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지난 1월 말 아들의 라식수술을 했다. 수술병원은 딸이 이전에 라섹수술을 했던 병원이다. 딸은 대학생 시절 수술을 했는데 수술 후 3일간은 과한 통증으로 괴로워했다.
요즘에는 스마일라식등 좋은 수술법이 많이 고통이 없다고 했는데 라섹은 여전히 통증을 수반한다고 한다.
다행히 아들에게는 고통이 없는 라식이 권해졌다.
처음 수술얘기가 나왔을 때 나는 절대로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아들이 견뎌낼 수 없을 것 같았고 나는 그런 아들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그동안 안경을 오랫동안 착용해 온 아들이 불편할 거란 생각을 못했었다. 생각해 보니 아들은 몸에 걸치는 용품에 대한 집착이랄까? 관여가 많았다.
쟈크가 달려있는 점퍼등은 계속 손으로 만져대서 결국 고장내고야 만다. 안경은 계속 코에 잘 붙어있게 하려고 손으로 눌러대다 보니 콧잔등에 늘 벌겋게 자국이 나있었다.
아들에게 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할 수 있겠냐고 수십 번 질문을 했다. 사실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본인의 의견을 듣고 싶었다.
아들은 걱정하는 얼굴표정과 달리 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렇게 검사를 위해 병원을 방문했고 아들의 눈상태는 수술하기에 적합하다고 했다.
막상 수술날짜가 되니 아들은 몹시 긴장했다. 나는 걱정이 되어 수술실에 따라 들어갈 수 있는지 물어보았고 보호자 1명은 가능하다는 답을 들었다.
아들에게 누나와 엄마 중 누가 들어갈까? 물어보니 누나를 선택했다.
대기시간 포함 1시간쯤 지나서 나온 딸에게서 수술상황을 전해 들었다. 의사는 아들이 지적장애인임을 감안해 아주 친절했고 수술도중 한번 두려웠는지 몸부림을 치려고 해서 딸이 잽싸게 부둥켜안았다고 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이후가 중요했다. 항생제와 다른 안약등 4가지를 3시간 간격으로 눈에 넣어야 하고 자기 전에도 한번 더 넣어야 했다.
투약시간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해서 신경이 많이 쓰였고 부작용이 생길까 봐 노심초사했다.
다행히 수술 후 몇 시간이 지나자 벌써 시력이 조금은 회복되었고 점차 더 좋아지는 게 보였다. 집에 돌아온 첫날은 긴장했는지 열이 조금 올라 해열제를 먹어야 했다.
수술 후 3일째 되는 날 다시 병원을 방문해 상태를 보니 경과가 좋다고 했다. 이제 아들은 안경을 쓰지 않으면 읽지 못했던 달력의 숫자도 맨눈으로 읽을 정도가 되었다.
시력은 좋아졌지만 아직 적응이 덜된 아들은 자다가 화장실에서 본인의 얼굴을 보고 놀라서 내게 달려와 안겼다.
눈이 큰 남자가 거울 속에서 자기를 쳐다보았다고 했다. 그게 본인임을 깨달았지만 무섭다고 한다.
아들은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려면 며칠이나 몇 주가 걸릴 것이다.
나는 아직도 아들에게 라식수술을 하게 한 일이 잘한 것인지 모르겠다. 딸이 말하기를 안경 쓴 모습보다 훨씬 인상이 좋아 보인다는데 내 눈에는 아들이 유달리 큰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잘 보이는 게 신기한지 내게 바싹 얼굴을 내미는 게 영 어색하게 보인다.
모험 같은 이번 일이 잘 마무리되는 것이 이번 달 목표가 되었다. 부디 아들이 새로운 눈으로 행복한 일들만 보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