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프라하
천주교 신자인 우리는 주말이면 성당을 찾아 미사를 드리고 있다. 아시아를 여행할 때는 좀처럼 찾기 힘들던 성당을 이곳 유럽에서는 너무도 쉽게 찾을 수 있어서 좋다.
어김없이 찾아온 일요일, 우리는 어디서 미사를 드릴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프라하 방문 때 감명 깊게 본 성 비투스 성당이 생각났다. 해가 진 후 조명이 켜진 그 성당의 경이로움은 가본 사람만 안다. 사진으로도 담지 못했던 곳이다. 다른 곳을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조식을 먹고 홈페이지에 나온 미사 시간에 맞춰 바로 성당으로 갔다. 성당까지는 트램으로 15분 남짓 걸렸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려는 찰나 성전 앞에 있던 관계자가 우리를 막고 물었다.
"실례합니다. 어떻게 오셨어요?"
"미사 보려고 왔어요. 10시에 시작하는 거 맞죠?"
내가 대답하자 관계자는 우리를 성전 입구로 안내해 주었다. 미사 시간에는 관광객을 통제하나 보다. 관광객이 없는 고요한 성당에 들어서자 장엄한 성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내 미사가 시작되었고 웅장한 파이프오르간은 성가대의 노래를 더욱더 성스럽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았다. 신부님이 뭐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주님 안에서 모든 기도는 한 가지 뜻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하신 산토리니 신부님의 강론을 기억하며 열심히 한국어 기도문을 외웠다.
여행을 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은 분명 큰 재미다. 하지만 예전부터 습관처럼 해오던 것들을 여행지에서 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통해 여행지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