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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뚝이샘 Jan 01. 2019

받아쓰기 시험 100점 아이고 의미없다

받아쓰기는 한글학습을 돕는것, 보상 걸다 컨닝합니다.

띄어쓰기를 못하는 고학년

급식체가 난무하고 TV 자막조차 맞춤법에 맞지 않게 쓰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보니, 아이들이 맞춤법 익히기가 더 어려워져갑니다. 

문장부호, 맞춤법도 문제지만 띄어쓰기 조차 안되는 학생이 많아요. 고학년이 되어서도 글자를 다 붙여서 다닥다닥 쓰는 학생이 꽤 있고, 해가 갈수록 점점 많아지는 듯 합니다. 

유익한 받아쓰기, 축소 되어가는 현실

받아쓰기, 단어나 문장을 듣고 따라 쓰는 것을 말합니다. 글자를 배우고 나서, 쓰기의 유창성과 정확성을 위한 연습 과정이지요. 

몇년 전까지만 해도 초1학년이면 학교에서 받아쓰기를 하는 게 보편적이었습니다. 2학년까지도 받아쓰기를 쭉 실시하는 경우도 많았구요. 지금은 2015개정교육과정으로 넘어오면서 받아쓰기가 없어지거나 축소되어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까지는 아예 안하는 학교도 있고, 2학기에만 실시하는 학교도 있고,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전만큼 안하고 있는 건 분명해요. 

아이는 시험이 없으니 부담이 없고 엄마 입장에서도 붙들고 안시켜도 되니 좋을 수 있지만 맞춤법 교정은 한글을 배워나갈 시기에 병행하여 이루어지는 게 최선이기에 안타까움이 큽니다.

맞춤법 / 띄어쓰기 틀린 상태로 습관되면 나중에는 바로잡기 어렵다. 

받아쓰기는 한글을 갓 터득한 아이들에게 분명 어렵습니다. 소리나는 것과 표기가 다르기 때문이죠. 외워야 할 부분이 많아요. 그런데 이 시기가 지나면, 고칠 수 없는 부분 또한 많습니다. 맞춤법, 띄어쓰기는 한글을 익혀가는 단계에서 고치지 않으면 틀린 상태로 습관이 되서 나중에 바로잡기가 굉장히 어려워 집니다. 아이들에게 어렵다 하더라도 받아쓰기를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초등 저학년, 한글 쓰기 교정의 골든타임

10칸 공책을 쓰는 시기가 한글 쓰기를 교정할 수 있는 최적의 골든타임입니다. 

10칸 공책이란, 10칸이 구획되어 있는 공책, 교사들 용어로 깍두기 공책이에요. 짧게는 초등 1학년, 길게는 초등 2학년때까지 쓰고 3학년으로 가면 안씁니다. 

깍두기 공책은 칸칸이 글씨를 나눠 쓰면서 철자에 맞게 연습하기에 최적입니다. 또 한 칸씩 띄어쓰기를 정확히 연습할 수 있습니다. 한칸 한칸 띄어서 써보는 연습을 하면 띄어쓰기에 대해 직관적으로 감을 잡습니다. 줄공책에서 쭉쭉 이어 쓸 때는 익히지 못해요. 

맞춤법, 글씨체, 띄어쓰기를 집중적으로 배우고 교정해 나갈 수 있는 유일한 시기가 초등 저학년입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그냥 고정되버립니다. 

받아쓰기는 공부습관과 자신감 보다 한글 학습을 돕는 측면에서 필요

앉아서 쓰면서 공부 습관 잡는 것, 받아쓰기 백점을 받아서 자신감을 갖는 것은 매우 부차적인 유익이라고 봅니다. 꼭 백점 맞을 필요도 없고, 의미도 없어요. 받아쓰기 한개 틀렸다고 울 일도 아니구요. 점수로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고 친구와 비교되는 것이 문제이지 받아쓰기가 문제가 아닙니다. 

