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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Retro)앱, 기록의 회복기가 필요한 이들에게

하이아웃풋클럽(HOC) 주최 실리콘밸리 창업가 Nathan 네트워킹 후기

by Jiiin 진

0. 프롤로그 - 앱 user1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


요즘 일을 쉬면서 사람들과의 연결도 꽤나 느슨해졌다. 네트워킹에 쓸 에너지나 리소스가 줄어드니 새로운 기회도 쉽게 생기지 않았고, 어쩌면 스스로도 조금 고립되어 있었다는 걸 최근에서야 인정하게 됐다. 자발적으로 선택한 명함 없는 삶의 대가일지도 모르겠다.


소셜 미디어도 마찬가지였다. 기록을 멈춘 건 절대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잘 올려야 한다’는 압박이나 ‘전략’이라는 거대한 단어 앞에서 생긴 피로 때문이었다. 예전에는 그냥 좋아서 했는데 , 언젠가부터 재미보다 눈치를 먼저 봤고, 뭔가를 올릴 때마다 묘한 계산이 앞섰다.

retro-96E4D832-0634-4794-8C5D-820BE2802F53.jpg 하이아웃풋클럽(HOC) 주최 레트로(Retro) 앱 공동 창업자 Nathan Sharp와의 네트워킹

목요일에 하이아웃풋클럽(HOC) 덕분에 레트로(Retro) 앱 공동 창업자 Nathan Sharp와의 네트워킹에 참석했다. 실리콘밸리에서의 화려한 커리어도 인상 깊었지만, ‘왜 이 앱을 만들었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하던 태도가 오래 잔상에 남았다.


이 토크를 들으니, 예전의 내가 얼마나 기록을 좋아했던 사람인지 떠올랐다. 인스타 운영에 있어서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다. 특히 릴스는 영어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 품고 있었는데, 워낙 평소에 쓸 일이 없다 보니 그동안 주저하게 됐었다. 오랜만에 영어 대화를 들으니, 그 열정이 조금은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반골 기질인 건지... 단순히 토크를 요약하거나 앱 사용 설명서처럼 후기를 쓰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기록을 시작했고, 왜 멈췄고, 지금은 다시 어디로 나아가고 싶은지를 천천히 되짚어보는 나를 위한 글을 쓰려고 한다. 기록을 오래 사랑해 온 만큼, 그 감각을 다시 꺼내보려는 작은 회복기이기도 하다.


1. 기록의 전성기 - 교환학생 & 여행하던 휴학생 시절


어릴 때 부모님께서 개인정보 노출을 걱정하셔서 싸이월드를 못하게 했었다. 사실 그래서 이런 추억들이 나오면 공감을 할 수는 있지만, 나는 항상 눈팅만 하는 사람이었다. 인스타도 마찬가지였다. 계정은 있었지만 거의 유령에 가까웠다. 2018년 파리에서 교환학생을 하면서 처음으로 소셜 미디어에 '진심'이 됐다.


파리에서 18개국 80개 도시까지, 인스타 스토리는 내 가장 중요한 기록이었다. 해외에서 (물론 교환학생이었기에 글로벌 경험이 있고, 더 열려있는 친구들이 많았다) 인스타를 안 하는 친구가 없었고, 즐겁게 놀고 난 뒤에는 무조건 계정을 맞팔했다. 왓츠앱 단톡방보다 더 오래, 넓게 이어질 수 있는 연결고리였다.


해외에 살아보는 게 처음이라서 모든 게 새로웠다. 단순히 거리를 걷는 것도, 전 세계에서 온 친구들과 (40개국이 넘었다) 나누는 대화도, 낯선 식재료와 음식도, 본가에 살던 시절에는 꿈도 못 꾸던 새벽 거리에서의 낭만도... 별일 아닌 하루도 항상 친구들을 태그 해서 기록으로 남기고 그걸 매일 꾸준히 모았다.

ㅂㅈㄷㅈ.png 너무 많아서 급한 대로 몇 개만... (지금은 다 이불킥 감 같아서 개인 소장 중이다)

스토리는 내 하루를 정리하는 루틴이자, 친구들과 연결되는 공간이었다. 단순히 사진만 올리던 게 아니었다. 체계적인 포맷이 있었다. 맨 앞에는 요리 영상 (친구들 덕분에 200개를 찍고 편집했다), 중간엔 그날의 일상과 고민, 마지막엔 스포티파이 노래 (추천곡을 받았었다) 캡처와 짧은 일기를 한국어와 영어로 함께 썼다.


