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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효 작가 Oct 26. 2023

1004! 천사섬 신안
천사대교 요트투어

10월 첫째 주 남도여행 

계절이 바뀐 줄도 모른 채 바쁘게 살다가 문득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가을바람에 괜스레 마음이 흩날린다면 신안 바다로 떠나보자. 흰 돛과 바람만 있다면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여행이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다. 

2019년 4월의 봄날, 신안 압해도 송공리와 암태도 신석리를 잇는 다리가 개통했다. 천사섬 신안을 대표하는 천사대교다. 우리나라에서 건설된 연도교 가운데 영종대교, 인천대교, 서해대교에 이어 네 번째로 긴 해상 교량이다. 시원하게 뻗은 천사대교를 타고 바다 위를 나르듯이 달려 암태도에 도착하면 오도선착장 옆으로 하얀 돛이 멋들어지게 펼쳐진 요트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신안군이 천사대교 개통에 맞춰 출시한 세일요트투어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요트 위에서 낭만적인 바다여행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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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신안군  >

천사대교는 신안 중부권의 다섯 개 섬을 연결하는 시작점이다. 압해도를 출발해서 자은도와 암태도, 팔금도와 안좌도가 연륙·연도교로 이어졌다. 섬과 섬이 길로 연결되면서 섬 여행이 수월해졌고 섬을 찾는 발길도 부쩍 늘었다. 특히 아름다운 다도해를 가르며 신안 바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요트투어가 요즘 인기 만점이다.


< 천사대교 >

신안군은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세일요트 여행상품을 출시해 관심을 끌었다. 돛에 한가득 바람을 안고 바다를 미끄러져 달리는 요트투어는 평소에 경험하지 못한 여행이다 보니 휴가철에는 연일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세일요트투어를 하는 요트는 크루즈급으로 180마력 엔진 2기가 장착돼 있어서 최고 10노트(시속 18km)로 운항할 수 있다. 


암태도 오도선착장에서 출발한 요트는 일반투어와 낙조투어 코스로 운항한다. 계절별로 시간 변동이 있지만 통상 첫 탑승은 오전 10시부터 시작한다. 일반투어는 1시간 코스로 낮 동안에 세 차례 운항하고 낙조투어는 오후 5시부터 6시 사이에 출항해 1시간 30분 동안 바다에 머문다. 최근 야간 투어도 가능해져서 마지막 요트투어는 밤 8시에 출항한다. 요트는 천사대교를 지나 인근 초란도와 당사도까지 갔다가 돌아보는 코스로 운영된다. 무엇보다 요트 위에서 빨간 해가 바다로 떨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낙조투어는 진짜 영화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가슴 뛰는 추억을 선사한다. 


< 출처 : 신안군  >

투어 상품으로 인기 있는 ‘요트스테이’는 요트에서 1박2일 동안 머물며 해상 관광과 선상낚시를 하고 선내 침실에서 숙박하는 프로그램이다. 요트투어와 숙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데 먼저 1시간 동안 바다 항해를 마친 후 계류장에 선박을 정박한 상태로 하룻밤을 보낸다. 55ft급 요트는 먼 바다 항해가 가능한 선실과 엔진을 갖추고 있어서 최대 47명이 승선할 수 있다. 중앙 홀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영화를 감상할 수 있고 지하 선실에는 침실, 샤워실, 주방을 완비하고 있다. 


< 사진 : 신안군 제공 >

천사섬으로 불리는 신안은 실제로 유인도 72개와 무인도 953개를 포함해 모두 1025개의 섬들이 있다. 쪽빛 바다에 섬들이 보석처럼 흩뿌려져 있는 ‘섬들의 고향’이다. 요트 선착장이 있는 암태도는 동백꽃 부부 벽화로 유명한 포토존을 시작으로 썰물 때만 드러나는 노둣길을 따라서 자전거나 산책 투어를 할 수 있다. 암태도에서 연도교로 이어진 팔금도는 다도해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선학산 채일봉 전망대’와 ‘서근 등대’가 여행자들의 발길을 이끈다. 팔금도에서 다리 하나만 더 건너면 퍼플섬으로 유명해진 안좌도가 있다. 퍼플섬답게 마을 입구부터 담장이며 지붕까지 온통 보라색이다. 부속섬인 반월과 박지도를 연결하는 보라색 나무다리 ‘퍼플교’는 안좌도의 명물이 됐는데 다리 위에서 보는 일몰이 환상적이다. 


< 암태도 동백꽃 부부 벽화 >


< 보라섬 안좌도가 자랑하는 퍼플교와 라벤더 정원 >

암태도와 안좌도 사이에 자리한 팔금도는 왕새우가 특산품이다. 추석 무렵에 살이 오르는 팔금 새우는 살집이 탄탄하고 달큰해서 최고의 식재료로 손꼽히는데 찜이나 구이로 즐기면 좋다. 특히 천사대교 개통으로 문을 닫은 팔금 여객선 터미널에 이탈리아 레스토랑이 새롭게 문을 열었는데 팔금도 새우로 만든 파스타, 리조또, 감바스까지 다양한 새우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섬에서 나오는 길에 압해도에 들러 무화과까지 먹는다면 완벽한 가을 여행이 될 것이다. 신안군에서 운영하는 ‘신안 스마트투어’ 모바일 어플을 이용하면 여객선 운행시간과 날씨 같은 다양한 섬 여행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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