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um Musica Jul 31. 2024

놀 줄 아는 B급 강남오빠 싸이와 이희문의 <나팔바지>

경기민요 소리꾼 이희문은 <나팔바지>를 어떻게 재해석 했을까?


I. 들어가며


2021년 5월 29일 방송된 KBS2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10주년 특집 싸이 편 2부에서 ‘국악계의 이단아’로 불리는 경기민요 소리꾼 이희문은 싸이의 <나팔바지>를 불러 우승을 차지했다. 이희문이 선보였던 <나팔바지>는 국악적인 요소와 브라스 밴드의 화려한 퍼포먼스를 절묘하게 조합시켜 원곡 버전을 파격적으로 재해석함으로써 <나팔바지>의 원작자인 싸이 뿐만 아니라 청중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불러일으켰으며 동료 가수들 역시 이희문의 <나팔바지>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이희문은 공연 시작 전 인터뷰에서 싸이의 <나팔바지>에 대한 진심 어린 애착을 보였는데, “생긴대로 사는거야”와 “우습진 않지만 웃기지도 않지”라는 가사에 깊은 공감을 표현하면서 “자신의 무대를 통해 다른 사람들을 응원하고 위로 하고 싶다”라고 언급하였다. 또한 그는 “자신과 싸이가 살아왔던 삶의 모습이 비슷한 것 같다”면서 자신의 인생과 싸이의 인생을 동일시하기도 했다.


이희문의 말처럼 싸이와 이희문이 걸어왔던 삶의 여정은 비슷한 부분이 많다. 그렇다면 싸이와 이희문은 뮤지션으로서 어떻게 비슷한 인생 여정을 보냈을까?


II. 싸이의 인생 vs. 이희문의 인생


 앞서 언급했듯이 싸이와 이희문은 비교적 비슷한 인생을 살아왔다. 둘 다 강남 8 학군 지역에서 어린시절 및 학창시절을 보냈으며 70년대 중. 후반 (싸이는 1977년생이며 이희문은 1976년생이다.)에 태어났다. 또한 이들은 20대 시절에 도피 유학을 갔던 경험이 있다. 싸이는 20대 초반 미국 보스턴 대학 경영학과를 중퇴한 후에 버클리 음대로, 이희문은 군대를 제대한 후에 일본 도쿄에 위치한 토호가쿠엔 전문학교에 진학하여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왔지만, 이들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중도에 한국에 귀국해야 했다. 그러나 이들의 음악을 향한 열정만은 누구보다 뜨거웠었고, 소싯적에 클럽과 유흥 문화에 심취했었다고 회고한다. 이들은 20대 초반에 진로 문제를 놓고 시행착오와 방황의 시간을 보낸 후에 20대 중.후반이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음악인으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하였다. 음악인으로서의 싸이와 이희문은 기존의 음악인들과는 차별화되고 독특한 컨셉을 추구하였다. 잘생기고 예쁜 비주얼 보다는 보다 독특한 의상과 안무, 도발적이면서 기존의 사회.문화적 고정관념에 맞선 저항적인 성격을 가진 노래 가사를 통해 본인들이 지향하고자 하는 음악 세계를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음악을 ‘B급’ 혹은 ‘키치’(Kitsch) 음악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하지만, 그 이면에는 대중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음악을 보다 친숙하고 재치있는 음악으로 인식하게 하기 위한 치밀하면서도 전략적인 의도가 담겨져 있으며, 음악 및 퍼포먼스의 완성도에 있어서 누구보다 완벽함과 세심함을 추구하는 뮤지션들이다. 또한 강남 출신인 이들은 자신이 성장했던 ‘강남’을 소재로 자전적이면서 익살맞고 풍자적인 성격의 노래를 발표하였는데, 싸이는 2012년 <강남 스타일> 로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었고, 이희문은 자신의 유년시절 및 사춘기 시절의 스토리를 소재로 담은 ‘강남 오아시스’와 ‘강남 무지개’ 앨범을 통해 강남8학군 출신이었던 자신의 개인적인 서사를 담담하게 풀어나 갔다. 재미있게도 싸이와 이희문의 음악은 해외 시장 진출보다는 국내 시장을 타깃으로 발매되었지만, 오히려 이들의 음악은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예상치 못한 큰 인기를 끌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다수의 해외 공연에 초청받음과 동시에 해외 팬덤을 구축할 수 있었다.


