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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호 Feb 24. 2023

아포리즘 10

2023.1.5~2023.2.24

시사 논술 시험 문제에서 논리상 진정으로 실질적인 문제인 자본에 대해 논술하면 채점관들은 도리어 당황한다.(2023.1.5)


오늘날엔 정치인과 지식인이 연예인에게 아부하는 모습이 빈번하게 목격된다.(2023.1.13)


사실 오늘날 이런저런 억견들이 과학이라는 특권적 기표 아래 정당화되는 방식은 사이비-철학적이라 할 것이다.(2023.1.14)


동서고금의 위대한 고전들이 한 목소리로 말한다. 현인일지라도 갈등은 불가피하며 그 위에서 정진하라고 말이다.(2023.1.16)


세계의 사실들의 상호 연관성으로 말미암아 본디 거짓과 기만은 한두 개로 족하기가 힘든 법이거늘...(2023.1.18)


환상一절멸은 불가능하다一을 지켜주는 건 예의일 수 있지만 그건 그 환상의 결과가 비윤리적이지 않은 한에서다.(2023.1.19)


마치 유령처럼 "존재"하면서 세계를 조형하는 금융자본의 고삐를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 사활이 걸린 물음.(2023.1.20)


파벌이 없는 격투기 선수라면 판정 이전에 상대를 피니시하는 파이팅 스타일을 익혀야 할 것이다.(2023.1.22)


최단거리로 사유의 사태로 이끄는 것, 이것이야말로 철학자의 말과 글을 규제해야 할 규준 아닐까?(2023.1.24)


현학적인 말과 글은 대중 영합적인 그것들과 어떤 반동적 수동성을 공유하며 공생한다.(2023.1.25)


부권적 권위를 진정으로 극복한 자는 매우 드물다. 말만 많고 교묘히 그것에 아양 떠는 자들이 얼마나 많던가!(2023.1.28)


선입견은 필연적이지만 분명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자명한 사실을 부인하는 얼간이들도 있다.(2023.1.29)


금욕적인 성직자의 존재는 "너만 못 즐기고 있는 것 같은데?"라는 쾌락주의적 선동에 거리를 둘 힘을 준다.(2023.1.30)


비겁자에겐 그의 그 간장종지만한 그릇에 맞는 대우면 족하다.(2023.2.5)


고장난 시계도 하루에  번은 맞는 것처럼 나르시시스트도 가끔 맞는 말을 할 때가 있을 뿐, 회개는 드물다.(2023.2.6)


민중에겐 한없이 엄격하고 위선자들에겐 한없이 관대한 머저리들이 참여 지식인인양 행세를 하는 건 흔한 일이다.(2023.2.7)


사랑은 사실 그 대상에 대한 저주와 같은 강박이지만 바로 그래서 우리를 통속적 이해타산의 혼돈에서 구원한다.(2023.2.8)


데카르트가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처럼, 강력한 자기 확신은 그만큼 강력한 회의와 의심 뒤에라야 가능하다.(2023.2.11)


진실과 자유 아래, 다수성의 압제나 이간질, 음해 등으로는 꼼짝도 안 할 정도의 독립심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2023.2.13)


왜 가해자를 옹호할까? 그 "제삼자들"이 실은 그 가해의 구조에 미약하게라도 동조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2023.2.14)


소수자들 간의 적대一속 터지는 일一는 언제나 좌파의 패배를 암시한다.(2023.2.15)


가스라이팅이란 말이 부상한 것을 학술성 들먹이며 아니꼬워하는 먹물들이 있다. 고학력 가스라이터-이데올로그들.(2023.2.18)


조야한 편가르기나 진영논리는 분별없이 좋은 건 자아에, 나쁜 건 외부에 투사하는 유아적 방어기제의 결과다.(2023.2.20)


자신의 견해를 다른 사람의 것으로 포장해 책임을 회피하는 자와 어떻게 존중심을 가지고 대화를 할 수 있을까.(2023.2.21)


어떤 중대한 결정이 필요한 때, 그릇된 선택을 한 자보다 선택과 그 책임을 회피한 자가 더 고약할 수 있다.(2023.2.22)


물론 자신에 대한 높은 기준에서 오는 부끄러움과 겸손은 소심한 게 아니지만 진짜 좀스런 자들이 그걸 모른다.(2023.2.23)


나는 도시에서 출퇴근하는 선생들이 꼬질꼬질한 시골 아이들에게 했던 경멸의 말들을 다행히 잘 기억하고 있다.(2023.2.24)


근래 횡행하는 내로남불, 나르시시즘, "공감 능력" 숭배 등은 애처럼 자폐적으로 상상계에 머물려는 제스처다.(202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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