학교나 파티에서, 심지어는 복도나 길에서 한 두 번 만났던 친구들도, 인스타를 맞팔하기만 하면 어느새 절친이 되어있었다. 각자의 문화를 알려주면서 더 깊은 대화로 이어지기도 하고, 관심사나 일상을 매일 공유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로의 삶에 스며들었다. 이때 소셜 미디어의 가능성을 실감했던 것 같다.


그 1년 조금 넘게, 나는 무려 5,000개가 넘는 스토리를 올렸다. 하루에 5개 정도부터 많게는 30개씩, 모두 내 손으로 편집하고 한글과 영어로 텍스트를 붙였다. 가끔 친구들이 브이로그랑 다를 게 없는데 나라면 무조건 유튜브를 했을 거라는 말을 했었지만, 나와 친구들의 집이나 가족, 개인정보를 노출하기 싫었다.

34.png 지금은 상상이 안 되지만, 호기심과 도전하는 패기 가득했던 인생 황금기...

특히 이 연결들이 내 인생을 진짜로 바꿨다. 그 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을 만큼 사고방식이나 가치관도 달라졌다. 교환학생이 끝난 후에 각자의 나라로 돌아간 친구들을 따라서 세계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예산이 부족했지만, 반갑게 맞아주는 친구들 덕분에 다양한 도시에서 로컬의 삶을 살아볼 수 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언어 실력이 늘어있었고, 외국계 기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기도 했었다. 지금 돌이켜보니, 이 모든 건 스토리로 우리가 계속 연결되어 있었기에 가능했다. 내가 만든 기록이 내 삶을 어디까지 데려갈 수 있는지 직접 경험해 보니, 소름이 돋고 superpower라는 말에 공감이 가기도 했다.


이 과정 동안 솔직히 아무런 전략이나 목적은 없었다. 그냥 매일 기록하고 나누는 게 순수하게 즐거웠다. 친구들과 소통하면서 내 세계가 조금씩 넓어지는 감각이 좋았다. 가끔 친구들이 매일 꾸준히 편집하고 올리는 게 귀찮지 않냐고 물어봤는데,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 너무 좋고 재밌고 즐거워서 했다.


그때의 인스타 스토리는 내게 하나뿐인 일기장이었고, 누구보다 든든한 친구였다.


2. 기록의 공백기 - 좋아서 하던 일을 멈춰본 적이 있나요?


교환학생이 끝나고 복학한 뒤에도 기록은 계속됐다. 2019년 12월에 귀국하고 나서도, 친구들에게 한국과 내 원래 일상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더 꾸준히 스토리를 올리고 하루하루를 기억하려 애썼다. 특히, 코로나 때문에 다들 집 밖에 잘 못 나가는 상황이어서 인스타 스토리를 보는 친구들이 훨씬 많기도 했다.

ㅂㅈㄷ.png 무려 N 년 전, 풍경 사진 계정과 요리 계정 캡처본!

그러다가 2020년에 '네가 확실히 사진을 잘 찍는 것 같은데, 공개적으로 사진 계정을 만들 생각이 없냐'라고 제안하는 친구들이 꽤 많았다. 그때 처음으로 "친구들이 아닌 불특정 다수에게 내 사진을 보여주면 어떨까?"라는 호기심이 들어서, photolife314라는 계정을 만들었다. (요리 계정은 더 전에 해외에서 만들었다)


이때 막학년과 인턴과 취준을 병행하면서도 열심히 사진을 올리고 한글과 영어로 캡션을 썼다. 어느새 300개가 넘게 쌓인 게시물들이, 캡션 하나하나가 몇 시간씩 구글링을 하면서 고심했던 결과라서 더 그랬는지 뿌듯하기도 애틋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2021년에 졸업과 취업을 하고 너무 바빠서 거의 손을 놨었다.


그러다 2024년에 골절 사고와 퇴사라는 인생의 변곡점이 있었다. 갑자기 시간이 많아지면서, 인스타를 다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몇 년을 미뤄온 사진 정리를 하려고 하이아웃풋클럽(HOC)에 들어갔는데, jiiinlog로 바꾸면서 내 콘텐츠의 방향성에 나조차도 예상하지 못했던 엄청난 터닝포인트가 찾아왔다.

Image.JPEG 인스타그램 @jiiinlog에 66편의 사진, 영상 에세이를 올렸다.

