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서는 연습을 하는 중입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한 홀로서기.

by Jihyun

늘 그렇게 말했다. "너도 혼자만의 돌파구가 있어야지... 네 삶을 아이와 남편에게 의존하는 게 아니라 무언가 너 다운 것을 찾아서 해내야지..."라고. 그렇다. 늘 하루, 이틀 언젠가는 꼭 해보리라 다짐했던, 그 작심삼일의.. 이제는 진심으로 준비를 해야 하는 단어. 홀로서기... 어떻게 들으면 엄청 광대하고 어떻게 들으면 엄청 외롭게 들리는... 그 단어가 나는 너무도 낯설었다. 왜였을까... 홀로 선다는 게 대체 어떤 것이길래 나는 지금까지 그 단어와 전혀 교점이 없었던 것일까... 아이만을 맹목적으로 키우며 살아온 내 8년 동안의 삶을 뒤돌아 봤을 때 홀로서기를 피해 왔던 건 나의 회피였던 거 같다. 실은 무서웠다.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게 무엇인지. 두려웠다. 진짜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혼자 두 발로 딛고 살아가는 게 어떤 것인지... 사람들은 말했다. "와 정말 대단해. 일본에서 여기까지 혼자서 어학연수를 오다니.. 그리고, 이렇게 결혼을 하고 낯선 곳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다니... 대단해." 하지만, 대체 무엇이 대단하다는 것일까? 나는 아직도 홀로서기를 하지 못하고 있는 나 자신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 그런 면에서 늘 자신감이 없던 나에게 있어서 그 칭찬들이 정말 낯 뜨겁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이혼을 결심한 2달 반후... 나는 다시 한번, 이제는 진심으로 홀로서기를 계획해 본다.


아이가 없어졌다. 갑자기 늘 곁에 있던... 내 옆에서 재잘대고 같이 웃고 텔레비전을 보며 같이 울고 같이 책을 읽고 일상을 공유하던, 나의 소중한 딸이... 신기루처럼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오후 3시, 아이를 데리러 학교에 가야 하는 시간에 집에 있는 나를 보며 '나는 이제 대체 무엇을 해야 하지? 나는 대체 누구지?'라는 생각을 했다. 갑자기 일부러라도 바빠지고 싶었다. 아니, 그래야만 했다. 일부러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하는 시간에 빌딩 로비에 있는 헬스장에 내려가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운동을 끔찍이도 싫어하는 내가 운동을 실컷 하고 집에 올라와서는 집을 한바탕 뒤집고 치우기 시작한다. 그래도 시간은 저녁 6시밖에 되지 않았다. 이럴 수가... 이제 무엇을 한 단 말인가.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손에 꼽을 만큼밖에 연락하는 사람이 없는 내가 그중 누군가에게 톡을 보내고 있다. 그래도 이 와중에 배는 고파서, 저녁을 대충 챙겨 먹고 있는데 갑자기 울적하다. 우울해졌다. 항상 저녁시간에는 북적북적 딸이랑 같이 저녁준비를 하고 같이 앉아서 저녁을 먹으며 숙제를 하고 이런저런 하루 일과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는데... 자기 전에 딸아이와 같이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다가 잠이 들었었는데... 괜히 집에 있는 와인 병 보관 거치대에 걸려있는 와인병을 째려보기 시작한다. 냉장고 안에서 김치를 꺼내려다가 갑자기 그 안에 떡 버티고 있는 맥주를 째려보기 시작한다. 모두가 예상할 수 있듯이, 그것은 내가 진정 가서는 안 되는 길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가게 되는 손. 혼술에 혼술을 더해 마시던 그날 밤... 그날 나는 혼자 맥주를 5캔, 와인을 3병, 소주를 2병 마셨다. 나에게 익숙한 방법이었다. 힘들 때마다 나를 더 부수고 파괴하는 방법으로 늘 아픔에 대처하던 나... 나는 왜 이렇게 무모한 짓을 하는 걸까. 이게 절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면서...


그렇다. 이제는 정말 홀로서기를 해야 할 때가 왔다. 누구를 위한 홀로서기가 아닌 바로 나를 위한 홀로서기. 그동안 기다려왔던 만큼, 피해왔던 만큼 이제는 정말 실행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이혼을 결심하기까지의 4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