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82. 고흐는 미치지 않았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by 개포동 술쟁이

오늘은 암스테르담에 있는 반 고흐 미술관을 찾았다. 이곳의 설립자는 고흐의 이름을 물려받은 동생 테오의 아들이다. 태어나 보니 삼촌이 고흐, 지금 시대에 생각하면 다이아몬드 수저를 물고 세상에 나온 샘이다.


어느 위대한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그러하듯 고흐도 죽고 난 후에야 그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천재는 시대를 앞서가고 세상은 뒤늦게야 천재를 이해하나 보다. 사람들은 고흐가 말년에 미쳤다고들 하지만 난 고흐가 미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귀를 자른 걸 보면 성격이 좀 욱했을지도 모르겠다. 고흐는 그저 자신의 독특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았고 표현했을 뿐이다. 그걸 세상은 미쳤다고 결론 지어버린 것이다. 얼마나 답답했을까? 정답을 정해 놓고 그것만이 예술이라고 하는 세상이... 고흐의 자화상을 보고 있으면 그의 답답한 심정이 전해지는 것만 같다. 특히 귀를 자른 후에 그려진 자화상에는 아직 화가 덜 풀린 그의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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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도 힘들었지만 요즘은 더 천재가 나오기 힘든 세상인것 같다. 특히 대학이 존재하는 한 세상에 천재가 나오긴 쉽지 않아 보인다. 르네상스 시대에 최고의 예술가인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화가임과 동시에 건축가였고 과학자임과 동시에 의학자였다. 그가 남긴 업적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지금으로써는 꿈도 못 꾸는 일이다. 미술은 미대에서 서양화와 디자인을 비롯해 수많은 학과로 나누어지고, 건축과는 설비, 토목 등 다양한 학과로 또 나누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술은 문과계열이고 건축은 이과계열이다.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그 둘은 서로 다른 분야로 인식된다. 건축가를 꿈꾸는 학생은 미술가가 될 수 없고 건축을 전공한 학생은 과학자가 될 수 없는 세상이다. 어린 학생들은 세상을 보고 경험할 시간도 기회도 없이 자신의 진로를 결정한다. 같은 것만을 배우고 시험에 나오는 것만 공부한다. 그러니까 존경하는 인물을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광화문 광장에 있는 세종대왕 아니면 이순신 장군이지... 세상은 모든 것이 지나치게 세분화되어 있어 천재 보단 부품을 만드는 것에만 관심이 있어 보인다. 산업혁명 이후 많은 사람들이 조화를 이루며 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일지 모르나 안타까움을 부정할 순 없다. 천재는 과거보다 더 이상한 사람으로 평가되고 유능한 부품은 엘리트로 추대받는다. 멀티태스킹형 인재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 보단 혼자서 2~3인분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하는 것 같다.


고흐는 미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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