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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애비 Apr 09. 2016

외출

나와 나의 이야기

답답한 마음을 자연에게 위로받고자 주변 공원을 산책했습니다.
이 곳은 다행히도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여기 사람들은 다들 이 곳에서 마음의 위안을 찾나 봅니다.

앞에 사진 찍는 중년의 여성들이 보입니다. 타지 말을 쓰는 걸 보니 여행을 왔나 봅니다. 여행을 와서도 꼭 들러야 하는 장소였나 봅니다. 실은 저도 이 지역의 누군가에게 추천을 받아서 오게 되었습니다.

노부부가 걸어옵니다. 편한 옷차림으로 보아하니 항상 걷는 그 길을 오늘도 걷는 것 같습니다. 대화는 없습니다. 어제도 이 길을 대화 없이 걸었겠죠.

유모차를 옆에 두고 아저씨가 앉아있습니다. 유모차에는 어린아이가 잠을 자고 있고요. 아저씨가 몸을 숙여 아이의 숨소리를 듣습니다. 나도 그 아저씨를 따라 하고 싶습니다.

여중생 둘이 모래더미에 돌을 던지고 있습니다. 모레 속에 돌이 박히고 사르르 모레가 구멍을 메꿉니다. 그들만의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인가 봅니다.

흙먼지 털이기에는 언제나 그렇듯 아빠가 아이의 신발을 털어주고 있습니다. 어느덧 자란 아이는 직접 하겠다고 손을 내밉니다. 그렇게 크고 있나 봅니다.

앞사람들을 따라가다 막다른 길이 나왔습니다. 그들은 막다른 길임에도 불구하고 헤쳐나갑니다. 전 돌아나왔습니다. 제 길은 아닌가 봅니다.

나가는 길을 찾는데 갑자기 소방차 소리가 들립니다. 무슨 사고가 터졌나 봅니다. 제 쪽으로 뛰어옵니다. 아뿔싸. 내 옆에 공중화장실이 목적이었습니다. 구경꾼들이 저를 한 번씩 쳐다봅니다. 재빨리 자리를 피합니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괜히 긴장한 탓에 허기가 집니다. 때마침 앞에 핫도그 트럭이 있어 샌드위치를 한 개 집어삼킵니다. 이제 돌아가야겠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생각해보니 저만 혼자였습니다.
그때 아내가 아들의 웃는 동영상을 보내줬습니다. 답답한 마음을 풀어준 건 결국 아내와 아들이었습니다.

집에 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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