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시간

을 정말 갖고 싶으세요?!

by Jihyun

Sept 25, 2023


"혼자만의 시간을 정말 갖고 싶으세요?!" 누군가 내게 물었다. 이혼 소송을 하고 어언 1년이 다 되어가는 요즘. 혼자 있는 시간이 이제 어느 정도 적응이 될 만도 한데 갑자기 예고 없이 찾아오는 고독을 견디지 못하고 나는 또 고민의 기로에 놓여있다. "너도 이제 누구를 좀 만나봐. 너도 충분히 행복해질 자격이 있어." 다른 누군가는 또 이렇게 말을 건넨다. ‘내가 지금 누구를 만난 다고? 난 과연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일까?‘ 가끔, 이제 다시 누군가를 살짝 만나보고도 싶다가도 홀로서기가 시급한 상황이기에 선뜻 그 길을 택하지 못하고 또 망설이게 된다.


“진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으세요?" "네..."라고 대답은 했지만 정말일까? 내가 나 자신에게 손을 얹고 다시 물어본다면 대답은 이내 바뀔지도 모른다. 그렇다. 나는 외로움을 엄청 많이 타는 사람이다. 연애를 할 때에도 결혼을 하고서도 그리고, 이혼을 결심하고 나서도 늘 외롭다. 그리고, 정말 숨 막히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누군가와 연애를 하더라고 나는 구속하고 또 구속받고 싶고 뭐든 둘 이 같이 하고 싶고 그런 것으로 인해 내가 사랑받고 있다고 느낀다. 하지만, 그것이 전혀 건강하지 않은 관계라는 것, 그리고 또한 지속되기 어려운 관계라는 것을 뒤늦게 상담을 통해서 배웠다. 내가 만약 다시 연애를 시작한다면, 지금까지 해 온 연애가 아닌 정말 건강한 연애를 하려면, 우선 나를 먼저 들여다보고 나부터 먼저 개선하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함은 분명하다.


최근에 내가 관심을 느낀 사람이 있지만 (솔직히 나에게도 아직 연애세포가 살아있다는 사실에 놀랍기도 하지만), 나의 이 솔직한 그린라이트에 그는 늘 보이지 않는 선을 긋는다. '우리가 이만큼 친해졌으면...'이라고 내가 느껴도 '우리 사이를 복잡하게 하지 말자.'라는 말로 아주 정중하게 예의 바르게 선을 긋는다. 나는 우리가 같은 이혼의 아픔을 경험한 사이로서 서로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고 느꼈다. 그와 있으면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냥 편안했다. 그는 늘 나를 웃게 했고 아직도 내가 이 세상에서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 유일한 사람이었다. 늘 토닥토닥 곁에서 따뜻한 조언을 해 주는 좋은 사람이지만, 성격이 급하고 직진녀인 나는 또 그를 내가 만드는 관계에 묶어두려고 한다. 처음에는 그동안 대인 (?) 남자들에게 받은 상처 때문에 이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를 알아내려 했고, 그다음에 우리의 감정이 쌍방이라는 확신을 관계 정립을 통해 느끼고 바로 안정을 찾고 싶어 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네가 지금 이혼이 마무리된 상태도 아니고 자꾸 그가 너에게 관심이 있는지 진심으로 너를 좋아하는지 그를 그 안에 묶어두려고 하면 그는 당연히 부담스러워 할 수밖에 없다고. 맞는 말이긴 하다. 그의 입장에서는 내가 아직 준비가 안 되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나는 그와 다르게 우선 이혼이라는 나의 앞에 닥친 가장 큰 문제를 종료시켜야 하고, 홀로서기도 해야 하며, 아이도 잘 키워야 하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은 사람이다. 내가 단지 지금 힘들다는 이유만으로, 심적으로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람한테 올인하는 것은 옳지 않다. 충분히 복잡하고도 어려운 내 상황을 편안히 옆에서 이해해 주려는 사람에게 나는 자꾸 그놈의 관계 정립을 하려 한다. 하지만, 서로를 위해주고 좋아하는 감정이 존재한다면 그 따위 관계 정립이 뭐가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 이렇게 하면 좋은 관계도 정말 오래 못 간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 나는 그의 나에 대한 마음이 진심인 건지 그 마음을 확인받고 싶어 한다. 그로 인해, 우리 사이가 달라지는 것은 무엇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그것은 분명 내 불안에서 오는 두려움인 것 같다. 내가 온전치 못하기에 그로 인한 두려움으로 인해 나는 나를 포함한 여러 사람을 부담스럽게 만들고 있다.


혼자 있어야 할 것 같다. 지금은 혼자 있으면서 나에 대해 많이 생각을 해야 하고 내가 누군지 알아가는 과정이 더욱더 필요하다. 비록 그것이 두려움과 엄청난 외로움을 동반할지라도 나에게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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