코스요리를 주문했다.


두구두구두구

잠시 후, 대망의 음식이 나왔다.


누라는 처음부터 굉장히 맛있다고 했다. 하지만 난 별로였다. 첫맛이 굉장히 자극적이었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요리들도 전부 간이 굉장히 센 음식들이었다. 하지만 신기한 것은 중간에 먹다 멈춘 음식은 하나도 없었다. 자극적인 맛은 처음에는 날 힘들게 했지만 점차 묘한 중독성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사실 오스트리아 음식은 전반적으로 짠 것 같다. 가뜩이나 건조한 날씨 덕분에 밤에 물을 많이 마시는데, 짠 저녁식사를 하고 들어오면 더 물을 찾게 된다. 예전에 인접국가인 체코를 방문했을 때도 음식이 짰다. 체코에서 그 이유를 물어보니, 바다와 인접한 곳이 없는 내륙지방인 이유로 과거에는 소금이 매우 귀했다고 했다. 때문에 손님을 대접하는 음식에 소금을 많이 사용했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날에 음식이 전반적으로 짜다고... 오스트리아도 같은 이유일까? 그와 같은 이유라면 음식의 간이 센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 현지화를 위한 간이었을 수도 있으니까.


식당은 한식을 연구하고 새롭게 해석하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생강을 이곳저곳에 사용하는 것도 눈에 뜨였는데, 평소 생강을 매우 싫어하는 나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또한 얼마 전 한국에 있었던 행사에서 사용했다는 방아잎을 이용한 참치 요리도 맛있었다. 마지막으로 가장 좋았던 것은 음식이 아닌 서버의 단어 선택이었다. 보통 코스에 없는 음식을 내올 때는 '서비스입니다.'라는 표현을 많이 들었는데, 이 곳에선 '주방에서 인사로 보내온 음식입니다.'라고 하며 음식을 내왔다. 물론 내가 이런 식당을 잘 안 다녀봐서 모르는 것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좋았다. '인사'라는 단어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주방에서 나를 위해 음식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나오는 음식들이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평소 연예인을 만나도 별생각 없어하던 나지만, 이번엔 셰프님과 사진도 같이 찍었다. 식당의 손님들은 직원들이 독어로 대화하는 것을 보니 전부 현지인들이었던 것 같다. 시즌 첫날임에도 불구하고 만석인 것을 보니 정말 현지에서도 유명한 것 같았다.


식당을 나오면서, 자랑스럽다는 말을 전해 드리고 싶었는데, 부끄러워서 못했다. 그 말을 전하지 못한 게 내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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