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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줴줴글로벌 May 23. 2020

[싱가포르 해외취업] 트레이더로 커리어를 시작한 뤠이첼

간절하게 꿈꾸면 뭐든지 이룰 수 있다고 가르쳐주는 그녀의 이야기







뤠이첼을 처음 만난 건 그녀가 싱가포르에서 대학생이었던 2016년이었다. 그사이 뤠이첼은 대학교도 졸업하고, 그당시에는 꼭 금융권에 일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던 열정 많은 아가씨였다.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싱가포르 해외취업>의 인터뷰 시리즈로서 여러 사람들을 인터뷰 해왔는데, 오늘은 뤠이첼과의 인터뷰 공개를 통해서 어떻게 경력이 하나 없는 주니어가 목표했던 대로 금융권에 들어갈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적어보려 한다. 


뤠이첼의 간단한 프로필

- 한국의 대학교에서 중국어 학과를 2년까지 다니다가 (도중에 중국에 교환유학을 다녀옴)

- 영어를 싫어하는 학생이었지만 독하게 영어공부해서 싱가포르 대학교에 합격

- 대학교 졸업 후에는 은행의 세일즈를 거쳐서 현재 현재 오일/가스 회사의 트레이더 서포팅 포지션으로 입사하여 파이낸스로 본격적인 커리어를 쌓는 중


개인적으로는 많은 싱가포르의 한국인들이 코리안 스피킹 포지션으로 일을 구하는데 반해서, 뤠이첼은 '코리안'이라는 타이틀 없이 싱가포리언들과 겨루는 점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줴줴: 새로 이직한 회사에 적응하고 배우느라 정신없을 텐데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마워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해요.

뤠이첼: 안녕하세요, 줴줴 블로그 구독자 여러분. 저는 현재 싱가포르에서 거주하고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뤠이첼이라고 합니다. 싱가포르 금융권에 신입 사원으로 입사해서 증권사를 거쳐 현재는 오일&가스 회사에서 트레이딩을 서포팅 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줴줴: 예전에 잠깐 듣기로는 한국에서 대학교 중국어 학과를 다니다가 중국 어학연수를 갔었고, 갑자가 어떤 계기가 생겨서 싱가포르 유학을 결심했다고 들었어요. 그때 얘기를 자세히 들어봐도 될까요. 

뤠이첼: 네, 물론이죠! 고등학교 시절에 다른 친구들이 진로 희망과 진로 학과를 적을 때 저는 주로 간호사나 교대를 많이 적어내던 학생이었어요. 그리고 대학교 진학을 위해서 책상에서 EBS 수능 특강 책을 보는 와중에 틈틈이 워킹홀리데이 관련 책이나 어학 관련된 책을 많이 보던 그런 학생이었어요. 막연히 1년에 비행기 두 번씩 타고 해외를 넘나드는 그런 멋진 커리어 우먼이 되는 상상을 하던 와중에, 중국과 관련된 비즈니스 다큐멘터리를 보고 중국어 학과에 진학하기로 결정했답니다. 당시 생각으로는 한국 정부와 중국 정부가 문화적 비즈니스 발전을 꾀했기 때문에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중국어를 잘 하는 인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줴줴: 중국에 교환학생을 짧게 다녀왔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느껴본 중국은 어땠는지, 중국 어학연수 시절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뤠이첼: 저는 영어를 무척이나 싫어하던 학생이었기 때문에 중국어라는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것이 사실 불안했어요 (특히 수능 & 토익으로 대표되는 영어). 그거 알죠? '한국식 주입식 교육'. 그게 저랑 너무 안 맞았어요. 하지만 공부 방법을 싹 바꾼 후 저는 중국어를 배우고 새로운 문화를 배운다는 것이 너무나도 기뻤고 즐기게 되었답니다. 그러다가 한 학기 정도 베이징 근처에 있는 장춘이라는 옌길 지역의 한 사범 학교에 교환학생으로 가게 되었어요. 그때 저는 같이 간 한국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는 매일 아침 학교 경비원 아저씨와 쿵후를 하면서 그동안 배운 중국어를 대화에 써먹으려고 노력했고, 그 시절에는 제 주변에 있던 모든 현지인들이 저의 선생님들이었어요. 



줴줴: 그게 뤠이첼의 장점인 것 같아요. 싱가포르에서도 현지인 친구들이 굉장히 많고, 현지인 친구를 많이 사귀어서 완벽한 현지화가 됐죠. 

뤠이첼: 전 대만 드라마, 중국 드라마를 좋아해서 그때 보고 배운 용어나 문장을 적어서 중국 친구들이나 단골 식당 아주머니께 물어보면서 짧은 기간이었지만 실력이 훅 향상되었어요. 



줴줴: 그러면 몇 학년 때 한국에서 다니던 중국어 학과를 그만두고 싱가포르 유학을 결심했나요? 서양권으로 유학을 간 오빠의 영향이 있었나요?

