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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지 Aug 08. 2024

나무

   무덥고 습한 날씨가 연일 지속되고 있다.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는 밖에 나가면 그늘을 먼저 찾게 된다. 상대적으로 몇 도라도 낮은 나무 그늘 아래에 있으면, 잠시나마 숨을 돌릴 수 있다.


   어릴 땐, 누군가 산이 좋아 바다가 좋아 물어보면 망설임 없이 바다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대답이 조금씩 바뀌더니, 이제는 나무들이 울창한 푸른 산이 훨씬 더 좋다.


    얼마 전, 지구상에서 나무가 하는 중요한 역할 하나가 새롭게 밝혀졌다. 나무껍질에 서식하는 미생물이 대기 중의 메탄을 에너지원으로 흡수한다는 사실이 최초로 발견된 것이다.


   나무에는 평균 약 1조 개의 미생물이 서식하는데, 이 나무 미생물이 대기 중 메탄을 제거하는 기능을 한다. 그동안은 나무가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만을 생각해 왔는데, 메탄 흡수원으로의 역할도 한다니 굉장히 놀라웠다.


   메탄은 대표적인 온실가스 가운데 하나로,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지수가 수십 배 크다.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는 2030년 말까지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을 3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의 새로운 경로를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무의 환경 기여도는 새롭게 재평가되어야 한다.


   지구가 그렇듯, 우리도 각자 저마다의 나무 한 그루씩을 품고 산다. 비를 피할 때, 그늘이 필요할 때, 잠시 쉬어가도 된다.


   나무에 기대어 숨을 내쉬어본다. 긴장이 풀린 자리에 평온함이 맴돈다. 토닥토닥. 상처 난 마음에 새 살이 돋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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