2024년에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진로그'라는 이름으로 글쓰기 프로젝트를 했다. 내가 좋아하는 사진과 영상을 모아 편집했고, 워드로 총 104쪽 분량이 되는 66편의 에세이가 생겼다. 하나하나 작업에 시간이 엄청 오래 걸렸고, 내 감정과 생각을 꾹꾹 눌러 담은 작은 책 같은 아카이브라 더 소중했다.

ㄷㅇㄷ.png #jiiinlog와 #jiiinfilm이라는 두 가지 테마가 3개 단위로 반복됐다.

그렇게 꾸준히 성취감을 느끼면서 해왔는데, 2025년이 오고 처음으로 멈췄다. 딱히 큰 계기나 결정 때문이었던 것도 아니다. 그 당시에 뼈가 붙으면서 밖에 많이 나가기도 했지만, 그냥 손이 안 가기 시작했다. 계속해야 한다는 마음은 분명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자꾸 미뤄지고 어느새 몇 달이 지나 있었다.


그냥 나답게 매일매일 올리던 때가 있었는데, 갑자기 괜히 눈치가 보였다. 주변을 보면 다들 명확한 목적과 전략을 가지고 계정을 운영했다. 브랜드를 만들거나, 자신의 서비스를 알리거나, 수익 구조와 퍼널을 갖추기까지 했다. 친구들을 만나면 부업과 협찬 이야기로 핫한 와중에,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다.


반면 나는 여전히 '좋아서 한다'는 이유 하나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었다. 그런데 이 ‘좋아함’이 어느 순간 설득력이 없어 보였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뭘까?" "이렇게까지 공들여서 해도 되는 건가?" "지금 돈이 더 중요한데 뭐 하는 거야?" 그렇게 스스로를 믿는 힘이 점점 줄어들었다.


기록은 나에게 있어 늘 ‘자유롭고 진심인 것’이라고 외쳐왔는데, 갑자기 내가 틀린 것 같았다. 당위성이 없었다. 어느 순간 글을 쓰던 손이 멈췄고, 다시 쓰려고 해도 막막했다. 쌓아온 기록들은 여전히 내게 가장 소중한 보물이었지만, "이제 어떡하지?"라는 고뇌가 자꾸 앞섰다.


최근에야 이 쉼표도 내가 기록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증명하는 방식이었을지 모른다고 깨달았다.
기록을 쉰 건 싫어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좋아해서
더 잘하고 싶었고, 그 마음이 점점 부담으로 변했다.


3. 기록의 회복기 - 좋아서 하던 일을, 다시 좋아하는 법


2025년이 되면서 몇 달간 아무것도 올리지 않은 채 시간만 흘렀다. 어느 순간, 예전처럼 꾸준히 하던 기록이 자연스럽게 멈췄고, ‘계속해야 한다’는 미련만 남은 채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Retro(레트로) 앱을 다운로드했다. 솔직히 처음에는 홍보를 도와주려는 응원 목적 반, 호기심 반이었다.

IMG_5339.jpg 레트로(Retro) 앱의 주간 사진 회고 (Weekly basis) 기능

평소에 다양한 앱을 써보는 걸 취미 수준으로 좋아하지만, 직관적인 걸 선호해서 루틴 하게 사용하는 앱은 최소화하는 편이다. 그래서 조금 쓰다가 인스타로 돌아가겠네 싶었다. 그런데 여러 기능을 써보니 이 앱은 확실히 달랐다. 기록이 숫자나 반응으로 환산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내 하루를 모아두는 느낌이었다.

we.png 레트로(Retro) 앱의 '앨범' 기능 - 친구와 공유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앨범' 기능이 마음에 들었다. 3만 장이 넘는 사진 정리를 7년 가까이 완료를 못하고 있다. 사실 앨범은 아이폰 갤러리에서도 만들 수 있다. 근데 레트로에서는 훨씬 예쁘고, 직관적이고, 날짜별로 정리가 깔끔하게 잘 됐다. 내가 가진 수만 장의 사진을 주제별로 정리하고 공유하는 기능도 너무 편했다.