뤠이첼: 제 기억상으로는 2년을 다녔어요. 중국에서 교환학생을 하던 시절에 만난 싱가포르 친구가 한 명 있었어요. 그 친구가 영어로 영어권 친구들과 대화를 엄청 자유자재로 할 뿐만이 아니라 대만, 홍콩 중국 현지 친구들과도 서스름 없이 대화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답니다. 한국인들은 한국어만 쓰고 주변에 모든 환경이 한국어 잖아요. 그리고 대부분의 모든 사람들이 1년에 영어 배우기 위해 끊임없이 시간적, 금전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에 반해서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친구는 2개국어 이상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때 싱가포르라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를 듣게 되면서 호기심을 갖게 되었어요. 딱히 오빠의 영향은 없었답니다. 


줴줴:  잘 다니던 중국어 학과를 그만두고 싱가포르에 유학 가겠다고 집안에 말씀드리자 집에서는 어떤 반응이 있었나요?

뤠이첼: 반대하셨죠. 하지만 제 담당 교수님은 지지해 주셨답니다. 그때 당시 싱가포르라는 나라가 한국에 잘 안 알려졌던 시기예요. 싱가포르와 필리핀을 혼동하신 분들은 거기가 얼마나 위험한데 그러시고 왜 미국이나 호주 영국 이런 데서 유학하지 왜 하필이면 싱가포르냐?라는 의문을 띄우면서 가지 못하게 말렸어요. 특히 저희 가족이 그렇게 유학을 보내줄 만큼 부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는 학교를 다니는 동안 과외부터 카페, 식당, 호텔 알바까지 가리지 않고 일과 공부 유학 준비를 혼자 준비했어요. 그리고 열심히 준비해서 싱가포르 대학교 입학 허가서를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나서야 그제서야 부모님이 얼마만큼 지원해 주시겠다고 하셨죠. 



줴줴: 의지의 한국인의 모습 멋져요. 

뤠이첼: 지금은 못할 것 같아요. 그때는 어려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줴줴: 싱가포르 대학교 입학을 위해서는 어떻게 준비했나요?

뤠이첼: 저는 아이엘츠라는 공인 영어 성적(당시 6.5를 가지고 있었음)이 있었기 때문에 사실 바로 입학이 가능했지만 스피킹과 라이팅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어서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바로 최고반으로 들어오게 되었어요. 한 3~5개월 정도 어학공부를 하고 입학을 한 케이스예요. 

그때 영어는 독학으로 공부했는데 유튜브에 아이엘츠 관련된 자료가 많아요. 그리고 구글에 검색하다 보면 더 많은 자료가 나오기 때문에 자료들을 참조하면서 최대한 즐기면서 공부하려고 노력했답니다. 



줴줴: 싱가포르는 영국의 교육제도에 영향을 받아서 3년제라고 알고 있는데 뤠이첼이 생각하기에 싱가포르 대학교 생활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요?

뤠이첼: 제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저는 졸업하고 해외취업까지 보고 있었기 때문에 미국과 다른 서양 국가들은 배제했어요 (금전적인 부분도 있답니다).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여전히 존재하고 고용비자도 받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외국인이라고 차별받지 않고 아직까지는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게 장점이 될 수 있겠네요. 그리고 다문화 다국적인 환경에 노출되면서 좀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것 또한 장점이고요. 치안이 매우 좋기 때문에 밤늦게까지 돌아다닐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여성분들에게 추천해요. 언제든지 가까운 동남아시아나 다른 나라에 여행을 손쉽게 갈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고 망고를 제철일 때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좋네요. 


단점은 사계절이 없는 나라이기 때문에 한국의 사계절이 많이 그립고요, 특히 집값 생활비 차값이 너무 비싸서 (세계 랭킹 2위) 삶의 질이 낮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그리고 벌레가 있어서 바퀴벌레가 참새만 한 게 날아다니거나 도마뱀과 동거해야 할 수가 있어요. 그리고 다양한 인종들이 있는 만큼 다양한 냄새가 있고 다양한 문화적 충돌을 감수해야 합니다. 특히 유령의 달(ghost month)에는 여기저기 사람들이 태우기 때문이 비염이 있는 저는 고생하고 있어요. 



줴줴: 한국과의 교육시스템을 비교하면 싱가포르의 교육시스템은 어떤가요?

뤠이첼: 너무나도 다른 시스템이라 비교를 할 수는 없지만 장단점은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아요. 싱가포르는 영국제도와 영국식 교육방식인 주관식 토론 발표라는 특징이 있고, 한국은 테크닉을 중시해서 산답지 주로 주입식이고 다양한 교과목을 배운다는 특징이 있는 것 같아요. 아마 미국식 교육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 것 같아요. 


줴줴: 싱가포르에서는 전혀 다른 파이낸스 전공을 선택했는데 이유가 있나요?

