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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순수'는 빛을 잃었다

by 지은

(2020. 8. 17. 21:48)

선의는 악의를 기반으로 한다.

순수는 가면일 뿐

불순함이 사실은 본색이다.

배신감.

나역시 배신자이면서

나를 배신했다며 치를 떠는 모순적인 인생.

그 모든 호의가

사실은 순수하지 않았다.

그것을 당당하리만치 내세우면서

나의 세상에 호통을 친다.

부끄러움마저 내던졌다.

그런것은 나에게 아무런 이득을 가져다주지 않으므로.

그야말로 '빛을 잃었다'.

모든것이 탁하다. 잿빛이다.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

그러려니 인정하고 넘어가야하는가. 덮어야하는가.

모든것이 악하다.

나역시도 악하다.

그런데도 악한 세상에 대고

삿대질은 하고싶다.

기준을 모르겠다.

있다고 생각했던 경계가

내 안에서는 이미 무너져버렸으므로

의미를 다시 처음부터

세워나가야하는 상태이다

지금의 나는

세상에대한 의미분절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은

갓난아이와같은 인식을 지닌 듯 하다.

혼돈이

나의 세상이 된 듯 하다.

그리하여 나의 시선은 고꾸라졌고

세상은 더이상 찬란하지 않아졌다

그래서 나의 세상은 빛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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