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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insight Mar 01. 2021

이탈리아 피렌체 (7-1)

2019.09.13

오늘은 어제 급히 예약한 우피치 미술관 오전 반일 투어를 하러 향했습니다. 전날 급하게 예약을 한 터라, 티켓은 별도로 사야 했는데요. 그래서 혹시나 사람이 많을까 해서 조금 일찍 향했습니다.

우피치 미술관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술품을 소장하는 곳이라고 해요. 따라서 우피치 미술관을 보기 위해 피렌체에 방문하는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ㅎㅎ 우피치 미술관 투어 하길 잘한 거 같아요 :)

우피치 미술관 가는 길이에요~ 오늘도 날씨가 참 좋네요!

아.. 오늘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한쪽 눈이 탱탱 붓고 아무래도 다래끼가 난 것 같더라고요. 가능하면 약을 먹으려고 미술관 근처에 있는 약국에 들렸는데요. 약국에서 다래끼를 설명하기 참 힘들더라고요. 구글 번역기를 활용해서 열심히 설명을 드렸지만 자꾸 알레르기 약을 추천해주셔서 '그라찌에'하고 나왔습니다. 잘 먹고 잘 놀다 보면 낫겠죠? ㅎㅎ 그리고 사진은 선글라스 끼고 찍으면 되니까요^^

근처에는 베키오 궁전이 보이네요. 베키오 궁전은 13세기부터 지금까지 피렌체의 중심으로, 현재는 피렌체 시청사로 사용되고 일부는 박물관이라고 합니다. 베키오 궁전 근처에 바로 우피치 미술관이 있는데요. 다행히, 미술관에 사람이 많지 않아서 티켓을 먼저 사서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미술관 안에서 투어 가이드님과 투어 그룹을 만나 조인할 수 있었어요.


우피치 미술관 천장도 역시나 그림이 빼곡하게 그려져 있었고, 복도에는 조각들이 많았습니다.

피렌체에 오면 자주 접하게 되는 단어, 바로 '메디치 가문'인데요. 우피치 미술관은 르네상스 예술의 후원자였던 메디치 가문의 집무실로 사용하기 위해 지어진 곳으로, 현재는 메디치가의 마지막 상속녀였던 안나 마리아 루이자가 모든 예술품을 국가에 기증하면서 미술관으로 탄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가장 많은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만큼 규모와 작품 수가 어마어마했는데요! 친절한 가이드님을 따라 주요 작품들만 볼 수 있었습니다. 우피치 미술관도 제대로 하나하나 보려면 하루 종일 봐도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요. 제가 투어를 들었던 작품 위주로 잘 안내해 드릴게요 :)

먼저 조토의 <마에스타>부터 감상을 시작했습니다. 마에스타는 아기 예수의 탄생을 뜻하는 말로, 조토의 <마에스타>는 성모 마리아를 중심으로 원근법을 사용해 앞뒤가 분명하게 그려져 있는데요. 신 중심에서 인간 중심의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중세시대의 회화가 성경의 말씀과 상징을 보여주는 도구로 사용되어, 회화는 상징적이고 "신 중심"이었습니다. 르네상스에 들어서 "인간 중심"의 사실적인 회화가 나타났다고 해요. 조토가 르네상스 시대의 문을 열었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다음 작품은 시몬 마르티니의 <수태고지>입니다. 수태고지는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잉태를 예고한 사건을 말합니다. 이때, 가이드 님이 도상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셨어요. 도상(Icon, 이콘)은 종교, 신화 및 그 밖의 관념 체계 상 어떤 특정한 의의를 가지고 제작된 미술품에 나타난 인물 또는 형상을 의미하는데요. 작품 속에 그려진 상징들을 해석하여 인물들을 인식하는 방법론입니다. 말 그대로 그림의 규칙, 형식, 상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성모 마리아는 파란색 계열의 옷 안에 빨간색 옷, 베드로는 열쇠, 아기 예수는 세 손가락(성 삼위일체) 등 규칙이 있어 몇 가지 도상(Icon)만 알고 있어도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피엘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우르비노 공작>입니다. 무언가 오묘한(?) 매력에 많은 작품들 중에서도 눈이 가더라고요. 우르비노 공작 부부의 초상화로, 측면으로 그려진 모습이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우르비노 공작이 전투에 참전했을 때 한쪽 눈을 잃어서 이를 가리기 위해 측면으로, 부인의 피부가 너무나 하얀 이유는 이미 부인이 세상을 떠난 상태여서 그렇다고 하네요. 크! 알고 보면 이렇게 그린 작가의 깊은 뜻이 있네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작품입니다.

