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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se May 31. 2023

캐나다 토론토에서 두 번째 학회

Conference in Toronto, Canada

박사 과정 2학년, 두 번째 학회.


학과마다 중요하게 손꼽히는 학회가 있다. 커뮤니케이션은 National Communication Association (NCA)와 International Communication Association (ICA)가 대표적인 학회이다. 미국에서 열리는 NCA 기간에는 학교 수업을 쉴 정도로 학과 전원이 가는 분위기인데 나는 아직 가보진 않았다. ICA는 국제 학회이기 때문에 매년 해외 도시가 바뀌는데 작년에는 프랑스 파리, 올해는 캐나다 토론토, 내년에는 호주 브리즈번이다. 미국에서 캐나다 토론토가 가까워서 이번에 ICA에 가기로 하고 페이퍼를 제출해서 발표를 하게 되었다.


두 번째 학회 일정, 미리 계획했다.

학회 첫날 

마침 토론토에는 고등학교 때 친구가 살고 있었다. 학회 기간 동안 친구 시간이 괜찮은지 확인하고 발표하는 일요일만 학회 일정을 잡고 나머지는 근처를 여행하기로 했다. 첫날 도착 후 공항에서 가까운 친구의 회사 근처에 처음으로 B&B (Bed&Breakfast) 호텔에 묵었다. 아침을 주는 민박 같은 숙소인데 왠지 홈스테이 하는 듯한 분위기다. 다음 날 친구 회사로 가서 함께 3시간 정도 떨어진 킹스턴을 함께 가기로 했다. 


학회 둘째 날

싸우전드아일랜드 드레싱의 이름이 유래된 천 개의 섬 호수 (Thousand islands)와 캐나다의 오래된 도시인 (한 때 캐나다 수도가 될 뻔한) Kingston을 갔다. 먼저, 천 개의 섬이 보이는 타워를 가려고 했는데 문이 닫혀 있었다. 다리를 건너면 바로 국경이어서 다시 돌아왔다. 킹스턴은 아기자기한 타운으로 시티홀 근처에 작고 예쁜 레스토랑이 많다. 시티홀 근처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갔다가 캐나다 디저트인 비버테일을 사서 호숫가를 걸었다. 이곳은 호수 산책로를 거닐다 모두가 가는 젤라토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나면 “할 거 다한 작은 도시”라고는 하지만, 기회가 있으면 꼭 와봐도 좋을 아기자기한 도시이다. (밴쿠버 옆에 있는 빅토리아와 유사한 분위기다.)


학회 셋째 날

다음날 아침 가나노크 (Gananoque)라는 작은 마을에서 출발해서 천 개의 섬(Thousand islands )을 관람하는 1시간 정도의 크루즈를 탔다. 작은 섬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섬 하나하나에 집이 있었다. 예전에 유럽에서 넘어온 엘리트층들이 섬에 별장을 지었다고 한다. 집들도 하나같이 동화 속에 나오는 집처럼 예쁘고 요트 및 보트 주차장들도 마련되어 있었다. 안내방송에서 히터나 에어컨은 없는 집이라고 한다. 그래도 좋다. 어떻게 그 옛날에 작은 섬에 모든 자재들을 운반해서 집들을 튼튼하고 예쁘게 지었는지 신기하다. 


친구와 집들을 보면서, 지금은 살 수 없는 섬이기에 결국은 조상을 잘 만나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 유럽을 가나 미국이나 캐나다를 가나 조상 덕을 톡톡히 보는 후대손들이 보인다. 가끔 우리 조상들도 내전만 하지 말고 영토를 확장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과거의 영토 및 정치적 지배 (Colonialism)가 현재까지 유럽중심 (Eurocentric), 백인 우월 (White privilege)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면 씁쓸하다. 이러한 부분을 학과 프로그램 중 비판 커뮤니케이션 (Critical communication)에서 접하고 읽다 보니 예전에는 생각지 못한 관점이 생긴다.


천 개의 섬에서 다운타운 토론토로 향했다. 다운타운 토론토에서 보이는 오대호가 너무 커서 항구 도시인 시드니를 연상하게 했다. 도시의 시그니처인 CN tower를 중심으로 호숫가를 거닐다 보면 맞은편에 있는 토론토 아일랜드에 갈 수 있는 수상택시와 페리 (Ferry)가 있다.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가서 토론토를 보면 관광엽서에서 볼 수 있는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보인다. 처음부터 끝까지 5km 정도의 섬 안에는 놀이동산도 있고 커다란 공원도 있어서 다운타운과 굉장히 다른 느낌이다. 잠시 맥주를 마시면서 멀리서 예쁜 스카이라인을 바라봤다. 그리고 섬에서 평화로운 산책을 하다 다운타운으로 넘어왔다. 


다운타운에서 가보고 싶어 찍어 놓은 몇 군데 St. Lawrence market과 Berczy park, Distillery District로 향했다. 다운타운 토론토는 저녁을 하는 레스토랑과 바를 빼고는 오후 5시 정도면 대부분 문을 닫는다. 오래된 양조 건물들을 개조해서 레스토랑과 편집샵 갤러리등이 많은 디스틸러리 디스트릭트도 샵들은 문을 닫고 음식점만 문을 열었다. 하지만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웨이팅이 적은 곳에서 가볍게 저녁을 했다. 그리고 다음날 학회 준비를 위해 호텔로 향했다. 