받아쓰기의 필요성은 백점 맞아 아이 기세우는 차원이 아니라 한글학습을 돕는다는 측면에 있습니다.  받아쓰기가 아닌 시험에 촛점을 맞춰서 못한다고 애 혼내고, 엄마에게 부담감을 준다면 그야말로 몹쓸 짓이 됩디나만, 한글 학습을 돕는다는 목적에서 받아쓰기는 꼭 필요합니다. 

받아쓰기 하고 안하고는 선생님 마음대로다? 아닙니다! 

딸아이가 지금 2학년인데 받아쓰기를 학교에서 해서 참 좋았습니다. 요즘 안하는 추세라 혹시라도 학교 선생님이 안해주시면 제가라도 붙들고 가르치려 했거든요.

교사 입장에서 받아쓰기 안시키면, 솔직히 편합니다. 일이 줄어드니까요. 그런데도 선생님이 받아쓰기를 시키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글을 익히는 중요한 시기의 좋은 습관을 잡아주려는 교사의 교육적 소신입니다. 

받아쓰기 하고 안하고가 담임선생님 마음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아이들에 대한 분석과 학부모의 요구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가령 아이들이 한글 해득이 늦다면 받아쓰기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고, 한글 해득이 충분히 된 상태에서 맞춤법을 교정해야할 필요성이 상당하면 시작을 하는 것입니다. 그 조차 학부모총회를 통해 학부모님의 의사를 들어보고 결정을 해요. 동학년 협의를 통해 가능하면 반별로 비슷하게 가구요. 학교에서 받아쓰기를 안하는 데도, 하는 것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받아쓰기 시험을 대하는 엄마의 자세

1. 성취도 좌절도 아이의 몫이다.

2. 보상을 걸다가 컨닝할 수도 있다.

3. 틀려도 괜찮다. 

1. 성취도 좌절도 아이 몫이다. 

만약 받아쓰기를 한다면, 기왕 하는거 집에서도 도와주시면 더 빨리 많이 늘겠죠? 

받아쓰기를 엄마가 봐 준다면 과정으로 끝내야 합니다. 결과는 아이가 다루어갈 문제입니다. 

성취감도 아이의 몫이고 좌절감도 스스로 감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엄마가 과정을 돕는 것에서 나아가 결과까지 해석하고 조언하려 들면 아이의 성취도 엄마의 몫이고 아이의 좌절도 엄마의 죄책감이 됩니다. 아이 성적표=엄마성적표가 되서는 안되요. 아이 받아쓰기 점수 때문에 조바심을 내서 일희일비 하지 말고, 지지와 격려를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2. 받아쓰기 시험의 컨닝은 아주 흔하다. 

받아쓰기 100점 받으면 뭐 사준다는 보상을 거는 건 신중하셔야 합니다. 더 잘하라는 격려의 의미겠으나, 이 시기 아이들은 보상을 얻기 위해 컨닝도 서슴치 않는다는 걸 아셔야해요. 어릴수록 남 눈치 안보고 컨닝을 합니다. 아주 태연하게 책상 위에 연필로 적어놓고 베껴요. 1학년에게 컨닝은 아주 흔합니다. 도덕성도 커가며 자라는 것이다 보니 이 시기 아이들은 나쁜 행동,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잘 못해요. 모르다보니 어떻게 해서든 100점을 맞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애초에 당근을 걸지 않는 것도 좋습니다. 인정과 칭찬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아이일수록 컨닝을 일삼습니다. 성적의 압박을 일찍부터 줄 이유는 없어요. 

3. 틀려도 괜찮다. 

받아쓰기 90점 맞고 우는 아이 꼭 있어요. 실수로 틀린 것이니 아깝고 억울한 것이지요. 낮은 점수를 받으면 자존심이 상해서 열심히 하는 아이도 있고, 틀린 거 3번 쓰는 숙제가 귀찮아 백점 받으려 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모두 성향에 따라 제각각입니다.

공통적으로 한가지는 깨달았으면 합니다. 연습을 해도 매번 백점 받을 수 없고, 연습을 해도 틀릴 수 있다는 걸 받아들였으면 해요. 실수를 했어도, 다음에 또 기회가 있으니 괜찮다고 여기는 태도를 배워나갔으면 좋겠습니다.


https://blog.naver.com/jiiyoung82/221427499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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