너무나 유명한 작품이죠? 바로 보티첼리의 <봄>입니다. 봄의 기운이 느껴지는 산뜻한 작품이에요. 중간의 여인은 비너스인데, 비너스 위에는 큐피드가 있네요. 비너스의 얼굴은 보티첼리가 사랑했던 여인 '시모네타'의 얼굴입니다. 시모네타 베스푸치(1453 - 1476)는 당대 최고의 미녀로, 보티첼리의 영원한 짝사랑이라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23세의 어린 나이로 결핵으로 사망했습니다. <봄> 외에도 보티첼리의 그림에는 시모네타의 흔적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고 하네요.

역시나 한 번쯤은 봤을 법한 작품,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입니다. 이 그림 역시 시모네타가 비너스의 모델이 되었다고 합니다. 유명한 작품인 만큼 작품 앞에 사람이 정말 많았습니다. 책에서 접했던 작품을 실제로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 다음으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품이 모여있는 방으로 들어갔어요.

키오 &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리스도의 세례>라는 작품입니다. 베로키오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승입니다. 작품의 왼편을 보면 두 천사가 있죠? 자세히 보면 두 천사 중 왼쪽에 있는 천사는 그림의 다른 부분과 표현 방식이 다른데요. 바로 이 천사를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렸다고 합니다. 그리스도 그리고 왼쪽의 풍경 부분도 레오나르도의 솜씨라고 하네요.

레오나르도의 부분이 완성되자, 베로키오는 자신이 그린 것보다 레오나르도가 그린 천사 부분이 월등히 뛰어나다는 것을 깨닫고 더 이상 그림을 그리지 않고 조각에 전념했다고 합니다. 계속 그림 그리셔도 될 것 같은데,,, 요 부분은 좀 슬펐네요. ㅠ.ㅠ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수태고지>입니다. 앞에서도 시몬 마르티니의 <수태고지> 작품이 있었죠? 배경의 푸른 향나무의 녹색은 영원한 희망을 상징하고, 백합은 천사의 순결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마리아는 천사가 하려는 말의 의미를 깨닫고 수락의 표시로 왼손을 들어 보이는 거라고 해요! 역시 손짓 하나에도 의미가 담겨 있어 그 의미를 찾아나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그림을 통해 인물들의 개성, 그들의 생각이나 마음의 움직임까지도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

가이드님이 원래 이 작품은 성당 앞 제단에 전시되어 있어 사람들은 사선에서만 그림을 볼 수 있었다고 하고,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그 구조까지 고려해서 그림을 그렸다고 알려주셨어요. 그래서 사선에서도 한번 찍어봤습니다. 설명을 듣고 봐서 그런지, 사선에서 봐도 마치 정면에서 보듯 잘 보이는 느낌이네요 :)

다음으로는 미켈란젤로의 작품, <톤도도니>입니다. 미켈란젤로가 그린 유화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작품이라고 하네요. '톤도'는 이탈리아어로 원, 원형을 뜻하고 '도니'는 주문자의 이름입니다. 아뇰로 도니와 피렌체의 유력 가문 스트로치가의 딸인 막달레나 스트로치의 결혼을 기념하기 위한 작품이라고 전해집니다. 바티칸에서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봐서 그런지, 더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

이 작품은 라파엘로의 <검은 방울새의 성모>라는 작품인데요. 르네상스의 3대 거장 중 한 명인 라파엘로의 작품입니다. 3대 거장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라파엘로 산치오'입니다. 바티칸에서는 <아테네 학당>이라는 작품으로 라파엘로를 만났었죠? 이 그림의 검은 방울새는 고통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파르미지아니노의 <긴 목의 성모>라는 작품인데요. 파르미지아니노는 대표적인 매너리즘 화가입니다. '매너리즘'이 궁금하시다고요? 그래서 제가 찾아봤습니다.


1520년대 이탈리아에서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 보티첼리, 라파엘로 등의 화가들에 의해 최고의 작품들이 쏟아지던 시대이다. 따라서 많은 화가들이 그들의 작품을 추종했지만, 어떤 이들은 르네상스의 대가들의 그림에서 더 완벽한 그림을 그리긴 힘들다고 여기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대가들의 작품과 비슷하게 그린 그림으로 유명해지기보다 독창성을 지닌 작품으로 명성을 얻기 위해서는 그들만의 표현방식이 필요했다. 그리하여 전성기 르네상스에서 추구되어왔던 완벽한 비율과 안정적인 구도와 조화를 포기하고 신체의 비율을 늘이고 몸을 비트는 등 새로운 표현 방식을 고안해내었고 이러한 새로운 경향을 매너리즘이라고 부른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작품명처럼, 마리아의 긴 목이 눈에 띄는 작품이고, 작품 속 독특한 특징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기 예수는 아기라고 하기에는 마치 초등학생처럼 크게 묘사되었고, 누워있는 자세 역시 성모 마리아의 무릎에서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이 불안정합니다.

