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같다.
고3때.
그때는 지원할 대학을 정해야했는데
대부분이 성적에 맞춰서 지원할 학과를 정했다.
조금이라도 네이밍 밸류가 높은 대학에 가야했기 때문에.
그 학교에서 가장 경쟁률이 낮은 학과엘 지원해야 그나마 승산이 있어서. 다들 그랬다.
나는.
내가 선택하지도 않은 수능공부를 꾸역꾸역 해내면서.
하고싶지 않은 공부를 억지로 하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깊이 다짐했다.
그래서 전공을 먼저 정했다.
그러고는 내 성적에 갈 수 있는 학교 중 가장 높은 곳을 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
지원할 수 있는 학교의 위에서부터 마지노선까지. 쭉 지원했다.
그렇게 해서 붙은 학교를 다니면서. 행복했다.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더이상 없을 것 같은 시간을 더 쪼개내야만 했던 바쁜 일상이었지만
마음 저변에 항상 만족과 감사의 강물같은 것이 넘실 흐르고 있었다.
지금도 그때같다.
누가 시작했는지 모르지만 세상이 정해놓았다는 시간에 맞추어
다들 결혼을 한다.
개중에는 전공을 성적에 맞춰 정했던 것처럼,
조건에 맞추어 상대를 선택한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나에게도 제시되었던 압박에 가까운 기준이었으니까.
그런데 인생은 그렇게 선택하면 안되는 것 같다. 그러면 행복하지 못할 것 같다.
내가 선택하지도 않은 수능공부를 해야만 했을 때 나는 정말로 불행했으니까.
그래서 나는. 우리 모두는.
나를 알아야 한다. 고 생각한다.
그 곳에 인생의 답이 있다. 왜냐하면 인생을 사는 것은 '나'이니까.
...생각하고 보니 흔하고 뻔한 결론인데 이 단순함에 도달하는 것이 나는 항상 참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