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간의 악몽...

악몽 같은 일주일...

by Jihyun

June 03, 2023


악몽 같았다... 지옥과도 같았다. 길고도 길었던 일주일... 일주일이 일 년, 아니 십 년같이 느껴졌다. 중재인을 끼고 전 남편과 대체 몇 번의 미팅을 했는지 모른다. 그 후로 몇 번이나 더 딸아이의 반에서 그를 마주쳤는지 모른다. 이제는 정말 익숙해질 만도 한데 시간이 약이라는 말은 아무래도 나한테는 듣지 않는 말인 것 같다. 몸은 또 갑자기 왜 이러는 건지. 30도로 확 더워졌다 10도로 쌀쌀해졌다 하는 변덕스러운 뉴욕 날씨 때문인지 몸살이 걸린 것처럼 몸이 으슬으슬하다.


그러던 저번주 금요일, 오랜만에 아는 지인과 저녁을 먹게 되었고 우연히 다른 테이블과 합석을 하게 되었다. 합석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나는 왠지 모를 찜찜한 기분과 무거운 마음으로 그 저녁을 보냈다. 내가 나를 잘 모른다는 것을 그날 다시 한번 뼈저리게 알게 된 날이었다. 나는 이런 사람. 그러니까 단호하게 이런 게 싫으면 싫다는 것을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이게 나만의 기준이라는 것에 대한 확신이 있는... 그래서 아닐 때에는 "아니요."라고 쉽게 딱 잘라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어려워하는 나에게는 우연히 합석으로 이어진 모임이 당연 불편했을 텐데 왜 나는 계속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일까? 그게 과연 같이 있었던 사람에 대한 친절함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누구의 탓을 할 필요도 없다. 다 나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시 생각해 봐도 그날 나의 모습이 싫고 나 자신에게 떳떳하지 못하지 못했던 내가 또 싫어진다.


금요일의 후유증을 뒤로하고 며칠 뒤 변호사에게서 이메일이 왔다. ' 다소 민감한 내용일 수 있으니 되도록 조용한 곳에서 혼자 읽었으면 좋겠어. ' 전 남편의 변호사에게서 온 이메일이었다. 첨부 파일을 열자마자 500장의 장대한 서류가 분출되었고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곳에는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거짓말이라는 거짓말은 다 끄집어내서 억지로 조각조각 붙여놓은 스크랩들이 있었다. 그곳에서 나는 폭행자였으며, 변태 같은 취미를 가지고 동성애자들과 어울리는 여자, 부도덕한 불법 행위로 학비를 벌고 있었던 유학생이었으며, 어린 딸을 나의 정신병 (?)으로 인해 방관하는 파렴치한 엄마였다. 아무리, 그가 양육권과 친권 둘 다를 지독히 (?) 원한다고는 해도, 이렇게 없던 일을 사실인 것처럼 만들어서 정상적으로 사는 사람을 모독하고 정신병자로 몰고 가는 행위는 타당하지 않았다. 아니, 솔직히 참을 수 없을 만큼 화가 났다. 어떻게 지난 8년 간의 자신의 부재를 자신이 주 양육자라는 거짓말로 덮고 이렇게 뻔뻔하게 나를 정신병자로 몰아갈 수 있을까... 그는 진짜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배려심 조차도 없는 것 같다. 아니, 사실 배려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이왕 엎질러진 물이라면, 공정 당당하게는 싸워야 할 것이 아닌가.


힘들 때에는 모든 일들이 한꺼번에 밀려온다고 누가 하지 않았던가... 이 긴 긴 한 주가 나에게는 그런 주였다. 힘듦에 취해 마비가 된 상태로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이 그냥 훅 지나가버린, 너무 생각을 많이 해서 머리가 터질 것만 같은, 나 자신이 너무 싫어져 마주 보고 싶지도 않았던, 으슬으슬했던 악몽의 한 주... 나는 안다. 이미 내게 벌어진 일들은 내 능력 밖의 일이지만, 앞으로의 나의 삶에 대한 태도와 자세, 그리고 나의 사고방식은 언제든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내가 떳떳하지 못했으면 그게 정 싫었다면 바뀌면 될 것이 아닌가. 부정적인 인간관계가 싫다면 끊어내면 될 것이 아닌가. 타인이 나를 헐뜯고 비방하는 한 마디 한 마디가 상처가 된다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연습을 하면 될 것이 아닌가. 오늘도 그렇게 다짐을 해 보지만, 조금 더 나은 나를 꿈꾸어 보지만, 아직도 이 아픈 마음을 먼저 어루만져주는 따뜻함이 내게는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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