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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뚝이샘 Feb 14. 2019

초등생 글 잘쓰는 3가지, 소리내서 읽기/말하기/필사

국어 교과에서 초등학생들이 가장 싫어하는 파트가, "쓰기"다. 말하기와 듣기, 읽기는 그나마 낫다. 쓰기를 가장 싫어한다. 그런데 사실 쓰기가 제일 효용이 크다. 입시를 생각해도 그렇다. 논술은 쓰기다. 자기소개서도 쓰기다. 그런데 왜 쓰기가 싫을까? 
어려워서다. 왜 어려울까?

중국 송나라의 문장가 구양수는 글을 잘 쓰기 위해 3가지를 해야 한다고 했다. 다독, 다작, 다상이다.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해야 한다. 
아이들은 어떠한가? 책읽기도 싫고, 글쓰기는 더 싫고, 생각은 안하려 한다. 3가지를 잘해야 글을 잘 쓰게 되는데 셋 다 하기 싫어한다. 
사실 구양수가 말한 3가지 다독, 다작, 다상은 다 어렵다. 어른도 셋다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말하기 좋아하고 움직이기 좋아하는 아이들의 특성은 독서, 쓰기, 생각하기에 맞지 않기도 하다. 아이에게 맞춤형 글쓰기 방법은 없을까? 쉬운 방법에 대해 고민해 봤다. 

글 잘쓰는 아이 만들기 위한 3가지 비법
                                          

1. 다낭독 - 소리내서 읽기
2. 다변 - 생각 말하기
3. 다필사 - 베껴쓰기








1. 다낭독(多朗讀) : 글을 소리내어 읽기를 많이 한다.

모순이지만 나는 낭독이 싫다. 여고시절 문예반에서 돌아가 시낭송을 한 적이 있다. 내 차례가 돌아올까봐 안절부절 못했다. 왜? 어색하고 간지러워서 싫었다. 결국 개미만한 소리로 읖조리다 말았다. "소리가 그게 뭐야? 다음 사람이 해" 앗싸. 하고 얼른 앉았다.
나도 낯간지러워 못했던 낭독을 아이들에게는 하게 한다. 그것도 자주, 많이. 왜? 효과가 좋다. 필수다. 다행히 초등학생들은 낭독을 싫어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학생이 많다. 혼자서 낭독하라면 안한다. 낭독에는 듣는이가 있어야 한다.

1. 전체가 돌아가며 읽기 
2. 모둠끼리 돌아가며 읽기
3. 따옴표는 일어나서 읽기
4. 문단으로 쪼개 읽기

1. 전체가 돌아가며 읽기
번호순 혹은 앉은자리 순으로 돌아간다. 반의 전체 학생이 한명씩 돌아가면 읽는다. 1문장은 너무 짧다. 2문장씩 돌아가거나 한 문단씩 돌아가는 것도 좋다. 
 전체가 내 목소리를 들어주니 낭독의 책무성이 커진다. 대신 내 차례가 늦게 돌아오니 지루함이 있다. 

2. 모둠끼리 돌아가며 읽기
4인 1조로 편성된 모둠에서 돌아가며 읽는다. 4명이 돌아가니 반 전체가 돌아갈 때 보다 내 차례가 빨리 돌아온다. 

3. 따옴표에서 일어나서 읽기
1번과 2번의 방식을 취하면서 읽되 따옴표에서는 일어나서 읽기를 한다. 실감나게 읽으라고 하면 못하니 일어나서라도 하게 한다. 

4. 문단 읽기 
마찬가지로 1번과 2번의 방식을 취하되 문단을 쪼개어 읽는다. 문단의 시작과 끝이 뭔지 모르는 학생들이 꽤 많다. 고학년인데도 말이다. 문단으로 끊어 읽기를 해보면 저절로 깨친다. 이게 문단이구나. 이게 한 덩어리구나.



 2. 다변(多辯) : 생각을 말로 여러번 표현한다.

다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유익이 많다. 먼저 달변, 말을 잘하게 된다.  글을 잘쓰게 된다. 생각이 명확화된다. 혼자가 아니라 외롭지 않다.

생각의 명확화
말로 생각을 정리하고 명확화할 수 있어 좋은 글이 나온다. 생각이 모호하면 글도 애매하다. 글쓴이의 생각이 불분명한 글은 매력이 없다. 생각을 명확화 하기 위해 말로 표현해보는 것이 좋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말할 때는 듣는 사람이 있다. 내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서 집중이 잘된다. 글은 혼자 쓴다. 읽어주는 사람이 있지만, 언제 읽어줄지 알 수 없다. 혼자하는 것보다 같이 하는 것이 쉽다. 그래서 쓰기 전에 말해보아야 한다.
 
주의점! 수다는 해당되지 않는다
수다는 생각의 표현이 아니다. 아이돌, 드라마이야기는 수다일 뿐이다. 다변이란,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가이드를 주어야 한다. 

3. 다필사 : 베껴쓰기를 많이 한다.

창조는 모방에서 나온다. 잘 쓴 글을 따라쓰는 필사는 모방을 통한 배움의 과정이다. 위대한 작가의 글을 따라 쓰다보면, 글 속의 생각을 배운다. 어휘를 배운다. 문장력도 좋아진다. 필사의 유익이 많은지라 어른도 한다. 좋은 책을 씹어먹는 좋은 방법이 필사다.  
많이 따라 쓸수록 좋다. 다양한 장르라면 더욱 좋겠다. 

저학년 : 그림책 필사
글밥이 적어야 한다. 그래야 부담이 없다. 글밥이 적은 그림책을 따라 쓴다. 문장부호와 맞춤법을 익히는 것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그림책을 읽고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 혹은 가장 인상에 남는 주인공의 말이 있는 페이지를 따라쓴다. 
그림책의 페이지를 글밥이 있는 부분을 하얀 종이로 덮은 다음 복사해서 주는 것도 방법이다. 그림이 있으니 글을 채워쓰면 그림책과 동일하게 완성이 되서 성취감을 준다.

중학년 : 10줄 필사 노트
동화책, 그림책, 과학책, 소설책 장르를 바꿔가며 필사한다. 3학년은 5줄부터 시작해서 점점 늘려간다. 4학년 후반기쯤 되서 10줄씩 하면 좋다. 
원칙이 일정분량을 채우는 것이다. 매일하면 좋겠지만 쉽지않다. 힘들면 일주일에 1번이라도 한다. 필사로 10줄씩 채우다 보면, 자기 글 10줄 쓰는 것도 쉬워진다.

고학년 : 사설필사, 좋은 글 모음집 만들기
신문사설이나 좋아하는 책을 따라쓰게 한다. 좋아하는 책 속의 구절을 발췌해서 써도 되고, 아예 한 페이지를 그대로 써도 좋다. 
좋은 글 모음집으로 수첩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책을 읽을 때마다 그때그때 인상적이거나 기억하고 싶은 것을 메모하여 남긴다. 쌓이면 자산이 된다.  


다낭독, 다변, 다필사 
3가지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단연
필사다.
지도한 바에 의하면 필사가 가장 효과가 좋다. 많이 베껴쓸 수록 좋다. 글의 수준이 올라간다. 맞춤법도 저절로 교정된다. 어휘도 풍성해진다.
다른 것은 몰라도 필사는 초등학교 때부터 습관으로 잡아두기를 권한다. 


https://blog.naver.com/jiiyoung82/221406539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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