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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포동 술쟁이 Jul 23. 2017

003-02. 친절한 태국 사람들

완벽한 바디랭귀지 웃음

"태국은 주변 나라들과는 달리 침략을 받은 적이 없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이 대단해"


방콕에 머무는 동안 신청한 쿠킹클래스의 호스트인 탈리야가 말했다.


"그래서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 많은 건가? 이렇게 관광객이 많으면 간단한 영어는 배울 법도 한데 심지어 *우버**그랩 운전사들도 영어를 아예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더라고"

"못한다기 보단 배울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 많은 거지"


내 대답에 탈리야가 답했다. 그러고 보니 방콕에 머물면서 관광객이 붐비는 곳을 빼고는 영어로 물어봐도 태국어로 돌아오는 일이 허다했다. 사실 자국을 방문한 외국인에게 모국어로 말하는건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관광객을 위해 영어를 배워야 하는건 아니니까. 영어를 못하면 창피해 하는 한국에서의 흔한 모습이 생각나 잠시 씁쓸해진 순간이었다.


호스트 탈리야


"하긴 몇몇 자국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나라를 방문하면 영어로 물어도 자국어로 꿋꿋이 말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어"


내가 탈리야에게 말했다.


"응 하지만 일부분은 정말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해서 그럴 수도 있지"

"응 그런데 신기한 건 영어를 못하는 누구라도 대화를 피하지 않아 우리는 미안하다면서 도망가기 바쁜데"


태국에 도착한 지 9일 차 이런저런 태국 사람들을 만나보았지만 그들은 대부분 친절했다.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어도 어떻게든 내 말을 알아듣기 위해 노력하였고 결국은 대화가 통했다. 처음 숙소로 도착하던 날부터 숙소 앞으로 나갈 때마다 우리에게 달려 나와 뭐 도와줄 게 없는지 기웃거리던 경비아저씨, 길을 잘못 알려줘서 도로를 역주행하게 만들었음에도 웃으며 응대해준 택시 아저씨 그리고 태국 사람은 아니지만 한인성당을 찾았다 굉장히 더운 날 엄청나게 먼 거리를 걸어갈 뻔 한 우리를 역 근처까지 태워주신 한국인 아주머니 까지. 태국에선 친절한 사람을 참 많이도 만났다.


이 자리를 빌려 아속(ASOK) 역 까지 태워주신 거주 9년 차 아주머니 정말 감사했다고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속(ASOK)역에 있는 터미널 21


영어를 한 마디 못하는 태국인과 할 줄 아는 태국어라고는 '싸와티캅'이랑 '코쿤캅'뿐인 내가 소통할 수 있었던 이유가 단순히 바디랭귀지의 위대 함이었을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아니 내가 그들에게 생각을 전달할 수 있게 해준건 그들의 웃음 때문일 것이다. 그들은 항상 웃음과 함께했다. 영어가 전혀 통하지 않자 대화를 빨리 접고 다른 이를 찾으려는 나에게 끝까지 웃으며 이야기를 해 보라고 하며 진심 어린 눈빛으로 내 말을 이해하려는 모습을 통해 난 친절한 태국을 느낄 수 있었다. '웃음'과 상대방에게 집중하는 '눈빛'이 주는 위대한 힘에 대해 감탄하며 그들을 닮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오늘이다.




*우버 : 개인 자동차로 택시와 같은 서비스를 하는 앱

**그랩 : 그랩이라는 택시회사에서 운영하는 앱, 태국의 카카오 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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