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믿을 게 못 된다. 우리는 마음을 볼 수 없어서, 뱉어내는 말로 짐작만 할 뿐이다. 혹은 그도 신뢰하지 못할 때는 본능적 감각과 행동에 의존한다. 그러나, 마음은 얼마나 간사한지 모른다. 우리의 마음은 한 번도 자신 외에 다른 주인을 둔적이 없다. 둘 마음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누군가로 향하는 마음은 얻을 게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마음이 어디론가 도착하는 건 본능에 의한 생존활동일 뿐이다. 우리는 그것을 사랑이라 착각하기 위해 예쁘게 포장한다. 모르는 게 아니다. 알지만 알고 싶지 않아서 포장을 택한 것이다.
착각은 우리를 자유롭게 해 준다. 자유는 환상으로 이어지고 그곳에는 현실 없는 낭만이 가득하다. 누군가의 한 마디가 나에게 와서 꽂힌다. 사랑을 갈망하는 사람들은 실없는 한마디에도 실낱 같은 희망을 건다. 매번 똑같이 당하지만 매번 변함없이 이번에는 다를지 모른다고 착각한다. 우리는 삶에 대해 환상이 많을수록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한다. 현재 나에게 주어진 현실은 벗어나야 하는 시궁창이고 앞으로 영화 같은 일이 나에게 벌어질 것이라 생각하며 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실낱 같은 희망만이 자신의 현재를 버티게 만들기 때문에 큰 의미 없는 한 마디에도 우리는 희망을 거는 것이다. 자신의 인생을 건 도박인 것이다. 아니, 도박이 아닌 사기다.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은 하나다. 바로 나의 의지다. 마음과 의지는 다르다. 마음은 본능에 충실하지만 의지는 지켜낼 수 있는 스스로의 판단과 능동적 움직임이다. 마음은 감정에 의해 동요된다. 그래서 수 없이 많은 크고 작은 파도 앞에서 힘없이 흘러가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