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국내 예술경영 관련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는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 본 글은 학부 졸업 후 현재 예술경영 관련 대학원 석사 과정에 있는 저의 개인적인 경험이 담긴 글로, 100% 모든 전공에 일반화시킬 수 없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저는 현재 홍익대학교 일반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석사과정에 재학중인 대학원생입니다.
저의 브런치는 예술경영과 관련된 나의 생각, 포럼/세미나/심포지움 후기, 그리고 도서추천 등과 같은 정보형 글이 있는 예술경영 서랍입니다.
오늘 쓰는 글은 제가 브런치에 첫번째로 쓰고 싶었던 주제인 '예술경영 관련 대학원 진학을 위하여 고려해야 할 점' 입니다. 그에 앞서 예술경영학의 시작을 먼저 살펴보고, 실질적으로 대학원을 진학시 살펴보면 좋은 것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예술경영학문의 시작은 1960년대 미국으로 보고있습니다. 그리고 국내 대학에 예술경영 관련 과정이 개설된 것은 1980년대 후반이니까 국내에 도입된지 30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1989년 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과의 예술경영 전공과정이 최초입니다. (현재는 예술경영학과로 독립되었습니다.) 그 뒤로 1995년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공여예술협동과정이 개설되어 예술경영 정공자를 선발하였습니다. 이렇듯 최초의 예술경영학은 대학원에서 먼저 교육이 시작되었는데요, 학부과정에서 예술경영을 처음으로 도입한 학교는 한예종입니다. 1995년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이론과 예술경영전공 과정이 그것입니다.
이 이후로는 예술경영 관련 학과가 많은 학교에서 개설되었는데 그것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홍익대(1998, 미술대학원 예술기획전공)
-숙명여대(1998, 정책대학원 문화예술정책전공)
-서울시립대(1999, 도시과학대학원 공연예술행정전공)
-경희대(1999, 경영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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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이후로는 그 수가 급속하게 증가하였고 그 명칭 또한 문화콘텐츠, 엔터테인먼트경영, 문화예술경영, 문화예술행정, 공연예술학, 공연예술경영 등으로 매우 다양합니다.
이쯤 되면 예술경영이 뭐지? 하는 질문이 생길 수도 있겠습니다.
1975년, 미국에서 설립된 비영리 기관인 예술행정교육자협회(AAAE:Association of Arts Administration Educators)는 예술 행정(arts administration)에서의 대학원생 및 학부생 프로그램에 대한 대표기관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사이트에서 소개하는 예술경영은 다음과 같습니다.
Arts administration, also called arts management, is a field of study providing graduates with the tools to create, develop, facilitate, and evaluate arts and cultural programs and organizations. Arts management offers a viable and rewarding career path for thousands of people across the globe.
또한 해당 사이트에서는 예술경영은 비영리를 전제로 하고 있지만 영리도 포함하고 있으며 예술경영을 공부한 이들은 주로 어디에서 일하고 무엇을 하는지도 정리해서 보여줍니다.
미국사정과 크게 다르지 않게 한국 대학의 입시 팜플렛, 예술경영웹진 등에서 예술경영을 전공하면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 문화재단, 협회 등을 진로분야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2000년대 이후로 예술경영 관련학과가 폭발적으로 증가함과 동시에 엄청난 수의 졸업생이 배출되었고 현재도 예술경영 관련 입학을 희망하는 이들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제가 다니는 대학원의 입학지원자 수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대학원에 입학하려는 이유는 저마다 다를 것이기 때문에 입학동기를 먼저 생각하고 그에 맞춰 희망 대학의 정보를 찾고 마지막으로 입학을 위한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대학원은 연구와 논문을 통하여 자신의 주장을 학문적으로 입증하고 설득력을 갖는 일련의 과정을 필요로 하는 고등기관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연구가 가장 큰 동기로서 작용하여 대학원에 입학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그 밖의 다양한 이유로 대학원을 선택하게 됩니다. 제가 대학원을 다니면서 봐온 분들, 그리고 진학을 희망하는 주변분들을 보면 아래와 같은 이유들이 있었습니다.
-학부를 졸업하고 우선 취업을 보류하기 위하여
-퇴사하고 내가 좋아하는 문화예술 쪽에서 일해보고 싶어서
-전업작가로서 막막한 현실 때문에 or 아티스트도 예술경영을 공부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문화예술분야의 취업을 위해서는 석사학위 이상이 필요해서
-현재 문화예술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네트워킹 통해 인맥을 쌓고 싶어서
등등등.
