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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um Musica Apr 25. 2024

르네상스 시대의 음악 II

종교 개혁의 시작

 독일, 스위스, 영국을 중심으로 일어났던 종교 개혁은 중세 봉건사회의 붕괴로 인한 교회의 변혁 운동의 일환이었으며, 결과적으로 종교 음악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던 중요한 사건이었다. 종교 개혁의 주도자였던 마틴 루터는 1517년 로마 교황청 면죄부 판매의 부당함을 비롯한 95개 조항의 반박문을 비텐베르크 성당 대문에 붙였으며, 카톨릭교의 부패를 민중들에게 알림으로써 종교 개혁의 토대를 마련하였다. 카톨릭의 중앙 집권화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독일 민중들은 루터를 지지하기 시작했으며, 독일을 기점으로 종교 개혁은 스위스와 영국 등지로 퍼져 나가면서 유럽 사회에 큰 변화를 야기시켰다.


루터교 음악

 루터는 비텐베르크 대학의 신학 교수임과 동시에 음악가이기도 했다. 그는 전례를 민중들의 수준에 맞게 간소화했으며, 코랄 (chorale)이라고 하는 회중들이 쉽게 부를 수 있는 교회음악을 작곡하였다. 기존의 카톨릭 성가의 가사는 라틴어였기 때문에 일반 회중들은 따라 부를 수 없었던것에 반해 코랄은 독일어 가사로 작곡되었기 때문에 일반 회중들도 함께 부를 수 있었으며, 회중들의 예배 참석을 보다 능동적으로 만들었다. 한편 코랄의 수요가 많아지면서 콘트라팍툼 (contrafactum)이라는 형태로 많은 코랄이 작곡되기 시작하였다. 콘트라팍툼은 기존의 그레고리오 성가, 세속 노래, 혹은 구전되는 민요의 선율에 새로운 가사를 입힌 노래를 의미한다. 한편 코랄은 다성부 합창곡으로 불려지기도 하였는데 코랄 정선율 (cantus firmus)이 테노르 성부에 배치되고 나머지 성부에서 코랄 정선율이 자유롭게 변형 혹은 각색되기도 하였으며, 반대로 코랄 정선율이 최상 성부인 소프라노에 배치되고 나머지 성부들은 화음을 채워주기도 하였으며, 모든 성부에서 코랄 정선율이 서로 유기적으로 모방되기도 하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8XUYZoguhEQ

마틴 루터 <내 주는 강한 성이요>


영국 성공회의 음악

 영국의 종교 개혁은 헨리 8세에 의해 주도되었으며, 교황과 로마에 대한 국민적 반감에서 종교 개혁이 시작되었다. 헨리 8세는 영국 국교회의 수장이 된 이후로 수도원을 폐쇄하고 전례의식에서 라틴어 대신에 영어를 사용하였다. 헨리 8세 이후 에드워드 6세 역시 전례 의식을 개혁하였는데 그는 성가대와 오르간의 폐지 및 영어 가사 노래의 확산 등을 추진하였다. 한편 영국 성공회의 음악은 대표적으로 '서비스'와 '앤섬' 이 있으며 서비스는 크게 대서비스 (great service) 소서비스 (short service)로 구분할 수 있다. 대서비스는 다성부 모방기법과 멜리스마 양식이 특징적임에 반해 소서비스는 단성부 (homophony)적이며 화음 중심적이다. 앤섬 역시 완전 앤섬 (full anthem)운문 앤섬 (verse anthem)으로 나눌 수 있는데, 완전 앤섬은 전체 성부가 대위법적으로 노래하는 합창 양식이며, 운문 앤섬은 독창부와 합창부가 서로 교대되는 양식이다.


반종교 개혁

종교 개혁으로 인하여 가톨릭 교회는 내부적으로 자정 운동을 하기 시작하였는데 이를 반종교 개혁이라고 한다. 반종교 개혁은 트리엔트 공의회에 이해 주도되었는데, 트리엔트 공의회에서는 기존의 가톨릭 교회에 잔존해 있던 악습들과 부패들을 쇄신할 방안들을 마련하였고 시대적 요구에 맞는 이념들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가톨릭 음악에 대한 개혁의 움직임도 있었는데 무분별한 세속 선율의 사용, 가사 전달이 불분명하고 지나치게 복잡한 다성 음악, 성가대원들의 경건하지 못한 태도 등이 지적되었다.


