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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험제이 Mar 23. 2019

100가지 꿈에 도전한
가슴 뛰는 청년의 이야기

에피소드 21. 14억의 유혹

농장에서 친한 동생과 잡초를 뽑던 중 재테크 이야기가 나왔다. 우리는 호주에 온 목적이 명확했고 그만큼 미래에 대해 관심도 많았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가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던 중 동생에게 비트코인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처음 비트코인을 들었을 때는 사기인가 생각을 했었다. 나는 술, 담배, 도박에 대해서는 일절 안 하려는 성격이었고 게임 아이디도 바른생활 청년이라고 할 정도로 나름 소신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신중하게 비트코인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았고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잠재력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깨닫고 은행 적금보다는 당연히 좋겠지라는 생각으로 조금씩 투자를 시작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나 큰 수익은 아니지만 몇 퍼센트씩 오르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무조건 오른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전 재산을 투자하게 되었다. 고생 고생해서 1년 동안 힘들게 모은 돈이었지만 그 당시에는 왜 그렇게 돈에 현혹됐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돈에 대해 절박하고 간절했는데 마침 눈앞에 그 돈을 벌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니 앞이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4개월은 큰 변동이 없었다. 나는 어느새 버킷리스트 공책을 보는 게 아닌 비트코인 차트를 보고 있었다. 그때 투자한 지 5개월 차에 수익률이 몇 배나 오른 기적 같은 일이 생겼다. 나는 24시간 비트코인만 보고 있었다.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내가 20 대 1억을 벌 수도 있겠다는 들뜬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6개월 차에 엄청난 수익률을 올렸다. 그 금액은 무려 1억 4천만 원 내 인생에서 상상할 수도 없는 금액이었다. 나는 매일 밤바다 잠을 잘 수 없었다. 이게 꿈이 인가 생시인가, 내가 마음먹으면 몇 분 안에 1억 4천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으니 실감이 나지 않았다.


여기서 문득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내려가면 어떡하지?


하루하루 노심초사하며 하루 종일 휴대폰으로 비트코인 차트만 봤다. 일분이 다르게 24시간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기 때문에 이처럼 피가 말리는 경우도 없는 것 같다. 그러나 내가 10배 넘는 수익을 벌었기 때문에 여기서 10배만 더 벌면 14억이 되는 것이었다. 

내가 가진 돈은 1억 4천이었지만 14억을 생각하는 순간 내 눈은 돌아가기 시작했다. 가지고 있지 않는 14억을 미리 가진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돈을 전부 투자했다.


그때는 돈을 뺐어야 했다. 아니, 일부라도 뺐어야 했다. 그다음 날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 당시 비트코인의 열풍을 한국에서 엄청났었다고 한다. 나는 호주에서 먼저 알았고 그 당시에는 한국에서도 생소했었지만 불과 6개월 후에는 한국에서 비트코인 모르는 사람이 없었고 300만 명이 되는 청년들이 투자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매마다 비트코인 광풍이 불었고 어김없이 뉴스에 나왔다. 내가 뺄까 말까 고민을 하던 1월 10일 14억을 생각하며 결국 전 재산을 투자했고 1월 11일 공중파 뉴스에서 법무부 장관님께서 한국 비트코인 거래소를 폐쇄시킨다고 발언을 했던 것이다.

그 순간 비트코인 차트를 보니 50% 하락을 하고 말았다. 불과 뉴스 나오고 한 시간 만에 나는 7천만 원을 잃었다. 


영화 같은 일이 나에게 벌어졌다. 


백만 원 잃어도 보통 사람들한테 큰 금액인데 한 시간에 7천만 원이 날아간 20대 청년의 내 마음은 누가 알 수 있을까? 다들 눈이 휘둥그레지고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을 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고 그날 저녁 바비큐 파티할 장을 보고 다음 날 바비큐 파티하며 놀았다. 그만큼 큰 금액이라 전혀 실감을 못하는 것이다.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면서 조금씩 실감 나기 시작했다.

그때 결정했어야 했다. 남은 7천만 원을 빼야 했다는 것을. 그러나 나는 본전을 찾을 생각에, 본전만 찾으면 다 빼고 비트코인 그만둬야겠다는 어리석은 생각에 계속 투자를 했고 결국 남은 7천만 원까지 다 잃고 말했다.

나는 물질적인 욕심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이 돈으로 우리 가족과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될 거라 생각하니 그 또한 욕심이 생겨 집착을 했던 것이다.


1억을 벌기 전에는 모험을 무릅쓰는 모험가였고 도전자였지만 이 순간에 나는 더 이상 모험가, 도전 가도 아닌 도박꾼이 되어있었다. 탐욕과 허영심이 나의 순수한 꿈을 삼켰던 것이다.


돈에 눈이 먼 사람을 한심하다 생각했지만 내가 한심한 사람이 되었고 절제력이 강하다 했지만 그 누구보다도 쉽게 무너지고 말았다.


나는 1년간 요행을 바라는 삶을 살았고 나도 모르는 사이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었다.

그렇게 30살이 되던 해에 1억 4천을 잃으며 처음으로 돈의 무서움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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