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여자의 용도

by 지은

엄마 아는 분 이야기를 들었다

아들이 아내와 사별했댔다

그런데 손주가 있어서

할머니되는 그분이 손주를 거의 도맡아 키우게끔 되었다..

라는 내용이었는데


그 손주의 성깔이 어마무시해서 많이 힘드신 모양이었다

그리고는 뒷말이,

아들이 빨리 다른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면 좋을텐데

라는 뉘앙스였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그 말이 내포하는 의미는

이 천덕꾸러기같은 손주를 어디 만만한 여자에게 떠넘겨버리고싶다

그렇게 함으로써 나 좀 편하자.

였다.


그 '여자'는.

그 집안의 '골칫거리'를 치워줄 '용도'로써

너무도 자연스럽게 쉽게 그리고 너무 잔인하게 연상되어지는

그 집안의 '대안'이었다..


인격체. 이 인식이 전혀 없었다. 그러니까

놀라울 정도로 '여자의 입장'은 '필요없었다' 라는 느낌.


그 여자는 그 집안의 쓰레기통 취급 같은 느낌이었다.

그 여자는 도구고, 용도이며, 물건이었다.

도무지 그 여자에게도

인생이 있고 감정이 있고 인격이 있음이 전혀 고려되지않는.

그리고 그것이 너무도 당 연 한 ...?


무심결이었지만 그냥 그게

우리네 사회의 '평범한' 단면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지점이 나는 너무 소름이 끼친다고 생각이 들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인생을 선택하는 문제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