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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지 Oct 06. 2022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려는 노력

아들의 자전거 - 변화 10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려는 노력


중학생이 되고 나서는 점점 더 자전거를 타는 시간이 줄어들었는데, 여자 친구와 자전거를 타는 아들을 보게 될 줄이야! 여자 친구가 자전거를 좋아하는지? 자전거를 타는 아들을 여자 친구가 좋아하는지? 자전거가 친해지는데 도움은 되었는지? 이런저런 질문을 하니 질색을 한다. 함께 라이딩을 얘기하니 어이없어한다. "좋아하는 것을 같이 좋아한다면 서로 알아가기에..." 아내가 말을 잘라 타박을 한다. 연애에 아빠의 조언은 분명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도 여자 친구와 자전거를 함께 타는 아들의 마음이 못내 궁금하다.

자전거는 여자를 만나기에 기타만큼이나 좋다 Bob Weir  

자전거 명언 중에 유일하게 공감하지 못했던 명언이다. 폼나는 자전거와 멋진 자전거 옷을 입은 사람은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의 얘기다. 더구나 자전거 동호회의 대부분이 남초이고 나이가 있는 모임이라면 더 심해진다. 주변을 봐도 라이딩의 겉모습에 끌려, 이성을 찾아 새롭게 자전거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지만 대체로 그만두었다. 자전거 자체보다는 자전거 외적인 것에 더 관심을 쏟는 사람들을 무조건 흉할 수는 없지만 자전거의 즐거움을 알아가기도 전에 금방 시들해지는 경우를 많이 본다. 고가의 신품 수준 중고 자전거가 많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솔직히 아내와 자전거 타기만 해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가 워낙 좋아하니 마지못해, 호기심에 고가의 자저거와 장비까지 마련한 아내는 몇 번의 라이딩만에 이제 혼자 다녀오라 한다. 한자리 차지하고 먼지만 쌓이는 아내의 자전거를 보면 시들해진 나에 대한 마음 같아 심란하다. 자전거의 즐거움을 더 알아보려고 하지 않는 아내가 섭섭헀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을 같이 좋아한다면 사랑하기에 좋은 게 아니라 그저 알아가기에 좋은 것뿐이다.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려는 노력에 감사하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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