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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se Aug 29. 2024

학생에서 교수진으로

From Ph.D. Student to Faculty Member

8월 16일 드디어 공식적인 학기 시작이 되었다. 수업 시작 전에 신입 교수진 환영 및 오리엔테이션과 학기 시작 전 시무식 (Convocation, 아카데미에서 학기 시작은 8월이라서 2024-2025년도를 한 해로 간주한다), 대학 미팅 (College meeting), 그리고 학과 (Department meeting)까지 마쳤다. 


커뮤니케이션 박사 학위로 인문대에서 경영대로 바꾼 이유는 연봉의 차이도 있지만 (1.5배에서 간혹 두 배 정도 차이가 난다), 경영대 문화가 나에게 더 편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이 실용적인 학문일 것 같지만 실제로 인문대에서 배우다 보면  이론적이나 비판적으로 다가가게  된다. 반면, 경영대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은 좀 더 결과 위주로 접목시킨다. 가령, 설득 커뮤니케이션을 배운다면 커뮤니케이션은 사람이 어떻게 설득이 되는지 인지의 경로나 매케니즘을 이해하려고 한다면, 경영대에서는 효과적인 설득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원하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하고 수치화시킬 수  있는 방법에 좀 더 집중한다.


학생을 졸업하고 제일 좋은 것은 수업을 듣고 시험을 볼 일이 없다는 점, 연구도 시간도 좀 더 자율적으로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졸업을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도 덤이다. 학기가 시작한 지 2주 정도 됐는데 "아, 이래서 아카데미에서 교수하고 싶어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율성이 주어진다. 자유로울 것 같은 학생 시기가 막상 졸업하고 교수진이 되어보니 통제된 시간이 더 많았었다. 수업에서 요구하는 과제를 하고 학점을 이수하고, 논문을 써야 하는 과정이 자율적으로 시간을 가졌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욱 자유롭다.


박사 학위를 가지고 지속해서 배움을 지향하는 경우, 인정 욕구나 자아 성취감에 대한 욕구가 높아질 수 있는데 이런 경우 자율성의 가치가 어떤 것보다 중요하게 다가온다. 결국 우리가 돈 벌고 성공하고 싶은 이유는 경제적, 시간적, 물리적으로 자유를 얻고 싶기 때문인데, 시간적 자율성이 주는 여유로움이 생각보다 크다. 월, 수, 금 수업을 가르치고 나면 나머지 시간은 내가 자율적으로 쓸 수 있다. 물론 일이 오히려 많을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 통제받거나 보고해야 하는 일이 없어서 편하다. 학기가 시작되고 새로운 출발을 한 요즘, 빨리 학생 신분을 벗어나고자 했던 결정이 맞다고 생각한다. 첫 학기를 막 시작한 허니문 기간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는 생각했던 것보다 만족감이 높다. 


인디애나 시골에 있는 학교에 처음에 오게 돼서 기대감도 없었는데 와보니 사람들도 친절하고 학생들도 순수한 면이 많다. 캠퍼스도 중부답게 드넓게 펼쳐진 잔디밭 위에 빨간 벽돌 건물들이 예쁘다. 이제 앞으로가 많이 기대된다.

학교 아이콘, 벨탑
캠퍼스 잔디밭
경영대 미팅
가을 학기 시무식
예쁜 캠퍼스 미술관 건물
학교 슬로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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