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tle Difference
'말을 잘하는 법'을 배운다는 것은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스피치 전달력'이다. 흔히 시중에 아나운서처럼 말하고 싶다, 자신감 있게 발표하는 법, 효과적인 말하기, 영어 프레젠테이션 법 등으로 제목이 붙여진다. 말 그대로 내가 생각한 메시지를 청중에게 적절한 언어와 비언어 요소를 통해 의도한 방향대로 전달하는 방법이다. 전달의 기교, 기술 (Technique)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 경험으로 이러한 기술은 훈련을 통해 개선될 수 있고, 녹음이나 녹화를 통해 실제 내 모습을 보고 부족한 부분을 바꿔나갈 수 있다. 녹음과 녹화가 부담스럽다면 거울 앞에서 소리 내어 말하는 연습을 한다.
특히, 4P- Pace, Pitch, Power, Pause를 적절히 이용하면 효과적인 말하기 기술이 완성된다. Pace, 말의 속도는 강의를 하는 사람은 평균보다 약간 빠르게, 발표를 하는 사람은 중요한 부분은 조금 천천히, 나머지 정보 전달은 보통 빠르기를 유지한다. Pitch, 음의 높낮이 혹은 강세는 강조를 하기 위해 사용하는데 적절한 목소리 톤의 변화를 이용해서 사람들의 주의를 끈다. Power, 발성은 발표의 오프닝에 적용하면 가장 효과적인데 소리가 앞으로 청중에게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진다고 상상하면서 목소리를 앞으로 내는 것이 중요하다. 대중 앞 말하기에 가장 효과적이다. 특히, 방송을 한다면 기본적으로 호흡과 함께 훈련하는 것이 발성이다. 마지막으로 Pause, 멈춤은 긴장감과 청중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키워드 앞이나 주제 앞에서 1-2초를 쉬는 기교이다. 잠깐의 멈춤이 청중의 호기심과 관심을 이끈다. 방송가에서는 특히 이렇게 1초의 적막이 '마가 뜬다'라고 표현하는데, 방송 진행자로서 자연스러운 이어짐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영상에서의 1초 적막은 대면보다 좀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말하기 기교를 배우고 싶다면 이러한 점을 유의해서 발표를 앞두고 연습한다면 충분히 좋은 말하기를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말하는 내용'이다. 호감 가는 말하기, 설득하는 말하기, '아'다르고 '어'다른 화법이다. 이건 개인마다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특별히 어떻게 해야 좋다고 설명하기가 애매하다. 범주(Range)와 맥락(Context)도 다양하다. 둘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Interpersonal communication), 회사 안에서의 조직 커뮤니케이션 (Organizational communication), 전략 커뮤니케이션 (Strategic communication), 설득 커뮤니케이션 (Persuasive communication) 등 다양하게 나뉠 수 있다.
사람들 마음속에 각인이 잘되는 말하기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스토리 (Narrative)이다. 사람들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제일 재미있는 얘기가 남 얘기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남 얘기는 적게 할수록 좋긴 하지만). 이야기가 재밌으면 더 듣고 싶고,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들을 가까이 두고 싶어 한다. 왜냐면 같이 있으면 재밌기 때문이다. 나머지 하나는 수사학 (Rhetoric)으로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가 말한 Ethos (에토스, 연사의 인격), Pathos (파토스, 청중 감정/공감대 형성), Logos (로고스, 논리적 말하기)를 충족시키는 설득의 요소를 충족시킨 말하기이다.
설득의 요소 중에서 Ethos, 연사의 인격을 말에 어떻게 담느냐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중요한 화법이라고 생각한다. 그 안에는 나의 문화와 성격, 철학, 나의 정체성 (Authentic self-identity)이 담기기 때문이다. 사람은 안 변한다고 생각한다면 화법 또한 바뀌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사람은 안 변해도 '말하는 방법'을 조금 바꿀 수는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말을 적게 하고, 좀 더 듣는 일이다. 상대가 말을 할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지고 맞장구와 함께 공감하며, 질문을 통해 방향을 만들어 가는 방법이다. 단점은 상대는 즐거울 수 있어도 내가 답답한 대화일 수 있다. 단, 비즈니스 협상에서는 유리한 방법이다. 대화의 마지막 부분에 내가 요청하고자 하는 부분을 말하면 기억에 남기 쉽고, 상대도 수긍하기 쉬운 방법이다.
가까운 관계를 지속해서 좋게 가져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작은 말로 오해를 일으키거나 싸움이 일어날 수 있다. '한 음절을 덧붙이는 방법'을 생활 속에 응용할 수 있다. 하나는 '죠'이다. 가까운 사이에서 간혹 선을 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로 인해 관계가 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8시까지 집 앞으로 나와, ~해'의 약간 명령조 같은 말투는 듣는 사람이 기분이 안 좋을 수 있다. 특히 그날 듣는 사람이 안 좋은 일이 있었다면 괜히 기분이 언짢아질 수 있다. 그럴 땐 '죠'를 붙인다. 그거 해'죠', 나와'죠'. 잊기 쉬운 음절이지만 붙이고 안 붙이고 차이가 크다. 다른 예는 '더'이다. 오늘 옷 예쁘다, 나는 칭찬을 했지만 듣는 사람은 '그럼 이전에는 별로였다는 건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오늘 '더' 예쁘다, 라는 말로 평소에도 좋았지만 오늘 특히나 좋다는 칭찬을 할 수 있다.
함축적으로 '나는 옳고 너는 틀리다'라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평가 (judging)'하는 말은 피해야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8시부터 잔 건 아니지?'라는 말 안에는 초저녁부터 자면 안 되는 거다, 초저녁부터 잔 너는 잘못됐다는 함축적 의미가 전달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외모, 옷차림에 대한 부정적인 뉘앙스의 말과 상대의 행동 묘사하는 말은 안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상식으로 알만한 일인데도 불구하고 생활하다 보면 간혹 경험하게 된다.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하면서 커뮤니케이션과 관계에 대한 온갖 이론을 배우고 읽고 있지만, 뭐든 실천이 중요하다. 동기들과 우스갯소리로 '우리는 커뮤니케이션을 잘 못해서 배우러 왔다'라고 말한다. 자기 객관화는 어려운 일,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 수 있겠지만, 내가 사용하는 말을 조금 다시 돌아봐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