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란 무엇일까...

그리고 나라는 사람은 대체 누구인가…?!

by Jihyun

Sept 28, 2023


연애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 아니지만 서로에게 관심이 있어서 두 달 전부터 연락을 하고 있는 상대가 있다 (앞서 발행한 두 글 참고). 이혼이라는 타이틀 아래 별의별 과정을 다 겪으며 '이런 청천벽력 같은 상황에서도 좋은 일이 있을 수가 있구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내가 가진 인복에 감사하며 다시 한번 내 삶을 돌아보고 있는 요즘이다.


나는 아직도 불완전하며 미성숙하다. 사실 몸만 쑥 자라서 어른인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도 부족한 것이 아주 많은 어른 아이이다. 이혼의 아픔을 겪으며 그 사실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고 아직도 한창 성장해야만 한다는 나만의 집념 (?) 또한 생겼다. 최근에 다시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연애는 내가 누구인지 나 자신을 알게 해 준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사람이 다가오면 다 만났고 (오는 사람 막지 않는 스타일), 그냥 같이 있을 때 신나고 즐거웠으면 되었는데 지금 나의 상황은 그렇지가 못하다. 이제 나는 곧 돌싱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될 것이고 나에게는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랑스러운 9살짜리 아이도 있다.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연애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다. 이제는 정말 아무나 만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 연애를 통해 나를 알게 되면서 나의 연애 스타일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는 것. 나는 외로움을 극심하게 느끼는 사람이고, 늘 누구랑 같이 있기를 원한다. 사귀는 사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게 맞지 않으면 상대는 분명 숨이 막힐 것이고, 상대가 구속당하는 것 같아 나를 곧 떠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늘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난 항상 너무 솔직하다. 거침없이 내 감정을 말하고 표현한다. 그게 좋게 보일 수도 있지만, 사람에 따라 그리고 때에 따라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얼마 전에 텔레비전을 보는데 누군가가 이렇게 말을 하더라... 감정 표현이 솔직한 게 누군가에게는 무례하게 들릴 수도 있는 거라고... 솔직하게 내가 원하는 것, 그리고 원하지 않는 것을 분명하게 표현하는 것은 좋지만, 절대 무례해지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내 의도와는 상관없이 무례한 방향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없지 않아 있다. 예를 들면, 상대의 호의를 의심하거나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지 않고 내 나름대로 안 좋게 해석해서 솔직하다고 생각해 내뱉은 말들... 이러한 것들이 때로는 상대에게 상처로 다가올 수도 있다.


지금 연락하는 상대는 5주 만에 한 번 보고, 그리고 그다음 주에 한 번 더 보았으니 지금까지 총 만난 횟수가 내 손에 꼽힐 정도이다. 그 사람이 자기 일을 하느라 바쁘고 코비드에 걸려 회복하는 것을 반복하는 게 그의 탓도 아닌데 나는 서운하다. 왜 그가 미리 나와 같이 보낼 시간을 빼 두지 않는 건지.. ‘나는 미리 약속을 잡아두는 스타일‘이라는 말을 한마디 했다가 저번주에 우리 둘 사이에는 3일 동안이나 정적이 오갔다. 오늘은 문자를 하다가 또 나도 모르게 ‘우리는 꼭 롱디 커플 같다. 내가 보기에 당신은 이런 상태가 괜찮은 것 같다.‘ 고 그렇게 말을 했다가 그를 화나게 했다. 아픈 것도 바쁜 것도 모두 다 자기 탓을 하는 것만 같다고… 기대를 안 하리라 다짐하면서도 왜 자꾸 나는 이렇게 기대를 하게 되는 것일까… 물론 내가 그를 더 많이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자주 만나지 못하니까 그의 생활패턴을 바꾸어 달라고 징징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둘 사이에 존중, 그리고 이해심이 존재하지 않는 다면 이 관계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을 알면서도), 나는 왜 나에게 계속 좋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일까…


나는 파괴적인 행동을 자주 한다. 보통 집안에서 아픔 없이 자란 사람들과 다르게, 나름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고, 그때부터인지 힘들 때일수록 나를 파괴하는 행동이 내가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생각에 갇혀 살았다. 나를 해치고 파괴하는 늪에 깊숙이 빠져들어서 그 안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질 못했다.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질 않았고 자기혐오, 낮은 자존감이라는 부정적인 늪에 빠져 나에게 해를 가할 때면 왠지 모르게 나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듯한 안정감에 휩싸여 다시 하루를 버텨 나가곤 했다. 어른이 되어서는 술을 벗 핑계 삼아 몸이 망가질 정도로 끝장을 볼 때까지 마신다던지 아니면 일부러 내 몸을 망가뜨리며 마치 이게 나한테 최고로 걸맞은 옷인 것 마냥 점차 고통의 순위를 올려가며 나를 더 깊은 괴로움이라는 감옥에 가둬 왔다. 인생에서 제일 행복하고 최고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순간에도 난 늘 불안했으며 나도 모르게 파괴적인 행동을 일쌈았고 이러한 행복이 결코 내게는 오래 지속되지 않으리라 굳게 믿으며 나는 행복을 느낄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나를 파멸의 순간으로 이끌 때까지 그 고통이 마치 제삼자의 일 마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쳐다만 보고 있었다. 나를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내가 아무런 걱정 없이 사는, 세상에서 제일 밝아 보이는 사람이라고 말하곤 한다. 잘 웃고 먼저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인사성 밝고… 아무도 나의 이 어두운 과거를 알지 못한다. 그들은 내가 왜 이러는지 도저히 알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안 좋은 선택만 일쌈고 파괴적인 성향의 내 모습을 고치기 전까지 과연 누가 나를 좋아할 수 있을까?! 아니, 객관적으로 이런 나의 모습이 나는 마음에 드는가? 갑자기 나 자신이 너무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결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처럼 느껴진다. 이런 나 자신조차 내가 힘들어하는데 누군가에게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다 감싸 안아주기를 바라는 것은 정말 이기적인 욕구이자 큰 억지 인 게 분명하다...

사는 게 힘들다. 인생이 어렵다. 나는 나 자신이 너무 어렵고 힘들다. 나도 이러고 싶어서 이러는 게 아닌데 내가 너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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