위에 언급한 여러 이유들에 의하여 예술경영관련학과를 희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위의 이유들이 충분히 대학원을 고려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각자의 동기에 맞춰 한 단계 더 생각해보는 것이 좋겠죠.
졸업 후 취업 혹은 이직을 희망한다면 목표하는 기업과 직군에 관한 조사를 사전에 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 성격에 따라 국공립 기관, 민간 기업으로 크게 분류해볼 수 있고 영리, 비영리기관으로 나누어볼 수도 있겠습니다. 아직 이 부분에 대하여 정한 바가 없다면 채용공고를 보면서 대략적으로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래 채용공고를 보시면
2015년도 자료이지만 지원자격란을 주의 깊게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관련 대학원 재학 혹은 수료 이상인 곳이 대부분이며 예술경영 관련 학과는 학예연구가 아닌 교육/프로그램, 미술관 운영, 마케팅 부서에만 해당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구직시 관련 학과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기 보다는 위와 같이 '관련학과 또는 유사분야 학사/석사학위 이상 취득자' 등으로 자격 요견을 느슨하게 두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만약 본인이 공연예술분야에서 일하고 싶지만 관련 학과를 학부로 졸업하지 않았다면 예술경영 대학원 수료가 위의 조건에 부합할 수 있습니다.
연구원이나 교수직이 희망 진로일 경우, 훗날 박사과정을 생각중이라면 석사 연구주제와 학술지 등재 등이 매우 중요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 네임벨류 있는 학교에 입학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연구주제를 지도할 수 있는 교수진이 있는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좋습니다. 입학 전 미리 상담요청을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현장에서 일하고 계시는 분들 중에 학업을 병행하면서 인맥을 형성하기 위하여 대학원에 진학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는 주간대학원보다는 주로 야간대학원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관련 업계 인사들과의 네트워킹을 위해서라면 입학생수가 어느 정도 충족되는 학교가 좋겠죠. 가능하다면 현직에 계신분들은 야간대학원에 다니는 주변인들의 추천을 받는 것는 것이 좋습니다.
대학원에 대한 공식적인 정보는 학교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해당 대학원 홈페이지의 입학안내 항목으로 가면 모집요강을 pdf로 다운 받을 수 있습니다. 전기와 후기에 따라 입학생 수는 다를 수 있지만 개괄적인 정보는 동일합니다.
처음 입학할 때는 등록금과 함께 입학금을 납부하며 그 다음 학기부터는 등록금만을 납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원에서 논문을 위한 연구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연구를 위한 교수의 지도비용 등을 포함합니다.
대학원에도 등록금 헤택이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는 소속대학원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사항과 특정 학과에만 해당되는 사항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홍대 문화예술경영 대학원에 진학하고자 한다면 해당 학과의 소속 대학원이 어디인지 먼저 알아봐야 합니다. 홍대는 일반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와 특수대학원의 문화예술경영학과MBA과정이 있습니다. 만약 주간대학원을 희망한다면 일반대학원 소속이기 때문에 아래는 일반대학원 전체에 해당하는 장학제도 정보를 찾은 것입니다.
가장 일반적으로 신청하는 장학금으로는 교내 TA, 교외 RA 가 있습니다. TA와 RA는 중복혜택을 받을 수 없지만 근로장학금은 중복수혜가 가능합니다. 이처럼 등록금에 관한 정보를 홈페이지에 찾아보고 만약 찾을 수 없다면, 혹은 추가적으로 더 궁금하다면 해당 학교 과 사무실에 전화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시설, 원우회 활동, 복수학위, 학과 행사 등에 정보는 홈페이지에 공식적으로 안내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입학 시 중요하게 고려해볼 수도 있는 정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정보는 다음 단락에서 다루겠습니다.
최근에는 대학원의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가 개설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가장 주된 이유는 영업이겠죠. (ㅎㅎ) 대학원도 학생이라는 고객이 있어야 사업이 운영될텐데, 대학원은 구매 전 고객들의 고민이 큰 상품일테니까요.
이에 따라 각종 대학원에서는 위와 같이 카드뉴스를 만들어 잠재고객과 소통하고 정보를 전달하기도 합니다. 물론 SNS페이지의 운영 여부가 중요한 요소라고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홈페이지보다는 역동적이고 생생한 정보를 구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관심있는 학교의 페이지를 검색해서 팔로우를 해놓으면 위와 같이 전기, 후기 입학생 모집 시에 보기좋게 정보를 알려줍니다. 성공회대의 문화대학원의 경우는 포스터가 좀 파격적이네요.