 여러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은 싸이와 이희문의 인생에서도 ‘아버지’는 이들의 음악 세계를 펼쳐나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싸이의 아버지는 원래 싸이가 음악을 하는 것을 반대했었고, 이로 인해 싸이는 아버지께 진정으로 인정받는 음악을 하고 싶은 열망이 강했다. 이러한 마음을 담은 곡이 싸이의 <아버지>인데, 싸이의 아버지는 이 곡을 듣고 싸이가 음악 활동을 하는 것을 응원해주고 지지해 주셨다고 한다. 즉 ‘아버지’라는 존재는 싸이에게 있어서 ‘음악인’으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인정받기 위한 중요한 원동력이라고 볼 수 있다. 싸이의 아버지와는 달리 이희문의 아버지는 이희문의 인생에 있어 결핍의 요소였다. 재일교포 출신인 이희문의 아버지는 어린 시절 일본에서 사업을 한다는 이유로 가정생활에 충실하지 못하였고, 이희문은 어린 시절 아버지와 보내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그의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뜨는 바람에 이희문은 아버지의 부재를 오랜 시간 겪어야만 했다. 이러한 아버지의 부재는 이희문의 음악에서 그리움으로, 때로는 풍자섞인 원망의 모습으로 반영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싸이와 이희문 둘 다 자신들이 성장했던 ‘강남’을 소재로 앨범을 발표했다. 그러나 ‘강남’을 바라보는 둘의 시선은 사뭇 다르다. 싸이에게 있어 ‘강남’ 은 그의 6집 앨범 타이틀곡 <강남 스타일>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물질적으로 풍족하고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자아상을 구현하고 매력적인 여성상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곳이며 유흥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환락의 공간이기도 하다. 반면 이희문의 음악에서 나타나는 ‘강남’의 모습은 보다 개인의 서사를 내밀하게 반영하고 있다. 즉 이희문에게 있어 ‘강남’은 외부적으로는 88올림픽과 아파트 개발로 인해 새로 발전하고 있는 공간이었지만, 이희문의 관점에서는 어린 시절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와 일이 너무 많아 바빴던 어머니의 부재를 오랜시간 경험했던 외로움의 공간이었다. 또한 그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자신이 누구인지, 또 무엇을 원하는지 성찰했던 곳이며 민해경과 마이클 잭슨에 대한 팬심을 가지면서 가수로서의 꿈을 키웠던 공간이기도 하다.


III. 싸이의 <나팔바지> vs. 이희문의 <나팔바지>


 2015년 발매된 싸이의 7집 앨범 ‘칠집싸이다’의 타이틀곡인 <나팔바지>는 1970-1980년대의 복고 의상과 댄스 스타일을 재현하였으며 해외 시장보다는 내수 시장을 타깃으로 발표하였지만, 외국인들에게도 많은 호평을 받은 곡이다. <나팔바지>의 가사를 살펴보면 싸이가 기존 그의 음악에서도 추구해왔던 성격과 유사하다. 즉 놀기 좋아하고 유흥에 관심이 많고 허세 가득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싸이의 모습을 <나팔바지>의 가사에서 재치있게 반영하고 있다. 이희문 역시 싸이의 <나팔바지>에 나타나는 ‘B급스러운’ 성격에 매료되었다면서 자신이 추구하고 있는 음악적 색깔과 일맥상통 하였다고 언급하였다. 싸이와 이희문 둘 다 얼핏보면 가요계에서 남들과는 다른 비주류를 지향하는 뮤지션이지만 자신들의 고유한 정체성은 반드시 지키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즉 <나팔바지>는 싸이와 이희문의 지난날의 (유흥 문화를 좋아했던) 삶의 모습과 현재 지향하고 있는 (비주류 이면서 이단아 같은) 음악적 정체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싸이의 <나팔바지>와 이희문의 <나팔바지>는 분명 차이가 있어 보인다. 우선 의상 및 스타일을 살펴보면 싸이는 그의 지난 앨범 타이틀곡 <강남 스타일> 에서 보여주었던 스타일과 마찬가지로 전형적인 이른바 ‘상남자’ 스타일을 지향하고 있다. 즉 그는 2:8 가르마의 깔끔하게 정돈된 포마드 머리에 검은 썬글라스, 화려한 색상의 각잡힌 수트 등을 통해 남성성을 최대한 강조할 수 있는 스타일을 보여주었다. 반면에 이희문의 <나팔바지>의 의상 스타일을 살펴보면 남성성과 여성성의 경계를 넘은, 이른바 젠더적인 측면에서 ‘탈 경계성’을 추구하고 있다. 형광색의 단발 머리 가발, 가발 색과 동일한 색의 매니큐어, 하이힐을 통해 이희문 자신의 무의식 속에 내재된 여성성을 구현하고 있다. 이러한 이희문이 지향하고 있는 탈 젠더적 의상 스타일은 그의 어린 시절 성장배경과 연관이 있다. 이희문은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 바쁜 어머니의 부재로 인해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컸다고 언급했으며 이로 인해 생긴 내면의 공허함을 어머니의 옷을 입어본다든지 어머니의 화장품을 몰래 발라보는 행동을 함으로써 채워나갔다고 했다. 이러한 그의 어린 시절 경험이 그가 추구하고 있는 의상 스타일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 것이다.


