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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um Musica Nov 23. 2021

초국가적인 (transnational) 음악: 두번째

이라크의 기독교 이민자 집단인 Chaldean족의 음악

들어가며: Transit Migration (일시적 이주)과 Diaspora Community

20세기 후반부터 Transit Migration (일시적인 이주)이라는 개념이 새로 생기기 시작하였다. Ögüt (2015)에 따르면, Transit Migration은 Permanant Migration (영구적인 이주)와는 반대되는 개념이며, 이주자들이 다른 국가에 특정한 목표를 가지고 (예: 학업 혹은 직장) 일시적으로 거주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경우 일시적인 이주자들은 타국에서 자신의 목표가 끝나면 본국으로 돌아가든지 아니면 제3국으로 이주한다. 예를들어 이라크의 기독교 집단인 Chaldean족은 이라크를 떠나 터키의 이스탄불로 이주하여 정착을 시도하였으나 터키 정부에서 영주권을 허용하지 않아 제3국인 미국, 호주, 캐나다로 망명 신청을 하였다. 이들은 제3국에 이주한 뒤에도 본국인 이라크와 제3국의 사회. 정치적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다각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였다.  또한 비슷한 예로 1960년대에서 1970년대 사이에 우리나라 간호사들과 광부들이 3년 계약으로 독일에 이주한 사례를 들 수 있다. 이들은 독일에서 3년간의 노동계약이 끝난 후 한국으로 돌아갔거나 미국, 캐나다 같은 제3국으로 재 이주하기도 하였다. (물론 독일에 계속 남아 영주권을 취득한 경우도 많았다.) Ögüt(2015)은 이민자 커뮤니티 (immigrant community)와 다이아스포라 커뮤니티 (diaspora community)의 차이점을 구별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민자 커뮤니티는 주로 이민자들의 출신 국가 (home country)와 실제 거주 국가 (host country) 사이를 중심으로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반면, 다이아스포라 커뮤니티는 두 지역 이상에서 다양한 지역적 네트워크 (multiple regional networks)들이 형성되는 것이다. 즉 다이아스포라 커뮤니티는 Transit Migration에 속하며, 이민자 커뮤니티에 비해 훨씬 다양한 지역의 문화들이 유입되며 동시에 각 지역의 문화들이 혼합되어 새로운 문화가 형성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라크 Chaldean 이주자들의 음악

아까도 언급했듯이 이라크의 Chaldean족은 기독교를 믿기 때문에 특히 기독교 음악을 주로 작곡하고 연주한다. 이들의 기독교 음악은 기본적으로 다이아스포라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국가의 음악적인 특징을 수용하고 있다. 즉 아랍 전통음악인 마캄 (maqam), 터키, 제3국의 음악적 특징이 모두 혼합되어 그들만의 새로운 음악 스타일을 창조해 나가고 있다. 또한 대중음악의 선율 및 터키의 TV시리즈에 나오는 음악을 차용하기도 한다. 특히 이들은 인터넷 매체를 통해 그들의 음악을 공유하고 정기적으로 공연을 열기도 하는 등 그들의 기독교 음악을 전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알리고 있다. 기독교 음악을 통해 Chaldean족은 자신들의 신앙뿐만 아니라 사회적 이슈에 대한 비판 및 이민생활의 애환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Chaldean족 이민자들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정기적인 음악 교육은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전문적인 연주자들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이들의  다이아스포라 커뮤니티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기 때문에 대규모 편성의 음악은 연주되기 어려운 편이다. 한편 Ögüt (2015)은 Chaldean족의 기독교 음악을 연구하기 위해 Chaldean족이 거주하는 여러 지역에서 현장연구를 시도하였다. 서구 지역에서는  Chaldean족의 기독교 음악이 서구 음악 장르들과 혼재되는 특징을 보여주었지만 이스탄불에서 연주된 Chaldean족의 기독교 음악은 아랍지역의 전통음악인 마캄 (maqam)의 특징이 유난히 강하게 나타났다고 한다. 마캄은 아랍국가들 사이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지만 특히 이라크에서 크게 발전하였고 이라크의 대표적인 전통음악 장르라고 볼 수 있다. 다른 아랍국가들의 마캄 음악들이 많이 소실된 반면, 이라크의 마캄 음악들은 아직까지도 온전히 잘 보존되고 있다. 서양음악 체계에 익숙한 Ögüt은 maqam 음악의 특징이 강한 이스탄불에 거주하는 Chaldean족의 기독교 음악을 처음에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회고하며 Chaldean족의 기독교 음악과 같은 다이아스포라 음악적 특징들은 지역에 따라 다채로운 모습으로 구현된다고 논하였다.



나가며

Ögüt(2015)은 이스탄불 지역의 Chaldean족의 기독교 음악이 유난히 maqam음악의 특징을 보여주는 것에 대해 이렇게 분석한다. 서구 지역에 거주하는 Chaldean족 이민자들에 비해 이스탄불에 거주하는 Chaldean족 이민자들은 경제적으로 더 어려운 실정이고 서구 문화와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적은 편이기 때문에 그들의 전통음악인 maqam을 강하게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터키 정부로부터 오랫동안 박해와 차별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전통음악을 통해 그들의 민족적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OrqQKL99eo

이라크의 마캄 음악.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되어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VXFXmkNcYJ4

이라크  이민자 Chaldean족의 기독교 음악


참고문헌: Ögüt, Evrim Hikmet, Transit Migration in Music and Migration Studies,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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