다음은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라는 작품입니다! 여성의 아름다운 모습을 이상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서양미술의 전형적인 누드화로 평가되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고개를 살며시 돌리고 있는 전통적인 비너스 표현과 달리, 티치아노의 여신은 감상자들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습니다. 지금 다시 봐도 또렷한 눈으로 마치 저를 쳐다보고 있는 듯하네요..!

젠텔레스키의 <홀로페우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라는 작품이에요. 이 작품도 인상적이었어요.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는 이탈리아의 초기 바로크 화가로 당시 가장 영향력 있었던 여성화가 중 한 사람이었으며, 오늘날에는 카라바조의 영향을 받은 세대 가운데 가장 뛰어난 화가로 평가된다고 해요. 이 작품의 큰 특징은, 유디트가 능동적으로 강한 확신을 갖고 홀로페우스의 목을 베고 있다는 점입니다. 젠텔레스키는 아버지의 친구이자 화가인 타시(Agostino Tassi)에게 그림을 배우며 강간당한 경험이 있어, 그녀는 유디트를 자신에게, 홀로페우스를 타시에게 빗대어 유디트가 홀로페우스를 처벌하는 장면을 그리게 된 것이라고 하네요!

카라바조의 <이삭의 희생>이라는 작품입니다. 저는 우피치 미술관에서 카라바조라는 화가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카라바조 말고도 처음 알게 된 작가들이 많지만..ㅎㅎ) 카라바조는 바로크 회화의 개척자로 불리는, 이탈리아 초기 바로크의 대표적 화가입니다. 그의 영향은 에스파냐와 북유럽으로 퍼져  '카라바제스키'라 불리는 추종자도 나타났다고 해요. 바로크 미술이 궁금하시죠?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바로크 미술은 포르투갈어의 ‘비뚤어진 진주’라는 뜻으로 1600~1750년 사이의 르네상스 이후 유럽 가톨릭 국가에서 유행한 미술 양식을 말한다. 르네상스 미술의 단정하고 우아한 고전 양식에 비하여 장식이 지나치고 과장된 건축과 조각에 대한 경멸의 뜻으로 사용되었다. 바로크란 말은 ‘변칙적’이고 ‘이상한 것’이란 뜻을 내포하고 있어서 바로크 양식은 르네상스의 후퇴라는 비난을 받아오다가 후기에 와서야 비로소 독자적인 새로운 양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바로크 미술은 르네상스 미술에 대립하는 개념으로 상정되어 미술사에서 매너리즘과 로코코 미술의 사이에 위치하며, 17세기 유럽의 시대정신과 부합하는 외향적이고 격동적인 경향을 일컫는다. 르네상스 양식이 자연주의적이고 고전주의적이라면, 바로크 양식은 격정적이고 화려하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이어서 카라바조의 <메두사의 머리>라는 작품입니다. 메두사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인물이죠? 메두사의 눈과 마주하면 모두 돌로 변하는 무서운 인물이기도 합니다. 카라바조는 메두사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그려 넣었습니다. 머리가 잘렸어도 살아있는 모습으로, 특히 눈동자와 이마의 주름이 생동감이 넘치는 것 같아요!

벌써 마지막 작품이네요! 카라바조의 <바쿠스 자화상>입니다. 이 작품은 카라바조의 청년기를 대표하는 그림으로 포도주의 신 바쿠스에 젊고 관능적인 이미지를 부여해서 세속적인 신, 인간의 모습을 닮은 신의 모습을 창출했다고 합니다.

가이드 님이 작품 왼쪽의 와인 병 안에, 카라바조가 본인의 자화상을 숨겨 두었다고 해서 클로즈업해서 찍었습니다. ㅎㅎ


르네상스 시대의 3대 거장을 포함하여, 다양한 작가와 작품뿐 아니라 중세시대부터 '르네상스-매너리즘-바로크'로 이어지는 서양미술사를 작품을 직접 보고 설명을 들으며 배울 수 있어 뜻깊었습니다. 저도 오늘 제가 찍은 작품, 제 기억과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하나하나 정리하니 도움이 많이 되네요. 독자 분들도 지금은 우피치 미술관에 직접 가기는 어렵지만, 저와 함께 미술관 투어를 하듯이 한 작품씩 따라오시며 감상하셨길 바랍니다. :)


우피치 미술관 투어 내용이 길어져, 피렌체에서의 오후는 다음에 이어 연재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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