뤠이첼: 언어는 옵션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금융권에 종사하시는 부모님 두 분의 영향이 있어서 좀 더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과를 공부하고 싶어서 파이낸스로 전향하게 됐어요. 



줴줴: 졸업하고 나서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마는 어땠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어땠나요?

뤠이첼: 저는 수십 번 면접에서 실패의 고배를 마시고 금융 투자 컨설턴트로 일을 시작했답니다 (당시 뽑힌 신입사원 가운데 유일한 한국인이었음). 금융 세일즈라서 장점도 많았지만 업무 강도나 업무 시간이 너무 길어서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그리고 연수 기간 내내 정부 자격증과 회사 내부 시험을 통과해야 되는 시스템이었어요. 

업무 강도가 너무 셌기 때문에 두 번째 회사인 채권중개일로 이직을 하게 됐는데, 정부 자격증을 따둔 것은 두 번째 커리어인 채권 중개 때에도 도움을 받았네요. 



줴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짧은 기간에 총 세 번의 이직을 한 셈인데 그럼에도 문제가 없다는 건 싱가포르의 장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한국인이라면 끈기가 없다면 문제로 삼았을 테지만, 서양권이라면 그게 그 사람의 '앰비셔스'한 면모라고 생각되어져서 높게 평가받는다고 들은 적이 있어요. 두 번째 회사(채권중개) 세 번째 회사 (오일/가스 트레이딩) 이직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해줄 수 있나요. 

뤠이첼: 그렇죠 일단 저는 두 번째 회사에서 오래 있고 싶었으나 업무가 저랑 너무 안 맞았어요(매주 각국에서 오는 고객들과의 접대 업무도 있었기 때문에 심야에 귀가하는 일도 빈번하게 있었음). 그래서 그만두고 비자 문제로 빨리 직업을 찾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는데, 그 와중에 예전부터 일해보고 싶었던 인더스트리에서 제안이 와서 감사하고 기쁘게 일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리고 싱가포르의 이직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은데, 서양 문화의 영향을 받은 나라이시언지 자기 어필만 잘하면 되지만 물론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겠죠. 그런데 이직이 한국보다 자유로운 것은 사실이에요. 


사실 이번에 오퍼 받은 곳은 완전히 파이낸스 일은 아니고, 그리고 완전히 다른 업계와 다른 업무지만 싱가포르는 금융 허브이기도 하지만 금융과 쌍벽으로 오일, 가스 인더스트리의 허브예요. 그리고 금융권은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일에 치여서 굉장히 '존버'하는 느낌이 강했답니다. 아무래도 프런트 데스크는 실적이 나지 않으면 회사에서 얼마나 있었던지 상관없이 신입이건 상관없이 책상을 빼는 일이 허다했기 때문에 저도 매일 불안에 떨었던 적이 있었네요. 그 와중에 몇몇 고객들이 오일 가스 관련 업계에서 일한다는 이야기를 들려줬어요. 그때는 나는 금융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무조건 금융 바운더리 안에서만 이직하고 일해야 하는 줄 알았지만 주변을 보니 다양한 경로로 다양한 인더스트리로 이직하는 사례를 보면서 좀 더 나와 잘 맞는 업계와 직군을 찾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금융은 굉장히 매력적인 업게에요. 매일매일 바뀌는 시장(이번에 코로나 또한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데 한몫했죠)을 다루는 다이내믹한 업계예요. 돈이 관련된 만큼 책임감도 강해야 하고 스트레스도 높지만 그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굉장히 자기관리가 탁월해요. 센스도 넘치고. 아마 그런 멋진 동료들과 일할 수 있는 것 또한 매력이라고 봐요. 다른 매력은 금융권에서 일하면 비자나 외국인으로서 좀 더 지위가 생겨서 편리하다는 점이라고 생각하네요. 



줴줴: 싱가포르나 홍콩의 금융가에서 일하고 싶은 분들에게 굉장히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줘서 고마워요. 멋진 동료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갑자기 저도 금융권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마지막으로 뤠이첼의 5년 뒤, 10년 뒤의 목표를 들려줄 수 있나요?

뤠이첼: 5년 내로 엠비에이를 졸업하고 제가 정말 가고 싶은 업계나 회사에 지원할 생각이에요. 그래서 꾸준히 금융 공부를 하고 있고 현재 업계에 관해서도 공부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10년 뒤쯤에는 4개국어를(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유창하게 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되네요. 그 사이에 중국어와 일본어를 배워서 좀 더 다양한 마켓을 맡고 싶어요. 



줴줴: 그동안 옆에서 원하는 것을 하나하나 치열한 노력으로 이뤄온 것을 봐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하나하나씩 이뤄갈 뤠이첼의 모습이 상상이 되네요, 긴 인터뷰 감사합니다. 

뤠이첼: 저도 인터뷰하면서 예전을 회상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답니다. 감사합니다. 





더 많은 싱가포르 해외취업에 대한 이야기는 아래의 PDF책에 담았습니다.


https://kmong.com/gig/228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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