인스타에서도 스토리 하이라이트 기능을 좋아하는데, 레트로의 앨범은 그 기능을 더 예쁘고 편리하게 옮겨온 듯했다. 특히, 하이라이트나 인스타 게시물은 하나하나 넘겨봐야 해서 불편한데, 레트로는 갤러리처럼 한 번에 쭉 볼 수 있어서 다른 사진이나 소셜 앱이 대체할 수 없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이폰 X를 7년째 쓰고 있다. 오래 쓴 만큼 256GB가 매일 간당간당하다. 사진 정리할 때도 복제 기능을 사용하느라 갤러리가 정신이 없었는데, 레트로가 있어 이제 든든하다. 앨범 커버를 넣으면 책처럼 디자인이 되고, 내 취향인 감각적인 폰트도 지정할 수 있다. 사용하다 보면 'Seamless'라는 표현이 바로 떠오른다.

그림1.png 레트로(Retro) 앱의 '앨범' 기능을 사용해서 만든 내 앨범 5개!

요즘 나는 풍경 사진 (라이트룸 보정 연습 중) & 헬스장 (재활 운동) 인증 & 식재료와 요리 (7년 치 기록) 기록 & jiiinlog 인스타 업로드한 최종 사진 (갤러리 형태로 볼 수 있도록) & 실패 박물관 (NEW!) 앨범에 열심히 사진을 기록하고 있다. 덕분에 3만 장 정리 속도도 한층 빨라진 것 같다. 포토덤프를 좋아한다면 딱이다!


'실패 박물관' 앨범 같은 경우에는, 예전 같으면 절대 올리지 않고 개인 소장할 사진들(깨진 계란, 망한 사진 등)인데, 레트로에서는 그런 기록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인스타에서는 몇 장만 넘기고 마는 게시물이 여기서는 나만의 성장 과정이 됐다. 새벽에 응원이 필요할 때 이 기록들을 쭉 보면 위로가 된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하나씩 쌓다 보니 어느새 다시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좋아서 하던 일을, 다시 좋아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나를 위해 정리하고 기억하는 기록이라는 본질로 돌아갔다. 사실 그래서 사진도 매일 하나씩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셀렉하고 보정하고 있다.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눈이 생겼고, 오래된 내 감각이 천천히 돌아오고 있다.
예전처럼 온 힘을 쏟지는 않더라도,
레트로(Retro) 앱 덕분에 다시 '기록하는 사람'으로 돌아오는 중이다.


4. 창업자 Nathan과의 토크 - 기록과 연결의 본질이란


ㅇㅇ.png

2시간이 넘게 질문마다 굉장히 구체적이고 방대한 이야기들을 나눴기에, 놓치면 아쉬울 것 같은 부분들만 간신히 필기하면서 들었다. *제 개인적 해석이 개입될 여지가 있었음을 미리 알립니다.

스크린샷 2025-05-11 오전 1.09.34.png 사전 신청받을 때 내가 했던 질문들도 많이 나와서 신기했다!

1) 좋은 아이디어는 ‘남’이 아니라 ‘나’로부터

“We kind of selfishly wanted that app for our own family and friends.”
“Sometimes it's way easier to build for yourself.”

레트로(Retro) 앱은 누군가를 위해 기획된 거창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자신과 가족, 친구들을 위한 아주 개인적인 바람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창업자 '본인이 필요했던 서비스’를 직접 만들기로 결심하면서 제품에 대한 진심이 자연스럽게 담긴 게 중요한 서사가 됐다.


2) '친구와의 연결'이라는 소셜 미디어의 본질

"I think that social media and connecting with friends is a superpower."
“Now you have to post something funny or dramatic just to get a reaction.”
"I'm trying to reshape social media so that it helps relationships."

소셜 미디어는 초창기에 좋아하는 친구와 일상을 공유하고 대화하면서 '연결'되는 공간이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엔터테인먼트 미디어가 되어 공감보다는 경쟁, 연결보다는 피로를 유발하는 현상이 생겼다. 그래서 '연결'의 본질로 돌아가고 싶다는 갈망이 창업의 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3)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는 내재적 동기의 중요성

“Go with an idea where you enjoy working on it, even on down days.”
"Even on a day when nobody's using the product, do I like actually building this thing?"

Nathan은 '쉬는 날에도 만들고 싶은가?'와 '반응이 없어도 계속 만들 수 있을 만큼 좋아하는가?'를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는 것이 비즈니스 프레임워크만큼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초기 단계에서 힘든 건 예견된 것이라,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날에도 제품을 만드는 과정 자체를 즐겨야 지속성이 생긴다.


