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줴줴글로벌 May 20. 2020

싱가포르에서 일본계 기업에 다닌다는 것

한국인으로서 일본계 기업에 다니는 건 어떤 기분일까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동남아 구석구석에 일본계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어서 일본어 구사자들은 동남아 시장에서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일본에 있어도 취업 잘되고 사는 것도 쾌적하니까 (한국에서 취업이 안되어서 해외취업에 눈을 돌리는 것과는 다른 상황) 굳이 일본 사람들은 해외에 나와서 고생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나와 있는 경우는 동남아의 여행 뽕 맞아서 일본 자국 내에서도 좀 특이한 부류들...? 이 많다고, 베트남 일본계 헤드헌팅 회사 방문했을 때 담당자분에게 전해 들었었다. 




그래서 이런 틈새시장을 잘 파악하시고 일본어 구사가 가능하신 분 가운데서 싱가포르에서 활약하고 계신 분이 제법 많으시다. 이건 내가 페이스북에 관련 페이지를 하나 만들어 본 적이 있기에 단언할 수 있다. 어쨌거나 내가 알고 있는 정보가 절대적인 정보가 아니라는 생각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에, 특히 오픈된 장소에 의견서술하기를 꺼려했는데 하이에나와 같이... 정보를 찾아 인터넷 바다를 헤매고 계시는 분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요즘 몇몇 이야깃거리를 블로그에 서술하고 있다. 오늘은 타이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싱가포르에서 한국인으로서 일본계 MNC 다니면서 느낀 점/장단점'을 포스팅해보려고 한다. 








1) 전 세계에서 가장 비슷한 가치관, 사고방식을 가진 두민족 답게, 일본 직원들이 한국 직원에게 친밀감을 가진다


-> 개인적인 경험을 풀어놓는다면 만나 뵈었던 싱가포르 주재 일본분들이 싱가포르이며 다른 동남아 시장을 담당하기에 앞서서 한국 시장을 담당하셨던 경우가 많으셔서(내가 알고 지낸 분들만 3명), 과거 한국 시장을 담당하면서 한국 사람들이 '인정'이 많아서 사람들과의 거리가 있는 일본과는 다른 따스함에 감동받았던 경험이라던가, 일하는 스타일도 애사심을 바탕으로 해서 일에 책임감을 가진 자세가 일본과 같다고 하여 그때 받았던 좋은 경험들을 토대로 나에게도 잘 대해주셨다. 이처럼 일본인 윗사람/고객이 나를 쉽게 기억해주신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출신성분이 한국인이기 때문에, 마치 과거에 첩의 자식은 인재 등용이 안 되는 것처럼... 출세에 한계가 있다. 일본 기업에 일할 당시에 내게 많은 조언을 주었던 싱가 포리언이 나한테 이런 조언을 했었다. '네가 성과가 뛰어나고 일본 사람이었다면 너를 본사로 불러들이는 경우도 있겠지. 근데 너는 한국인이니까 그럴 기회가 오지 않을 거야.' 현실적인 말이라고 생각한다. 



2) 주재원들과 현지 채용자 사이에서 회사에서 주는 금전적인 서포트가 다르다 보니 상대적인 박탈감이 심각하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일본어가 능숙하다는 이유로 영어에 서툰 일본인 주재원들은 현지 채용 직원들 가운데서도 싱가포리언 보다는 우리와 같은 일본인 들과 같은 한국인 현지 채용 직원들과 친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같은 20대 후반에 해외지사로 연수차 온 일본인 본사 직원들(주재원과는 달라서 OJT라고 칭한다)이 홈파티 같은걸 열어서 초대받아 회사에서 내준 고급 콘도 시설을 방문하거나 하는 경험이 쌓이면서.. 내가 실질적으로 스펙이 딸리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열악한 처우 하에 일해야 하냐? 는 억하심정이 드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심각한 경우 퇴사를 감행,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  




3) 한국보다 쉽게 대기업의 네임벨류를 얻을 수 있고, 이를 이용해서 차후 성공적인 이직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이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장점을 꼽아본다면 비단 일본계 대기업뿐만이 아니라 외국계 쟁쟁한 대기업에 입사하기가 한국/일본과 비교했을 때 '쉬운 편이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그 네임벨류를 가지고 차후 성공적인 이직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을 들고 싶다(네임벨류뿐만이 아니라 싱가포르에서 영어로 국제업무를 경험했다는 장점도 있고 말이다). 일본계 대기업의 싱가포르 해외지사에 입사하기 쉬운 이유는 싱가 포리언들이 일본계 기업을 기피하는 것도 원인의 하나일 것이다. 내가 일본계에 일하고 있다고 싱가 포리언에게 소개하자, '너희 일본 보스는 네가 1분만 지각해도 뭐라고 하지?'라며, 그런 깐깐한 일본인 상사 밑에서 자기는 일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깐깐함도 깐깐함이지만 잡 시장 평균 대비 낮은 임금도 한몫할 것이고. 그렇지만 위에서 서술하였듯 대기업 네임벨류를 얻고 더 좋은 다른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나쁘지 않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현지 채용으로 일하는 것에 대해서는 워낙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으니까, 나의 경험을 절대화시킬 생각은 없고, 다른 의견을 가진 분이 덧글 남겨주신다면 좋은 참고가 될 것 같다. 





* 싱가포르 취업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PDF책에 담았습니다. 


https://kmong.com/gig/228259


매거진의 이전글 싱가포르 해외취업에서 좋았던 점 & 안 좋았던 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