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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후 Sep 25. 2016

#5 제주 바람의 자전거 길

위미항 ~ 성산읍( 34.22km )

처음 맞는 제주 추석... 


낮의 소소한 제주 일상으로의 초대와 반대되었던 밤의 조촐한 파티! 이른 새벽까지 이어진 파티의 여운이 남아 바로 떠나지 못하고 며칠 더 묵었다. 더욱이 절친한 동생이 토요일 제주에 온다 하니 이곳에서 합류하여 남은 여정을 함께하는 것이 일정상 최선이었다. 


난 그렇게 며칠간 도치에서 아침, 점심, 저녁을 도치 스탭 코스프레 행세하며 보냈다. 


그럴 즈음 네이버 날씨로 비보가 나에게 전해진다. 태풍 '말라카'가 제주를 덮칠 기세란다. 젠장~~~ 

큰일이다. 그렇다고 내가 화를 낸들, 짜증을 부린 들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 않은가? 그것 또한 즐기는 것이 최선인 듯... 


하루는 위미 근처 공천포로 도치 스탭과 동행하여 마실을 나갔다. 며칠 전 가게 이름도 없이 '육개장'이라고만 대문짝 하게 적어놓은 밥집에 들어가 제육볶음을 먹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음식이 정직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시 한번 찾아 메인 메뉴인 육개장을 먹고 싶었다. 할머님의 손맛은 기대에 부응했다. 


그렇게 육개장을 먹고 나선 미모의 도치 스탭은 옆 카페로 안내한다. 

작디작은 카페다. '숑'...


스탭은 자신이 제주에서 잠시 머무르며 만든 따끈따끈한 동화책을 보여준다. 


'오~~~ 예쁘다'


그 주제를 놓고 한동안 대화를 나눴다. 자본주의 사회는 기본적으로 생산과 소비가 이뤄지는 사회가 아니던가? 

그러므로 생산하는 주체가 있다면 당연히 소비 대상을 생각하고 소비를 할 수 있는 출구전략을 세워야 한다. 

내가 그 분야에 있어 전문가는 아녔기에, 조언보다는 듣기 위주였다면 가슴 한편으로 기대해본다. 


'파이팅!!'

 


금요일 오후부터 심상치 않았던 제주 날씨는 오다 말 다를 반복하며 비를 뿌리고 있다. 3시경이 돼서야 동생은 바이크를 대여하여 숙소에 도착하였다. 

우중충한 날씨였기에, 따뜻한 국물에 소주가 간절하다. 그러나 우리가 원하는 메뉴를 제공할 가게가 없어 결국 일식 덮밥집으로 향한다.

가게 밖 대기중인 쫄랑이

마실 나가는 나를 쫓아 나왔다. 그래서 쫄랑인가~~~?


산책 동선 : 동네 한 바퀴--> 일식 덮밥집(대기)--> 하나로마트--> 숙소 


식당이 없었으니 숙소에서 직접 해 먹을 수밖에 없었다. 제주막걸리, 두부김치, 참치 무침 오늘의 메뉴... 

소박했다. 그러나 값비싼 레스토랑에서의 보내는 시간보다 만족도는 높았다. 


완주를 위해 토요일에는 떠나야 했다. 날씨는 우중충했으나 다행히 비는 오지 않는다. 

11시경 떠났다. 오늘은 제주의 섭지코지 근처까지는 도착해야 했다. 

점심 이전까지는 날씨가 좋았으나, 2시경부터는 하늘도 잿빛 색깔을 뗬다. 해안가 근처는 바람도 무척 거세 페달을 밟는 나도 힘들었다. 포기할 수 없느니 나아갈 수밖에... 

제주바다

오후 3시경이 돼서야 목적지에 도착했다. 날씨 때문인지? 춥다. 

그래서 우린 선택했다. 사우나에 가기로... 사우나는 신의 한 수였다. 그간의 피로를 싹~~ 날려 보내는 듯한 기분

이후 숙소에 돌아와 바로 우린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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