의상 스타일 뿐만 아니라 백업댄서들의 퍼포먼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싸이의 <나팔바지>에 등장하는 백업댄서들은 비교적 통일된 안무, 소위 말하는 칼군무식 춤을 추고 있으며 싸이와 마찬가지로 각잡히고 절제된 스타일의 수트를 입고 있다. 싸이의 <나팔바지>에 등장하는 백업댄서들의 동일하고 절제된 춤과 각잡힌 수트는 퍼포먼스적인 측면에서 유기적인 통일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이는 1970-1980년대의 복고 및 레트로 컨셉을 비교적 유사하게 재현하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전체주의와 집단성을 강조한 1970-1980년대의 사회.문화적 분위기를 풍자적으로 암시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반면에 이희문의 <나팔바지>에 등장 한 백업댄서들과 코러스 가수들은 모두 다른 스타일의 의상을 입고 비교적 자유롭게 춤을 춤으로써 통일성보다는 다양성과 개인주의적인 모습을 내포하고 있다. 즉 이희문의 <나팔바지>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의상과 춤, 그리고 이질적인 퍼포먼스의 요소들은 이전 시대에 비해 다양성과 개성을 존중하는 현재 2020년대의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IV. 상호텍스트성 ( Intertextuality) 및 포스트모더니즘(Post  Modernism) 적 측면에서 보는 이희문의 <나팔바지>


창작론적 의미에서의 상호텍스트성은 기존의 작품을 수용하되 다른 시각으로 비틀거나 돌려 말하는 방법을 통해 기존의 작품으로부터 새롭게 재해석된 작품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인용, 모방, 패러디, 특정한 문구의 반복 및 강조 등의 표현을 통하여 기존의 작품을 수용 혹은 변형함으로써 새로운 작품을 창조하는 것이다. 또한 사회학적인 의미에서의 상호텍스트성은 개인 혹은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서 공유 하는 상호 영향력 및 의존성을 지칭한다. 상호텍스트적인 맥락에서 개인과 사회 뿐 만 아니라 모든 예술 작품은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서로 영향을 긴밀하게 주고 받으며, 공시적이면서 동시에 통시적인 수용관계를 가진다.


이희문의 <나팔바지>를 살펴보면 상호텍스트적인 성격들이 보인다. 우선 이희문의 <나팔바지>의 변형된 후렴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싸이의 <나팔바 지> 후렴구에서 ‘나팔’이라는 단어를 반복하고 있는 반면 이희문의 <나팔바지>에 서는 ‘에헤라디야’라는 추임새가 계속 반복된다. ‘에헤라디야’는 국악에서 자주 등장하는 흥을 돋구는 추임새인데 이희문의 <나팔바지>에서 ‘에헤라디야’ 추임새의 반복을 통해 경기민요 소리꾼이라는 이희문의 음악적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음과 동시에 무대의 흥겨운 분위기를 살리고자 하는 의도를 유추해 볼 수 있다. ‘에헤라디야’ 의 반복 및 강조 이외에도 이희문은 <나팔바지>의 가사 부분중 ‘나팔바지를 입고서’를 ‘하이힐을 신고서’라고 바꾸어 불렀는데, 이를 통해 그는 평소에도 무대에 오를때마다 하이힐을 즐겨 신었던 본인의 취향을 강조하였다고 볼 수 있다. 즉 이희문 의 <나팔바지>는 상호텍스트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기존 텍스트 중 특정 부분의 강조 및 변형의 방법을 통해 이희문 자신의 개인적인 정체성을 (경기민요 소리꾼이면서 무대에서 하이힐을 즐겨신는) 한층 부각시켰다.


이렇게 이희문의 <나팔바지>는 이희문 개인의 정체성과 서사에 집중하는 듯 하더니 갑자기 모든 악기 반주가 멈추고 이희문의 독백이 시작된다. 이희문은 원작자인 싸이에게 “싸이 씨, 싸이 씨 노래 너무 힘드네요” 하면서 싸이와 청중들의 웃음을 유발한 뒤 경기민요 한 소절을 짧게 부르고 “싸이 씨, 지난 20년동안 어떻게 살았수?” 라며 싸이에게 질문을 던진다. 싸이는 웃으면서 씩씩한 목소리로 “격하게 살았습니다!” 라고 재치있게 응수하였고 이희문 역시 싸이의 대답에 ‘격하게’ 공감하며 “옳지 그렇지. 우리 모두 생긴대로 살아가세.” 라며 싸이 못지않게 유쾌하게 대답하였다. 이러한 이희문과 싸이의 즉흥적이고 재치있는 주거니 받거니 식의 대화를 통해 원작자인 싸이와 편곡자인 이희문, 그리고 청중들 사이의 긴밀한 상호작용과 심리적인 유대감이 형성되었다.