4) 제품 성장의 3가지 원칙 - 정체성과 연결되는 브랜드

"I think product growth almost always comes down to three things."
"Give people something to ➀stand for, give them something to ➁do together, and give them something to ➂talk about."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성과 가까이 닿는 브랜드와 평판을 만드는 것이 제품 성장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애플이나 파타고니아처럼 '이건 내 거야'라고 느낄 수 있는 무언가를 줘야 한다. 모임을 활용해도 좋고, 저녁 식사를 하면서 대화할 정도로 엄청난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방법이다.


5) 수익화에 접근하는 방식 - '진짜 가치'에 대하여

“Attention exists only once, in that moment. Can't be copied & pasted.”
“We want to prove that people are willing to pay for something they value.”

사람의 주의력(집중)은 복제할 수 없는 소중한 자원인데, 광고 중심의 모델은 내가 어느 곳에 더 마음을 쏟을지 선택하는 것조차 막아버린다. 그래서 더 투명하고 건강한 비즈니스 모델로, 사람들이 “이건 돈을 낼 진짜 가치가 있어”라고 느끼는 기능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가고 싶다.


6) 함께 일하고 싶은 팀원 - "It's all about proactivity"

"Really just proactivity, I think that self-management and being proactive. Not waiting for permission to do something, and really having an opinion about what should be done."

(저의 사례) 전 직장에서 테스트 관문을 계속 통과하고 빠르게 팀장으로 승진할 수 있던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Proactive'라서 더 공감됐다. 그 덕분에, 퇴사하는 순간에도 "진영 님은 일이 없어도 찾고 만들어서 할 사람인 걸 안다."라는 말도 들었다. 사실 일뿐만 아니라 기록과 우리네 삶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7) 4,000주의 인생 - 내가 원하는 미래는 내가 직접 만들어야

“If you live to 80, you have like 4,000 weeks on Earth and a lot of those are spent.”
“Because you can't wait or expect someone else to build that future if you don't, so use them well and have fun with it.”

레트로(Retro) 앱은 주간으로 사진을 기록할 수 있다. 인간이 80살까지 산다고 하면 총 4,000주가 있다고 한다. 이 소중한 시간을 어떻게 쓸지는 내 선택이다. 남이 대신 살아주지 않고,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미래는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내가 직접 만들어야 한다고 마무리해서 여운이 더 길게 남았다.


5. 에필로그 - 기록은 결과보다 과정, 연결은 숫자보다 마음


커리어 공백기에 이런 행사는 정말 소중하고 큰 동기부여가 된다. 특히, 과거 경력에는 없지만 PM 직무에도 꽤나 흥미를 느끼고 있어서, 더 실무적인 관점에서 접근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그동안 다양한 부서와 일을 경험해 봤는데, 확실히 단계별로 전략을 계속 수정하면서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낼 때 가장 뿌듯했다.

retro-29CED38F-399E-4264-8223-5B01A49D4F95.jpg 열심히 네트워킹 이벤트 준비해 주신 하이아웃풋클럽(HOC) 운영진 분들 감사합니다!

나와 결이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은 서비스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하나에 정착하면 꾸준히 하는 끈기가 있는 덕분인지 (듀오링고 1,880일 & 스픽 378일 Streak) 중간에 조금 쉬긴 했어도 몇 년째 계속 쓰는 앱이 몇 개 있다. 기능이 직관적이고 내 삶에 도움을 주고, 일상에 이미 깊게 스며들었다는 게 공통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했지?'라는 브랜드 철학을 생각해 보면, 내가 지향하고 싶은 태도랑 꼭 닮았다. 세상을 바꾸는 대단한 기능을 가진 앱도 좋지만, 내 하루하루를 더 다채롭게 채워주고 나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어주는 앱에 애정이 더 크게 가는 것 같다. 레트로 바로가기


기록의 핵심은 꾸준함이라고 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하루도 빼먹지 않고 올리는 게 멋져 보인 적도 많다. 그런데 이제 쉼표도 기록의 일부라는 새로운 시각이 생겼다. 치열하게 보낸 시절이 있었던 만큼, 무작정 쉬는 공백도 포용할 수 있게 됐다. 이 모든 시행착오는 내 진심을 보여줄 가장 강력한 서사가 되지 않을까?


꼭 매일 올리지 않아도 괜찮다. 꼭 의미를 찾지 않아도 상관없다.

느리고 서툴더라도 나만의 속도로 다시 '기록하는 사람'으로 돌아오면 된다.


좋아서 했던 일을 다시 좋아할 수 있다면 그걸로 감사하다.
기록은 결과보다 과정이었고, 연결은 숫자보다 마음이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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