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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insight Feb 14. 2021

이탈리아 바티칸 (5-1)

2019.09.11

행복했던 남부 투어를 마치고, 오늘은 로마에서의 마지막 날입니다. 로마에서의 마지막 날도 알차게 보내기 위해 오전 바티칸 반일 투어를 예약해 두었어요. 1일 투어도 있었는데, 하루 종일 보기에는 체력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해서 저는 반일 투어로 예약했습니다. 바티칸은 로마 교황청이 다스리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입니다.

바티칸 반일 오전 투어는 오전 8시에 시작합니다. 오전 내내 열심히 투어를 들을 체력을 비축하기 위해, 근처 맥도날드에서 아침으로 크로와상과 에스프레소를 먹었습니다. 이탈리아는 에스프레소도 유명하다고 해서, 한 잔 먹었는데 저에게는 쓴 커피 맛이었습니다. ㅎㅎ

아침 식사 후 바티칸 입구 도착! 바티칸은 인구가 채 1,000명이 안 되는 작은 나라로 볼거리도 많은 예쁜 곳이에요. 유명한 미술품과 전시품이 많아 바티칸 투어는 로마 방문 시 필수 코스이기도 합니다. 특히나 바티칸 박물관은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라고 해요. 평소 (저처럼) 박물관에 큰 관심이 없더라도 로마에 오면 한 번쯤 꼭 들려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사투리를 정감 있게 구사하는 가이드 분을 만났습니다 :) 많은 작품 및 작가에 대한 정보를 핵심만 콕콕 알기 쉽게 알려주셔서 재밌게 들었습니다. 가장 먼저 PINACOTECA(피나코테카)에 입장했습니다.

종교 미술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작품을 연대기 별로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이 곳만 해도 볼거리가 많아서 작품 하나하나를 보기보다는 연대기 별 특징에 대해 설명해주시고 지나갔어요 :-) 이른 오전인데도 사람이 많았습니다.

내부를 구경하고 밖으로 잠깐 나와서 피냐 정원, '솔방울 정원'이라 불리는 곳에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신기한 작품이 있어서 찍어봤어요. Arnaldo Pomodor의 천체 안의 천체라는 작품입니다. 1960년에 개최한 로마 올림픽을 기념하여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하네요.

솔방울 정원의 이름의 유래이기도 한, 4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청동 솔방울'도 한 컷 찍었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벨베데레 정원으로 가기 전, 미켈란젤로의 생애와 <천장화(천지창조)> 및 <최후의 심판> 두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설명을 듣고 벨베데레 팔각 정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위의 작품은 라오콘 군상이에요. 정말 생동감 있게 잘 조각이 되어 있어서 놀랐습니다. 라오콘 군상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포세이돈 신전의 사제 라오콘과 두 아들이 거대한 뱀에게 휘감겨 죽는 장면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특히 라오콘을 바라보고 있는 두 아들의 표정이 정말 생생했습니다.

이 조각상도 정말 어떻게 이렇게 정교하게 만들 수 있을지 신기합니다. ㅎㅎ

그다음 전시관으로 이동했어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의 모델이 된 토르소라고 합니다.

어렸을 적 그리스 로마 신화 만화책에서 보던 인물의 조각상들이 많았습니다. ㅎㅎ 들어본 이름이 중간중간 있어서 반가웠어요.

천장과 벽도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고, 정말 볼 것이 많아 눈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감상했습니다.

이 곳은 아마 교황의 복도(?)라 불리는 곳으로 기억합니다. 시간이 없어서 휙휙 지나갔는데 계속 천장을 보고 싶어서 걷는 내내 고개가 조금 뻐근했네요. ㅎㅎ

천장에 이렇게 정교하게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큰 시간과 노력이 들었을까요? 천장의 작품들을 감상하다 보니 금방 시간이 지나가서 아쉬웠습니다. 작품이 워낙 많아서 하나하나 구경하려면 하루 종일 봐도 다 못 볼 것 같습니다.

그다음으로는 라파엘로의 방에 도착했습니다.

'아테네 학당'이라는 작품 앞에 오니 모두 이렇게 입장권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ㅎㅎ 저도 한번 찍어봤어요! 이 작품을 상세히 설명해주셨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아 아쉽네요 ㅠ.ㅠ 앞으로는 투어를 들으면 내용을 오래 기억할 수 있게 바로바로 적어두어야겠습니다.

작품이 정말,, 근육과 그림자, 색 표현까지 그림을 잘 모르는 제가 봐도 너무 멋졌어요.

라파엘로의 방을 나와 다음 장소로 가는 중에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정말 딱 봐도 생각을 깊게 하고 있는 것 같지 않나요?


다음으로는 제일 기대했던 장소 중 하나인 시스티나 성당에 도착했습니다. 미켈란젤로가 혼신의 힘을 다해 그린 <천장화(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을 실물로! 현장에서!! 볼 수 있는 곳이에요. 아쉽게도 사진은 찍을 수 없어서 눈에 담았습니다. 미켈란젤로는 <천장화>을 그리기 위해 작업대에 서서 고개를 뒤로 젖힌 불편한 자세로 무려 4년 만에 완성했다고 해요. 작품은 정말 예술이었습니다.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감상한 후 성 베드로 대성당에 들어갔습니다. 성 베드로 대성당은 세계 최대급의 성당으로, 내부 곳곳이 정말 화려하고 예술이었어요.

성당에서 가장 오른쪽에 있는 문으로, 이 문은 25년마다 열린다고 합니다. 2000년에 열었고, 다음으로는 2025년에 열리겠네요!

세계 3대 조각 중 하나이자, 미켈란젤로가 유일하게 자신의 이름을 새긴 조각 <피에타>도 있었어요. 하지만 미켈란젤로는 본인의 이름을 새긴 것을 후회하고, 다시는 이름을 남기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신은 이 세상을 창조하고도 어디에도 이름을 남기지 않았는데, 자신은 스스로를 증명하고자 작품에 이름을 남긴 것을 후회했다고 해요.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아쉽게도 지금은 방탄유리 속에 전시되어 있어요. 1972년, 라즐로 토스라는 이름의 지질학자가 자신이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라며, 피에타 상을 망치로 12차례 내리치는 비극적인 일이 있었는데.. 힘들게 복원을 한 후에는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방탄유리로 작품을 보호하게 됩니다. 먼발치에서 밖에 볼 수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성 베드로 대성당을 마지막으로 투어는 마치고, 성당 내부를 조금 더 구경하다 나왔습니다. 마침 성당 앞에서 근위대가 행진을 하고 있어서 잠시 구경했습니다. 제복은 미켈란젤로가 디자인했다고 하네요!

정말 어느 때보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작품을 보고 배운 하루였어요. 아쉬운 마음에 성 베드로 대성당과 광장을 한 컷 찍었습니다.


미술 작품에 큰 관심이 없는 저도, 투어와 함께 감상하니 정말 재밌고 유익했습니다. 이 당시 투어를 듣고 난 후에는 작품과 작가에 대해 더 깊게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다음 도시인 피렌체에 가서도 계획에 없던 우피치 미술관 투어를 급하게 예약했습니다. ㅎㅎ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실감 나는 하루였고, 더 공부하고 온다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가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바티칸 투어 이야기가 길어져서 다음 편에 이어서 연재하겠습니다. :)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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