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환경 읽어드립니다'컨퍼런스 1부 후기에 이어 쓰는 2부 후기.
개인적으로는 심리학에 관심이 있어서 그런지 마지막 강연이었던 김경일 교수님의 강연이 특히나 와닿았다. 뒤에는 컨퍼런스에 대한 전반적인 감상평도 적어보았다.
기후 위기의 본질은 200여 년 동안 지구의 온도가 1도씩 올랐다는 것. 국가별 이산화탄소 배출량 자료를 보며, 지금의 기후 위기를 만든 "누적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이산화탄소 감축에 앞장서고 있는 미국, 유럽이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공정성'을 본다면, 현재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아닌, 누적된 수치를 기준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따라서 산업화한 국가들이 이산화탄소 감축에 더 앞장서야 한다는 말씀이 특히 인상 깊었다.
기후 위기의 핵심은 우리가 사용하는 화석 연료를 재생 에너지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장 100%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은 불가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우리가 불편하더라도 에너지를 적게 쓰는 것이다. 에너지를 조금만 적게 쓰면, 새로운 에너지원을 현명히 해결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새로운 정책을 만들 수 있도록 국가에 주장하고, 이미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국가와 개발도상국들 간의 정치적, 외교적인 올바른 방안이 나와야 한다.
Q&A 때, '나 하나의 행동이 정말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라는 비관적인 시각에 대한 질문에는 개인의 움직임이 결국 정부와 기업을 움직이고,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말이 인상적이었고, 이상보다는 실천을 위한 건설적인 방법을 논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시기도 했다.
메타버스는 요즘 큰 화두다. 넓은 관점으로는 휴대폰의 앱, 소셜미디어도 메타 버스이다. 극심한 환경 문제를 메타버스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강의.
메타버스의 사례와 개념에서부터 가상 세계를 통한 디지털 패션, 현실에서 발생될 수 있는 수많은 쓰레기의 감축 등 다양한 사례로 메타 버스를 통해 얻는 환경적 이점에 대해 소개해주시는 강의였다.
풍경화를 통해 그 당시의 시대상과, 또 이 그림이 누구를 위해 그려졌는가? 와 같은 다양한 요소를 분석하며 흥미롭게 들었던 강의.
특히, 동일한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각기 다른 시대에 그린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지금의 작품은 기후 위기로 물에 잠길 위험에 처한 모습을 반영한다면 과거의 그림은 한없이 풍요로운 모습을 나타낸다. 누구보다 현실 문제에 민감한 예술가 덕분에, 지금 처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더 깊이 알 수 있지 않을까?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경고하는 기사로 시작한 강의. 이 기사는 무려 1912년 8월 14일의 기사다. 100년 전부터 알고 있던 기후 변화. 우리는 왜 위험하다고 인지하기 힘든 것일까?
바로 인간은 늘 친숙한 대상, 구체적이지 않은 대상에 대해서는 위험을 느끼기 힘들기 때문이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접근 동기'와 '회피 동기'에 대한 설명 부분. 인간은 먼 미래에 대한 일에는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 움직인다. 즉, 좋은 것에 다가가고 끌어오고자 하는 '접근 동기'가 강하게 작용한다. 반면 당장 눈앞에 닥친 일은 안 좋은 것을 피하고자 하는 '회피 동기'가 강하게 작용하여 움직인다. 현재로부터의 시간이 멀어질수록, 접근 동기가 더 강한 힘을 발휘하는 반면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일에는 그것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를 알고 싶어 하는 '회피 동기'가 강한 힘을 이끌어 낸다는 것이다.
환경을 지키는 일 역시 접근 동기가 더 효과적이고 설득력이 있다. 환경 보호에 대해 즐거움과 재미를 자극하여 동참하게 해야 하고, 오히려 너무 진지하고 심각한 메시지는 소비자들을 도망가게 할 수 있다. 폐카드(플라스틱)를 재활용해서 만든 '부루마블' 보드게임을 예시로 들어주신다.
인간은 "선한 행동을 하면 잘될 거다"라는 의식이 있고, 환경 보호 운동을 할 때 누군가를 위한 이타적인 행동을 할 때와 같은 행복감과 쾌감을 느낀다고 한다. 그리고 행복과 만족의 빈도가 높으면 더 오래 살 수 있다.
오래 살고 싶다면? 환경 보호를 자주 하며, 만족감의 빈도를 높여라!
우리가 간과해 온 기후 변화의 위험을 심리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어떨까? 맑은 날은 창조적이고, 흐린 날은 집중력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인간은 사고방식, 행동까지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인간이 AI를 이길 수 있는 '창조력'이라는 장점은 넓은 풍경, 탁 트인 자연환경에서 발휘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500년 후에 지구가 잠길 테니 지금부터 조심하세요!"라는 경고성 메시지보다는 "당신의 자손에게도 당신이 느낀 오늘 아름다운 하늘을 물려주고 싶지 않으신지요?"와 같은 미래에 대한 소망으로 기후 캠페인의 프레임을 바꾸면 어떨까? 우리 함께 소망하며 환경을 지켜나가자는 메시지와 함께 강연이 마무리되었다.
강연 중간에 이날치밴드, 안예은의 공연뿐 아니라, 가수, 아이돌, 배우, 환경 운동가 등 각 분야의 유명인이 평소 생활 속에서 실천하기 쉬운 환경 보호 방법에 대해 소개해 주는 영상도 있었다. 또한 청소년 운동가, 주한 이탈리아 대사, 주한 뉴질랜드 대사, 청소년 동화작가가 전하는 환경에 대한 이야기, 아이들의 눈에서 본 지구와 친환경 그림 등 '환경'을 주제로 다양한 주체의 관점과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컨퍼런스였다.
2부 중간에는 오마이걸과 모더레이터 이적이 환경에 대한 토크를 진행했는데, 피자 배달, 샤워, 아이스 라떼 테이크 아웃, TV 시청, 일회용 컵 사용 등 우리가 일상 속에서 흔히 하고 있는 행동 중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한 행동"을 찾아보는 토크를 통해, 일상 속 행동 하나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탄소 발자국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취지의 기획이었다고 생각한다.
기획자의 입장에서도 배울 것이 많았던 컨퍼런스. 앞으로도 대중과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컨퍼런스가 지속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라이브 강연 녹화본을 Yotube 채널에서 볼 수 있으니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참조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https://www.youtube.com/watch?v=KF8-B6v_uq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