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편지
안녕하세요,
유럽은 늦은 10월부터 크리스마스 준비가 한창이에요. 한국도 이제 슬슬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날 것 같은데 어떤가요? 저는 제 생일보다도 크리스마스를 좋아해요. 화려한 트리도 좋고 반짝이는 장식도 너무 좋아해요. 저는 워낙 빵을 좋아하는지라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나오는 쿠키나 음료도 매번 찾아 먹는데요. 그중에서도 슈톨렌이라는 빵을 아시나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한 조각씩 먹는 크리스마스 기념 빵인데요.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많이 팔더라고요. 저 같은 먹보에겐 한 조각씩 먹는 게 아쉽게 느껴질 정도로 맛있는 빵이에요. 바깥에는 하얀 슈가파우더가 잔뜩 뿌려져 있고, 아몬드향이 나는 브래드 안에 절인 견과류가 콕콕 박혀있는데 그게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어요.
특이한 점은 먹는 방법에 있어요. 하루에 한 조각씩 먹는 빵이다 보니 보관이 중요한데요. 굳는 걸 예방하기 위해서 보통은 중간의 한 조각을 잘라먹고 다시 붙여놔요. 세상에, 유럽에서는 작은 마트에서도 슈톨렌을 팔더라고요. 작년에 한국에 있을 땐 예약해서 사 먹거나 했는데 생각보다 종류도 많고 가격도 괜찮아서 놀랐어요. 1인가구에 걸맞은 작은 사이즈도 있어서 바로 샀던 기억이 있어요.
이번 크리스마스를 위해서는 사과 맛 콩포트가 든 걸로 사봤는데요. 우연히 마주친 가게에 슈톨렌만 잔뜩 팔더라고요. 겨울에만 여는 슈톨렌 가게였는데 종류도 맛도 다양해서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시간 들여 사놓고는 12월을 못 기다리고 혼자 다 먹어버렸어요. 사과맛은 처음이었는데 사각사각 알갱이가 씹히고 적당히 달달한 게 술술 들어가더라고요. 막상 12월 1일이 지나서 그런지 김샌 느낌이랄까? 슈톨렌을 또 사 먹고 싶은 마음은 안 들더라고요. 어드벤트 캘린더라고 슈톨렌처럼 하루에 하나씩 여는 선물상자 달력도 팔던데 이것도 12월 1일이 지난 지금 사기는 좀 망설여져요. 어떡하면 좋을까요? 크리스마스 당일에 뭐 할지도 아직 못 정했는데 행복한 고민만 늘어가네요.
아마 크리스마스에도 이 편지를 쓰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앞으로 월, 수, 금 밤에, 부다페스트에서 짧은 편지를 보내드릴게요. 안녕!
Ps. 부다페스트 관련해서 궁금한 게 있다면 언제든 댓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