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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호 Apr 21. 2023

아포리즘 12

2023.3.29~2023.4.20

프랑스를 중국 같다며 깎아내리는 한국인을 꽤 본다. 이는 갑절로 천박한 말이고 발본성에 대한 두려움 아닐까.(2023.3.29)


물론 나는 거꾸로 일부 서양인의 동양인(한국인)에 대한 한심한 판타지를 종종 경험한다.(2023.3.29)


체면 생각해서 무례나 잘못을 모른 척해주는 걸 상대방이 악용한다면 그것들을 들춰내는 것이 응당 의롭다.(2023.3.30)


심리적 문제를 회피로 해결하려는 건 얼마나 어리석은가! 억압된 것은 어떤 식으로든 반드시 회귀하지 않던가.(2023.3.31)


서양 중심주의를 극복하는 동양인의 자세는 또 다른 나르시시즘이 아니라 어른스러운 세계시민적 태도여야 한다.(2023.4.2)


프랑스식 낭만적 사랑은 백마 탄 왕자가 아닌 그 왕자를 지탱하는 질서에서 배제된 자들의 혁명적 사랑 아니냐!(2023.4.3)


개천 출신 용은 그 자신의 출신 덕택에 생기는 고유한 후광과 감동이 있을 지어이!(2023.4.4)


반동적인 이념과 관념에 몸을 던지는 자는 은밀한 쾌락과 더불어 어떤 심오한 무-책임을 향유하고 있는 것이다.(2023.4.5)


모든 권위 배후엔 빈틈이 있단 걸 수용해야만一이는 단순한 감지와 다르다一합리적으로 권위를 지지할 수도 있다.(2023.4.6)


모든 사람이 얼간이, 천치, 또라이로 대별된다면 주저 없이 또라이가 되련다!(2023.4.7)


발본적 의미의 자유는 시스템 내부의 이러저러한 자유 저편에서 시스템 자체를 문제삼는 자유다.(2023.4.8)


한국에선 사교육 스타강사一소피스트一가 청소년의 철학자 역할도 하는 모양새다. 기시감이 드는 스산한 아이러니.(2023.4.9)


어떤 이해할 수 없는 외상적 사건이 일어났다면 그것을 이해할 만한 지혜가 생길 때까지 내버려 둬 보자.(2023.4.14)


쾌락주의 이데올로기는 "저기선 사람들이 나보다 더 큰 향락을 누리는 것 아닐까?"라는 알리바이로 유지된다.(2023.4.15)


우리는 부성적 문화의 부작용과 위험을 경계하면서도 그것이 유아적 카오스의 해결책임을 받아들일 수 있다.(2023.4.16)


마찬가지로 우리는 모성적 문화의 부작용과 위험을 경계하면서도 그것이 생기의 젖줄임을 받아들일 수 있다.(2023.4.17)


이분법, 양자택일의 구도는 기실 예외적인 것일 뿐 아니라 또한 변증법적 반전의 한 계기에 지나지 않는다.(2023.4.18)


소수자 정체성을 일부 가진 셀럽, 백만장자, 정치꾼을 감싸느라 여념이 없는 "좌파"를 보면 기가 찬다.(2023.4.19)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부당한 압제자에게 인정을 구한단 말인가? 스스로 판단하여 그의 목덜미를 노리지 않고?(2023.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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