또한 이희문의 <나팔바지>에서는 포스트 모더니즘적인 특징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음악적인 측면에서의 포스트 모더니즘은 과거의 역사적.사회적.문화적 요소들을 음악 작품 안에서 다양하게 인용하고 활용하며, 이러한 요소들을 콜라주 기법으로 엮어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포스트 모더니즘은 예술 음악과 저급 음악 사이의 경계를 탈피하고 거부하며 개방성과 실험적인 성격을 추구한다. 즉 이는 음악 작품 안 에서의 다양한 장르 및 양식을 아우르는 다원성을 지향하는 한편 유기적인 통일성 과 획일성은 지양한다고 볼 수 있다. 이희문의 <나팔바지>에서는 얼핏 이질적으로 보일 수 있는 국악의 요소와 하우스 음악 ( House music)의 요소가 공존한다. 도입 부분에서 코러스 역할을 맡은 소 리꾼 정은혜의 독창 부분이 끝난 후 이희문은 경기 민요 창법을 사용하여 마치 진양조를 연상시키는 느린 템포로 “세상이 나를 뭐라 판단해도 그냥 사는 거야 생긴 대로. 하이힐을 요렇게 신고서. 짝다리를 짚고서. 건들건들 거리면서 달려가 보는거야. 에헤라디여” 의 기존 가사 부분을 살짝 변형하여 구성지게 부른다. 정은혜와 이희문의 경기민요 스타일의 도입부가 끝난 후 경쾌한 브라스 밴드의 연주가 시작되면서 느린 템포에서 빠른 템포의 하우스 댄스 장르로 전환된다. 하지만 빠른 템포의 댄스 부분에서 정은혜의 ‘에헤라디야’의 반복되는 추임새가 지속적으로 등장하며 중간에 빠른 템포 부분에서 그루브한 펑키 스타일의 리듬의 미디움 템포로 전환된다. 경기 민요, 하우스 음악, 펑키의 공존 및 병치 (juxtaposition) 를 통해 이희문의 <나팔바지>는 음악 장르적인 측면에서 보다 실험성과 다원성을 추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음악 장르와 마찬가지로 이희문의 <나팔바지>는 의상 영역에서 도 전통적 관습의 경계를 탈피하고자 하였다. 예를 들어, 코러스 역할로 등장하는 정은혜는 우리 전통 모자인 갓을 쓰고 등장한다. 원래 갓은 조선 시대 남자 중인 이상의 계층이 쓰던 모자였는데 여성 소리꾼인 정은혜의 갓 착용은 탈 규범적. 탈 젠더적 성격을 암시하고 있다. 또한 정은혜는 전통적인 경기 민요 창법과 록 (rock)음악을 연상시키는 샤우팅 (shouting) 창법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등 퍼포먼스적인 측면에서도 다양한 음악 장르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수용한다. 이처럼 이희문의 <나팔바지>는 음악 장르, 템포, 의상 및 퍼포먼스의 다양한 영역에서 획일적인 통일성을 거부하며 비동일성의 미학을 추구하고 이질적으로 보일 수 있는 요소들의 콜라주 혹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층위를 실험적으로 포용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말 할 수 있다.


V. 나가며


 지금까지 싸이의 <나팔바지>와 이희문의 <나팔바지>를 비교해 보면서 싸이와 이희문의 지난날의 삶의 모습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알아보았고 <나팔바지>에서 이들이 추구하고 있는 음악 및 퍼포먼스의 특징들과 더 나아가 이희문의 <나팔바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상호 텍스트성과 포스트 모더니즘의 측면들에 대해 살펴 보았다. 여러 가지 면에서 비슷한 점들이 많은 듯 하면서 뮤지션으로서의 본인들만의 색깔을 독특하게 추구하고 있는 싸이와 이희문이 <나팔바지>에서 다양한 음악적인 개성과 실험성을 구현했던 것처럼 이들의 앞으로의 음악 활동이 더욱 기대된다. 좀 놀 줄 아는, 소위 ‘B급 강남 오빠’들이 <나팔바지>의 가사이자 모토인 “세상이 나를 뭐라 판단해도 그냥 생긴대로 사는거야”의 마인드를 잊지 않으면서 살기를 바래본다.


https://www.youtube.com/watch?v=R-oUheTJC1Y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편곡으로 화제가 되었던 이희문의 <나팔바지>
매거진의 이전글 장신대 직업 탐색 강연 <음악학자로서의 삶>을 마치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