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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얼어붙은 날씨가 점점 풀리는 시기

2022년 2월 친정집에서

by 지혜인

2022년 2월

우수


'비로소 봄'


봄이 오거나 말거나 새끼 넷을 낳은 대추마미는 눈코 뜰 새가 없습니다.

우리는 대추와 새끼들의 산후 안정을 위해

한 달간 친정 집에서 머물기로 했어요.


캠핑카는 친정집 마당에 세워놓은 채
가끔 오고가며 사무실처럼 노트북을 하곤 하죠.

우리는 엄마네 방 침대에서

강아지들은 현관에서 잠을 잡니다.


캉겐이는 대추의 새끼들이 매우 궁금하대요.
하지만 곧 밖에 나와 노니는게 제일 좋은 녀석입니다.

밖에는 하루하루 날씨가 풀리고 있거든요.

그러는 사이 꼬물이들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구요.

강아지도 육퇴가 필요해


대추마미는 이제 제법 새끼들을 떼어놓고 나옵니다.
초목에 새싹을 보며 봄 기운도 느끼지요.
혼자서 따뜻한 낮잠도 늘어지게 자구요.
어느 날은 캠핑카에 폴짝 올라와 자기가 먼저 산책을 가자네요.

그러나 얼마 못 가

자꾸만 집을 돌아봅니다.

멀리는 못 가고 이쯤에서

새끼들한테 돌아가야 한대요.


탯줄 달린 채로 구조된 대추는

엄마견의 돌봄이란 아무것도 모릅니다.

생후 1일부터 우리 손에 컸거든요.


그런데 엄마 역할은 어디서 배운 걸까요?

모성과 돌봄은 본능인 걸까요?

새끼 넷을 참 잘 돌봄니다.

기특하죠 대추마미


캠핑카에서 태어난 새끼 강아지 넷은
벌써 이렇게나 쑥쑥 자랐어요.
대추마미 곁에서만 맴돌던 아이들도
이젠 밖에 나가 세상구경을 하겠다네요.

봄이 왔나봄


봄 기운이 돌고 초목에 싹이 틉니다.
앙상한 가지에도 싹 봉우리가 올라와요.

2월이 다 지나고 3월이 오고 있군요.

우리도 떠날 채비를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봄이 너무 늦지않게 짐을 챙겨 떠나려고 합니다.
봄바람도 살랑살랑 이른바 봄이거든요.
겨울철 눈, 얼음은 모두 녹아 바야흐로 봄이 왔나봄

비 (우), 물 (수)

눈이 비가 되어 내리고

얼음이 녹아 물이 되니


입춘이 겨울의 마무리라면

사실상 봄을 맞는다는 우수


여섯 강아지들과 맞이하는

캠핑카에서의 첫 봄은 어떨지

설레며 짐을 꾸리던

2022년 2월의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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