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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떼파파 Jan 28. 2021

인생이 풍성해지는 비결

스토브리그와 습관의 닮은꼴 5가지

  ‘좋은 습관’이 ‘좋은 인생'을 만드는 법이다. 다만 ‘꾸준함'이라는 마음 근육이 있어야 가능하기에 중도 이탈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나마 '작심삼일'처럼 실패와 '칠전팔기'의 도전이 용인된다는 점, 그래서 죄책감은 크게 들지 않는다. 매년 1월만 되면 뜨거운 의지를 불태우다 12월만 되면 그 기세가 한풀 꺾이는 일들의 반복, 당신은 과연 어떠한가.  

  

  그만큼 '좋은 습관'을 영입하고 유지하는 일들이 어렵다. 마치 프로야구의 스토브리그(*프로야구의 한 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이 시작하기 전까지 주로 선수들의 계약 갱신이나 트레이드가 이뤄지는 기간)처럼, 습관도 적절한 영입과 방출을 통해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 이른바 습관의 스토브리그가 이뤄질 때, 결실을 맛볼 수 있다.




  프로야구단에 훌륭한 감독과 코치진이 있더라도, 플레이의 중심은 결국 선수에 있다. 정교한 스포츠로 불리는 야구는 각 포지션별 선수의 역할이 세밀하게 나눠져 있다. 지명타자로서 슬러거 유형의 선수가 존재하는가 하면, 출루를 목적으로 테이블 세터진(1, 2번 타자)이 있다. 발 빠른 주루로 기동 야구의 첨병 역할을 하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발군의 수비실력으로 이닝을 순삭하는 선수도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FA 계약을 앞둔 거물급 선수와 재계약을 위해서는 프런트와 선수 간의 치열한 수싸움이 전개된다.


  좋은 습관에도 FA 선수처럼 몸값 하는 덩치 큰 녀석들이 있다. 다른 구단에 빼앗기기 싫듯, 그런 좋은 습관은 평생을 함께하는 특별한 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이런 거물급 선수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군살이 붙고, 실력이 노쇠해지기 마련이다. 때론 상징성을 감안해 터무니없이 높은 몸값을 부를 때가 있다. 좋은 습관도 처음 시작은 인생의 그림자를 지우고 따뜻한 햇살만을 비춰줄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퇴색한다. 그렇다고 공헌도와 기여도를 감안해 재계약을 포기할 수는 없는 그런 습관들. 가령, 운동, 독서, 영어 등 이들은 몸값하는 거물들이라는 사실은 불변이지만, 여기에 절충과 타협이 필요하다. 바로 군더더기를 제거하고 더 예리하게 만든다는 자신과의 합의다. 투입하는 시간 대비 효율이 떨어지거나 잘못된 방법으로 결과가 좋지 않을 때, 그런 부분들은 과감히 메스를 대야 한다.


  반대로 외부에서 FA를 영입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핫한 순간이다. 타 구단에서 맹활약했던 선수를 데려오는 경우, 팀의 약점을 커버하며 단숨에 우승후보로 도약할 수 있다. 물론 영입된 선수와 기존 선수간의 케미스트리가 중요하다. 팀의 융화와 밸런스가 깨지면 그 스카우트는 최악의 사례로 기록되기 마련이다. 머뭇머뭇했던 습관 영입이 여기에 해당한다. 나 같은 경우는 글쓰기가 대표적이다. 2018년부터 블로거를 만들었고, 이후 멋진 문우들과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면서 인생이 즐거워졌다. 좋은 습관의 외부 영입은 개인의 강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끈다.

           

  구단의 선수층을 두텁게 하는 데는 신인 드래프트를 거쳐 영입한 신입 선수들 덕분이다. 그들은 통상 2군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실력을 키우며 1군 진입을 노린다. 좌절과 실패 속에 낙마하는 선수도 있지만,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성공 신화를 쓴 선수들도 많다.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한 미완의 습관들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중심 습관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새내기 습관들의 열정을 응원하며 그들의 도약을 확신한다. 내게는 명상과 필사가 여기에 속한다.       


  반면 계륵과도 같은 선수들이 있다. 단지 프랜차이즈라는 이름으로 오랜 시간 팀에서 군림했지만, 더 이상 활용가치가 없어졌을 때 구단도 선수도 난감하기 그지없다. 이런 경우 코치직으로 보직 이동하며 은퇴하거나, 타 구단으로 트레이드가 되어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경우가 있다. 습관으로 치자면 인생의 버팀목으로서 훌륭한 산파 역할을 해왔지만, 지금은 그런 습관이 하등의 도움이 안 되는 경우다. 아쉬워도 내보내야만 다른 젊은 습관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


  한편 팀에서 무조건 방출해야 하는 선수들도 있다. 이들은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역행하며 사사건건 충돌을 일으킨다. 한두 개의 썩은 사과를 그대로 방치하면 팀 전체가 썩은 사과가 되는 최악의 경우다. 이른바 나쁜 습관들이다. 정신적 피폐와 더불어 삶의 붕괴를 가져온다. 과도한 음주와 도박 등 물질적 쾌락과 유혹에 빠져 허우적대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녀석들은 방출만이 정답이다.   




좋아하는 야구와 습관과의 비유가 제법 그럴싸하다. 야구는 선수층이 풍부할수록 가용 자원이 높아 경기에서 승리할 확률이 높다. 특히 선수 간 선의의 경쟁구도가 정착됐을 때, 팀은 점점 더 강해지고 우승 후보군으로서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기 마련이다. 좋은 습관 역시 많으면 많을수록 인생이 풍성해진다. 그러면서 중간중간 가지치기를 하고, 유효기간을 늘리며, 새로운 영입을 시도하는 등의 노력만 병행한다면, 분명 당신은 ‘좋은 인생' 마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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