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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um Musica Nov 23. 2021

초국가적인 (transnational) 음악: 첫번째

불평등한 초국가적인 음악과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의 사례를 중심으로

들어가며

음악은 본질적으로 국가와 국경을 초월한다. 또한 뮤지션들과 음악팬들은 이미 국적을 초월하여 상호 간에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으며 음악 산업 역시 이미 초국가적인 (transntaional)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초국가적인 음악과 음악 산업은 다양한 맥락과 관점으로 해석되곤 한다. Blacking (1996)은 음악은 본질적으로 국가를 초월한 다양한 사회문화적 현상안에서 수용된다고 하였으며, Blume와 Finscher (1994) 역시 음악의 역사, 정의, 분류, 의미는 다양한 담론들 안에서 다각도적인 관점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Wicke (2004)는 음악은 사회적, 문화적, 미학적인 현상들을 구체적으로 반영하는 기능을 가진다고 논하였다. 즉 음악 안에는 이미 다양한 맥락들이 (multiple contexts) 내포되어 있으며 현시대의 사회문화적 환경과도 밀접하게 연관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민자들의 음악: 불평등한 초국가주의 음악 (transntaionalism in inequality)

수년 동안 이민자들의 음악은 일반적으로 사회적 소수자들의 음악으로 간주되곤 하였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과 통신수단의 발달로 인해 이민자들의 음악이 점점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되었고, 음악의 국적과 경계가 점차적으로 허물어지게 되었다. 이러한 인터넷과 통신수단의 발달은 이민자들의 음악 연구와 관련하여 "초국가주의" (transnationalism)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이민자들의 음악 역시 다양한 사회. 문화적 배경 및 지역성 (localities)을 지닌 초국가적인 특성을 지니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이민자들의 음악의 초국가적 성격에도 불구하고 이민자들의 음악은 그들의 애환과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흑인음악에서 파생된 재즈(jazz), 소울(soul), 레게(reggae), 힙합(hip-hop)등을 들 수 있다. 이 장르들은 이미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그 이면에는 흑인들의 노예생활과 관련된 고통스러운 역사와 현재도 진행 중인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투쟁 과정이 반영돼있다. 마찬가지로 브라질의 삼바(samba) 장르 역시 초국가적인 측면과 흑인 노예의 역사 두 가지 측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삼바는 본래 서아프리카에서 브라질로 건너온 흑인 노예들의 음악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즉, 삼바가 서아프리카에서 남아메리카로 전파된 음악이라는 특징과 현재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악 장르라는 것 자체가 이미 국경을 초월한 음악 (transnational music)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우리가 흔히 "삼바"하면 그 유명한 브라질의 카니발을 연상하는 것처럼 삼바는 브라질의 축제 음악뿐만 아니라 브라질의 국가적 정체성을 대표하는 장르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삼바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아프리카 흑인 노예들의 남아메리카로의 반강제적인 이주 과정 (forced migration)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R7GsuqCTnQc 

(Mas que Nada.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삼바 장르의 대표적인 음악)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초국가적인 음악의 또 다른 사례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는 1956년에 처음으로 개최되었으며 현재에도 매년 열리고 있는 유럽 최대의 음악 콘테스트 행사이다. 특히 소비에트 연방체제가 무너진 이후로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는 유럽 지역의 통합과 단결의 모토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각각의 참여자들은 자신의 국가 이미지를 알리기도 한다. 그러나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는 유럽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는 본질적으로 음악이 중심이지만 해가 갈수록 음악보다는 음악 외적인 요소들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오락성을 강조한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들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전 세계에서 방문한 팬들을 위한 다양한 파티와 이벤트라든지 방송매체를 통해서 세계 각국에 방영되는 등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는 점점 국제화되고 있다.  흥미 있는 점은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의 참여자들의 출신 국가가 유럽 국가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에는 이스라엘, 조지아, 모로코, 심지어 호주까지 매우 다양한 국가 출신의 사람들 및 유럽 국가 내의 이민자들이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 참여하였다. 또한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발표된 음악 가사들의 대부분이 영어로 쓰였다는 점이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의 세계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일각에서는 "영어의 권력화"라고 주장하는 측면도 있지만, 영어 가사로 쓰인 노래들은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가 전 세계의 팬들을 사로잡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Sj_9CiNkkn4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의 우승자 ABBA의 Waterloo)

나가며

이민자들의 음악과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모두 초국가적인 음악이면서 동시에 음악 외적인 요소들에 의해 다양한 정체성을 확립해 나갔다. 즉 초국가적인 음악은 사회. 문화적 담론과 연결되며 다양한 맥락 안에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참고문헌: Peres da Silva, Glaucia and Hondros, Konstantin, Music practices across borders: Evaluating space, diversity and exchange,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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