학회 넷째 날 

이 날은 학회를 위한 날이다. 오전에 발표할 슬라이드를 보고 10분 발표시간에 맞춰 5번 정도 연습을 했다. 미리 학회에 있는 친구들과 연락을 해서 동기의 발표를 함께 들었다. 국제 학회라서 그런지 사람이 너무 많았다. 로비에 많은 사람들을 보고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피곤한 느낌이라고 하니, 친구도 첫날 많은 인파가 부담이 됐다고 한다 (Overwhelming). 학회 컨벤션 곳곳에 커피와 차가 비치되어 있어서, 친구들과 함께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미리 약속했던 미국에서 유학해서 영주권도 받고 정년 보장도 받으신 교수님과의 미팅을 했다. 현실적 도움이 되는 주옥같은 말씀과 따뜻한 조언들이 감사했다. 유학생은 졸업 후에 비자를 지원받는 게 중요한데 J-1 비자가 아닌 H-1B비자를 받아야 향후 영주권까지 진행이 수월하다는 점,  박사 과정 학생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논문(Dissertation)을 마치는 것이고 이 논문이 첫 정체성이 된다는 점 (identity) 등이다. 논문과 향후 몇 년 후 연구가 다를 수 있지만 함께 놓고 보면 연결 선상에 있는 것은 맞다.


잠시 중간 쉬는 시간에 학회장과 가까운 이튼 쇼핑센터를 한 바퀴 돌고 (Eaton center) 발표장으로 향했다. 발표는 하이브리드로 진행이 되어서 3명은 학회에서 2명은 줌으로 발표를 했고 부담 없는 시간이었다. 페이퍼가 이미 출간(Published)되었기에 더욱 편하게 발표를 할 수 있었다. 발표 중에 같은 학교 친구가 와서 응원해 주고 사진도 찍어주었다. 학과 친구들이 있다는 건 참 든든한 일이다.


학회에는 저녁마다 네트워킹 리셉션이 있는데 Reception hopping을 하기도 한다. 여러 개의 리셉션을 다니면서 음식과 음료를 마시면서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기회이다. 나는 초대받은 한 군데만 가서 좋은 분들을 만난 후에 행사장을 떠났다. 다시 리프트(Lyft)를 타고 친구네 집으로 가서 학회 일정 마지막 밤, 나이아가라 폭포로 향했다. 


토론토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나이아가라 폭포가 있다. 처음에는 안면도처럼 온갖 놀이기구와 ‘라스베이거스 아주 시골버전’ 같은 현란한 네온사인으로 가득한 저녁거리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나이아가라 폭포 앞이 이런 모습일 거라고는 상상을 못 했다. 거기다 귀신의 집 (Haunted house)는 왜 그렇게 많은지,,, 우선 저녁을 먹고 산책을 하기로 하고, 미국 보스턴에는 정작 없는 캐나다 프랜차이즈 보스턴 피자를 갔다. 왠지 캐나다에 오면 캐나다 음식을 먹어야 할 거 같아서 (미국과 별 차이는 없지만), 스타벅스 대신에 Tim Hortons를 가고, 비버 테일 디저트도 한번 먹고, 감자튀김 위에 그라비와 치즈가 뿌려진 푸틴 (Poutine)도 한 번 시켜 먹었다. 미국이나 캐나다나 몸에 좋은 음식은 별로 없는 거 같지만, 그래도 일상생활 속에서 캐나다가 조금 더 건강한 식생활이라고 한다.


처음 보는 밤의 나이아가라 폭포는 웅장하고 엄청난 스케일에 압도당하는 느낌이다. 폭포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밤에 보는 거대한 폭포가 조금 무서웠다. 물안개가 부슬비처럼 떨어진다. 조명색이 바뀌면서 비쳐서 무지개로 보이는 폭포가 예쁘다. 


학회 다섯째 날

아침 일찍 일어나 나이아가라 폭포로 산책을 했다. 밤에 보는 풍경과 또 다르다. 역시나 장관이고, 낮에 보는 폭포가 더 멋지다. 아침 일찍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폭포가 떨어지는 지점을 옆에서 볼 수 있는 캐나다 나이아가라까지 걸어서 물이 쏟아지는 곳을 보았다. 물이 떨어지는 힘 때문에 지형이 변하고 깎이어서 폭포가 떨어지는 지점이 점점 뒤로 밀려 말발굽처럼 된다고 한다. 또 나이아가라 폭포 근처의 관광지는 200년 전부터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예전의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좋아 보인다. 근처에서 친구와 마지막 브런치를 먹고 이제 미국에 가는 공항으로 왔다. 


이렇게 마무리한 5일의 학회 일정이 참 보람찼다. 하루의 학회는 생산적이었고 뵙고 싶은 분들을 만났으며, 학교 친구들과도 좋은 시간을 보내고, 오랜 고등학교 친구와 함께 다음을 기약할 수 없는 여행도 할 수 있었다. 리프레시를 가득하고 이제 집으로 가서 논문 자격시험 (Comprehensive exam)을 준비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캐나다 토론토 여행을 계획한다면 토론토 다운타운, 나이아가라폭포, 천 개의 섬, 킹스턴 등을 추천한다

학회 컨벤션에서 보이는 다운타운 토론토 사인
발표장
나이아가라폭포 밤 야경
아침에 본 나이아가라 폭포
토론토시그니처 CN Tower
Berczy Park District
Distillery District
Toronto Island에서 바라본 토론토 다운타운
수상 택시 타고 떠나는 토론토 아일랜드
팀 홀튼 아이스 프라푸치노 & 베이커리
천 개의 섬 위에 있는 집과 보트들
킹스톤 유명한 젤라또 아이스크림 Mio Gelato
캐나다 디저트 비버테일
킹스톤 시티홀 광장
싸우전드아일랜드 드레싱 이름이 붙여진 천 개의 섬
첫날 묵었던 Bed & Breakfast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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