페이스북에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여 찾은 포스팅입니다. 홍익대학교 자체의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온 것을 보니 해당 학과의 페이지는 존재하지 않지만 주관하는 행사와 박사모집 정보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대학원의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가 없다면 비공개 페이스북 그룹페이지로 운영되고 있을 수도 있고, 대학원의 특성상 학과행사가 프라이빗하게 운영되어 굳이 SNS상에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요즘은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도 운영되고 있는 사례가 많으니 요령껏 정보를 구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자신의 입학동기를 생각해보았다면 마지막으로 입학을 위한 가장 큰 관문이라 할 수 있는 학업계회서 or 수학계획서에 관한 고려사항입니다. 간혹 제게 '학업계획서 어떻게 작성하는 것인가요?'라는 질문을 주십니다. 이러한 고민을 갖는 것이 이상한 것은 아닙니다. 물론 대학원 진학시 연구가 주목적이라면 연구주제가 분명히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논문을 써본 경험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특히나 예술경영학과를 학부로 전공했다면 모를까 대부분 타과 전공(경영대, 예술학부, 인문대 등등)일 것이고, 대학원에서 본격적으로 예술경영을 배우게 될테니 아직 연구주제가 뚜렷하지 않은 것이 당연하리라 생각합니다.
학업 및 연구계획서 또한 학교마다 분량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보통 1페이지 이내로 작성하도록 되어 있지만 거의 소논문정도의 분량을 요구하는 곳도 있습니다. 학업계획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아래와 같은 스텝으로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위에 샘플을 보시면 '진학 후 학업 및 연구계획을 기술하시오'라고 설명합니다. 막막하다면 문화예술과 관련하여 평소 자신이 품었던 의문점, 관심있게 봐왔던 현상들을 한 번 생각해보는 것부터 출발하여 관심 주제를 찾는 것이 좋습니다. 그것들을 자신이 전공 및 활동과 연관시킬 수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 가령 키워드를 레지던시 프로그램(예술가의 입주)으로 뽑았다면 자신의 학부 전공이 회화과라던지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미술관의 도슨트 경험이 있다면 더욱 좋습니다. 면접시에도 왜 이러한 것을 연구하고 싶냐는 질문에 설득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좀더 나아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관한 나의 의견, 생각을 정리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가령 '예술가가 특정 공간에 거주하면서 재정적 지원을 받는 입주 프로그램이 그들의 창작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와 같이 말이죠. 생각을 뻗어가다보면 국내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현황을 살펴보고 앞으로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보는 것이 자신의 연구목적이 될 수 있습니다.
혹은 장애인예술가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잠실 창작 스튜디오를 사례로 연구하겠다던지, 해외 사례와 비교하겠다던지, 입주 예술가의 인터뷰를 통해 자료를 수집한다던지 등의 내용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만으로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기 어렵다면 다른 연구자들의 논문을 찾아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만약 크라우드 펀딩에 관심이 있지만 어떤식으로 연구를 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학술연구정보서비스에 관련 키워드를 검색하여 논문 제목을 살펴보면서 논문을 열람해보는 것이죠.
'문화예술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니 약 33건의 국내 학위논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사례 중심으로 성공전략을 분석하기도 하고, 무용공연 활성을 위한 방법으로서 크라우드 펀딩을 연구한 논문이 있었습니다.
국내 논문 뿐 아니라 해외 논문을 살펴보고 싶다면 구글 스콜라 (https://scholar.google.co.kr)에 영어 키워드로 검색해볼 수 있습니다.
국내 예술경영 관련 학회로는 '한국예술경영학회(http://www.kartsnet.org)'와 '한국문화예술경영학회(http://www.kosacm.org/)'가 있습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학회지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국내 학술지에 올라온 논문을 보면서 최근에는 어떠한 연구가 이루어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앞서 말해준 모든 사이트의 자료 연구자가 공개를 원치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공개되어 쉽게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더불어 평소 문화예술 관련 인사이트를 구하고 싶다면 다음 두 개의 사이트의 칼럼을 구독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홈페이지 '칼럼' 카테고리 참고
http://www.gokams.or.kr/webzine
-아르떼 홈페이지 '이슈-칼럼' 카테고리 참고
위 사이트에는 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동중인 연구자와 현직자들의 글을 읽어볼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꼭 대학원에 입학하지 않더라도 예술경영에 관심이 있다면 추천하는 사이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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