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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험제이 Mar 23. 2019

100가지 꿈에 도전한
가슴 뛰는 청년의 이야기

에피소드 17. 교만함의 대가 

예전에 나의 지인들은 공통점으로 하는 말이 그만하고 취업 준비하라는 말이었다. 

이 말은 나와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심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다양한 도전들을 하다 보니 언제부턴가 늘 반대했던 지인들이 이제는 이렇게 물어보기 시작했다. 이번 도전 어땠어? 다음 도전은 뭐 할 거야? 굳이 내 지인들을 이해시키려고 노력하지 않았는데 묵묵히 행동으로 보여주니 친구들도 내가 도전하는 모습에 조금씩 자극을 받는듯했다.


그래서 한 명 한 명한테 이야기를 하려니 했던 말을 또 하게 되고 그래서 SNS에 내 이야기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생겼다. 많은 사람들이 내 이야기에 독특한 청년이라며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더욱 다양한 기회가 나에게 찾아오기 시작했다.

일단 곳곳에서 강연 제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인터뷰도 하게 되고 잡지 표지 모델이 되기도 했다. 내가 지금까지 여행기를 바탕으로 만든 영상은 공모전 수상까지 했다. 얼떨떨했다. 그동안 매일 불필요한 것들을 한다고 주변에서 많은 비난을 받았었는데 처음으로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니 기분이 묘했다. 그전에는 늘 의견 차이로 티격태격 했고 사람들을 설득하기 바빴는데 내 이야기에 다들 좋아해 주니 하루하루 기분이 들떠있었다.


이전에 나는 내가 했던 도전들이 평범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제삼자 입장에서는 신선했던 것 같았다. 내가 이렇게 세상에 내 이야기를 알리니 나만이 알고 있던 경험에 가치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동안 항상 비난만 받다가 처음으로 많은 분들에게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조금씩 교만하기 시작했다. 내가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과 함께 앞으로 어떤 것도 다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있었다. 다들 멋지다고 해주니 내가 정말 멋지고 남들보다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겉으로는 많이 부족하다고 늘 겸손한 척했지만 실제로 내 마음 한구석에는 내가 남들보다 잘났고 우월하다는 교만함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로 나는 많은 제안을 거절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해 호주로 떠났다. 그건 호주에서 1500km 그레이트빅토리아 사막을 횡단하는 것이었다. 처음에 영어도 모르는 상태에서 숙소를 구하고 내가 하려던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비록 영어 한마디 못했지만 자신감 있게 밀어붙이면 다 되는 줄 알았다. 갑작스러운 인기는 나의 고개는 익지 않는 벼처럼 하늘을 향해 빳빳하게 들고 있었다. 그렇게 3개월을 준비하고 횡당 프로젝트 막바지에 정처 병력 같은 정보를 듣게 되었다. 그레이트빅토리아 사막은 차량 외에 도보로 들어갈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다. 그리고 여러 개의 허가증이 필요한데 일반인인 나로서는 정부의 지원을 받기도 힘들었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결국 호주에서 3개월간 체류하며 그동안 모은 돈을 다 쓰고 말았다.


세계적으로 비싼 호주의 어마어마한 물가를 감당하기에는 쉽지 않았다. 나는 당장 먹고살기 위해 일을 구해야 했고 절박해지기 시작했다. 예전에 돈이 여유 있고 인기를 얻었을 때는 그렇게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패기를 부렸었다. 주위 사람들한테 걱정, 고민하지 말라고 하고 싶어 거 하면서 살라고 말했지만 내가 그 상황에 처하니 하루하루 불안하고 미래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추할 수 있는가.


나는 늘 한결같음을 추구했지만 환경에 이렇게 내가 마인드나 성격이나 변하는 것을 보며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예전에 했던 말과 행동이 굉장히 부끄러웠다. 많은 사람들의 일생이 있는데 나는 그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이렇게 살아야 한다, 저렇게 살아야 한다 꼰대처럼 잔소리하고 강요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모두가 각자의 삶이 있고 사연이 있는데 어느새 나는 내가 가는 길이 정답인 마냥, 판단하고 행동했다.


예전에 내가 많은 도전들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조언을 받았을 시절이 생각했다. 그 당시에는 많은 분들이 나를 걱정하면서 취업해라, 결혼 준비해라, 노후 생각해라, 현실적으로 생각하라며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그때마다 나는 논쟁을 하기 싫고 사람들을 설득하는데도 지쳐있었고 그냥 속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지도 모르면서 이야기한다고 생각을 했었다. 나는 절대로 정답인 것 마냥 조언을 하지 않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했지만 어느새 내가 싫어했던 행동을 똑같이 하고 있다니, 참 부끄러웠다.


교만함, 거만함, 만용이 사람의 인생을 한순간에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살면서 내가 가장 경계해야 할 문장을 만들었다.


무언가 처음 시작했을 때, ‘이제 좀 되네?’ ‘할만하네?’ 


이런 생각이 드는 순간 나의 공든 탑은 모래성처럼 한 번에 무너진다는 사실을. 

이렇게 기고만장했던 나는 익은 벼처럼 고개를 한번 숙이고 나서야 익지 않은 빳빳한 벼의 시절을 돌이켜보게 되었고 반성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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