팔레스트리나, 라소


 팔레스트리나는 반종교 개혁의 대표적인 작곡가이며 무려 900여곡에 가까운 작품들을 남겼다. 그는 대부분 교회 음악을 작곡하였으며, 그의 미사곡들은 오랫동안 모범적인 교회음악으로 간주되기도 하였다. 또한 그는 르네상스 시대에 유행했던 음악 양식들을 매우 다채롭게 사용했는데, 예를 들어 모테트, 마드리갈, 샹송 스타일등을 그의 미사곡에 적극적으로 인용하기도 하였다. 팔레스트리나의 음악의 중요한 특징들은 음정의 큰 도약들을 절제한 부드러운 선율의 선호, 불협화음의 적절한 사용, 세심한 가사, 조성적인 성격 등을 들 수 있다.


 

라소는 르네상스 말기에 활약한 작곡가이며, 팔레스트리나와는 달리 급진적이고 진보적인 화성 진행을 과감히 사용하였으며 국제적 양식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였다. 즉 플랑드르 악파의 전통적인 모방 대위법, 이탈리아 마드리갈의 불협화적 화성과 복합창 (polychoral) 양식, 독일 음악의 진지함 등을 복합적으로 그의 음악에서 적절히 활용하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3n8XdKkrqgo

팔레스트리나 <Missa Papae Marcelli>


이탈리아의 세속음악: 프로톨라와 마드리갈

 프로톨라(frottola)는 15세기 말부터 16세기 초반까지 이탈리아 북부지방을 중심으로 유행했던 이탈리아의 세속 노래를 지칭하며, 귀족들의 궁정 사교 모임을 위해 작곡되었다. 일반적으로 4성부 편성이 대부분이며, 유절 형식이며 단순한 리듬과 선율이 특징적이다. 주선율은 최상 성부에 있으며, 나머지 성부들은 류트나 리라 같은 악기로 연주되기도 하였다.


 마드리갈 (madrigal)은 르네상스 시대의 가장 중요한 음악 양식중에 하나이며 궁정 모임이나 학술 모임등에서 활발하게 불려졌던 세속 노래이다. 마드리갈의 가사는 그 당시 이탈리아에서 크게 유행하던 시들을 인용하였으며, 작곡가들은 가사의 미적 요소들을 최대한 표현하려고 노력하였다.


 초기 마드리갈은 4성부였으며 상성부에 주선율이 나타나는 호모포니적 음악이었다. 또한 가사의 의미를 선율에서 최대한 살렸는데 예를 들어 '죽음'이라는 단어를 표현하기 위해 어두운 분위기에 반음계적 선율이 등장하기도 하였다.


 중기의 마드리갈은 성부가 확대되어 5성부와 6성부가 대부분이었으며, 음악 형식과 가사 형식의 일치, 시의 의미에 적합한 화성과 선율 등이 중요한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중기 마드리갈의 대표적인 작곡가로는 빌라르트와 로레가 있으며 이들은 새롭고 진보적인 화성진행을 선보임과 동시에 섬세한 가사와 선율의 표현, 성부간의 대조 혹은 유기적인 모방 기법등을 통해 이탈리아의 마드리갈을 음악적으로 더욱 발전시켰다.


 후기 마드리갈은 중기의 마드리갈의 음악 어법을 더욱 진보시켰다. 특히 후기의 마드리갈은 기존의 아마추어 궁정 사교 음악에서 연주자들을 위한 예술성 높은 전문적인 음악 장르로 발전하였으며, 더욱더 과감하고 불협화적인 화성법을 사용함과 동시에 가사의 의미를 음악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구현하였다. 후기 마드리갈의 대표적인 작곡가로는 제수알도와 몬테베르디가 있는데 제수알도는 불협화음과 변화가 잦은 리듬을 통하여 가사의 표현을 다채롭게 하였고 특히 음악적 대조 기법을 즐겨 사용하였다. (반음계 선율과 온음계 선율, 불협화음과 협화음, 단성부적 패시지와 다성부적 패시지 등) 한편 몬테베르디는 마드리갈 음악을 통해서 르네상스 후기에서 바로크 초기로 넘어가는 음악적 교두보를 마련하였다. 그의 마드리갈은 해결되지 않은 불협화음, 즉흥적 장식음, 확대된 성부의 음역 등이 중요한 특징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6dVPu71D8VI

제수알도 <Moro lasso, al mio duolo>


프랑스의 샹송

프랑스의 샹송은 16세기 파리를 중심으로 유행하였으며 다양한 시의 주제를 가사로 사용하였다. 대부분 단순한 4성부의 호모포니 양식이며, 후렴구의 반복 및 서정적인 선율등이 특징적이다.


독일의 마이스터리트

독일의 마이스터리트는 대부분 기보된 것보다는 구전된 형식이 많으며, 무반주로 연주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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