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은혜
"아이고. 갈비뼈에 금이 갔네... 갈비뼈에는 깁스를 할 수 없어. 딱히 약이나 치료할 방법은 없응께... 그냥 무거운 거 들지 마세요". 인** 선생님의 억양만 구수하고 내용은 무심한 그 한마디가 화근이 되었다. 1996년 어느 초여름 날, 세브란스 가정의학 진료실에서 난데없이 벌어진 설전.
과연 "무거움"의 판단 기준은?
얼굴까지 붉히며 언성이 높아졌던 미국계 전라도 의사 선생님과(본인이 무거우면 무거운 것) vs. 러시아 과학 연구원 언어학 연구소 교수님 (근육, 골밀도, 체구 대비 대체 몇 킬로가 무거운 것인가) 간의 20분 설전. 이런 걸 통역하려고 대학원에 입학했나라는 생각보다는 골밀도 등 의학 용어를 노어로 연습할 수 있는 아주 유익한 기회라 생각했다.
한국이란, 낯선 타지에서 뼈에 금이 간 선생님의 눈에 고인 눈물을 보기 전까지 말이다.
유치한 고민 상담에는 별 코멘트하지 않으시되 나의 고민의 원인이었던 친구와 함께 안나 카레니나, 전쟁과 평화 등을 쓴 대문호 톨스토이의 영지가 있던, 야스나야 폴랴나의 별장에 초대해서 사모님께서 밥 해주셨던 일, 무엇보다 조어론, 러시아어 사, 교회 슬라브어 등 명강의를 기억하는데...
마침 올해는 아직도 연구하신다는 슬라브 언어학 대가이신 선생님의 90살 생신에 맞춰 발간된다고 해서, 이렇게라도 은혜에 보답하고 싶어서 꼭 논문이 채택되고 싶었다.
지속가능성과 리더십 관련 바흐친의 언어철학 중요 개념을 연결 러-우 전 발발 전에 몇 년 전 스웨덴 여러 포럼에서 한 강연을 하며 실험한 결과로 논문을 썼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러시아어 연구소 저널에 발표되었다.
Peer review저널인데 오랫동안 회신이 없어서 의기소침했다... 몇 개월 지나서 조심스럽게 예의를 갖춰 연락을 해보니 채택이 되었다고 연락이 왔다.
비행기로 두 시간 거리, 스웨덴 정부는 러시아를 여행 비추 국가로 확정한 지가 오래다. 유럽 주요 도시와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간 직항은 물론, 대 러시아 카드, 은행 서비스, 보험도 다 끊는 바람에 가기도 힘들어진 도시.
이 전쟁은 유럽에 사는 보통 사람들의 일상에 영향을 미친다. 기업이나 정부나 발전과 복지 등 사람들에게 유익하도록 투자되어야 할 예산은 방산, 사이버 공격/방어, 안보 등에 투자되고 있다.
이것이 러시아는 물론, 우크라이나에게도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생활 물가도 많이 올랐다. 러시아의 천연자원 의존도를 낮추려고/환경 보호 이유도 있겠지만 재활용 에너지 발전 등도 가속되고 있다. 선동과 왜곡대신 진리에 대한 열망과 학문과 문화가 각 대륙 정치 엘리트들의 편향적인 시각, 욕심, 선동과 무지로 발발한 전쟁을 끝낼 힘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실제로 오랜 세월이 지나서 의과대학에 문의해 보니 깁스를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때 의사 선생님 선생님의 말씀이 맞았다.
(논문. 원문은 영어, 요약은 러시아어)
https://trudy.ruslang.ru/ru/archive/2025-2/269-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