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추억하는 차이

아들의 자전거 - 성장 13

by 지지
1-13.jpg

서로가 추억하는 차이를 알게 되는 순간


시골 우리 집에서 출발해서 아이스크림을 파는 편의점까지 가려면 2km 카페까지는 4km 햄버거 가게까지는 6km를 가야 하다. 거기에 갈 요량으로 차를 운전해 나가기는 꺼려지지만 자전거를 타고 간다면 가벼운 목적이 있는 즐거운 라이딩이 된다. 아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사다 주지는 않지만 자전거를 타고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러 가는 건 언제나 환영했다. 그러다 보니 초등학교 다니던 아들은 원하는 게 생기면 자전거 타고 가자는 제안을 곧 잘했다.

이제 아빠 없이도 자신의 용돈으로 소소한 욕구를 해결할 수 있게 된 중학생 아들과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고 가던 편의점에 들렀다.

“너하고 자전거 타고 정말 자주 왔던 편의점인데 기억나지?”

“그럼 기억나지. 자전거 타고 와서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개 구경하고... “

편의점 앞에 항상 묶여있던 개가 아들에게는 그렇게 인상 깊었나 보다. 나도 모르는 그 개에 관한 이야기들을 한참 한다. 아빠가 자전거를 타고 봤던 꽃길이며 고라니며 나눴던 이야기들을 늘어놓기 시작하니 그냥 고개만 끄덕인다.

‘아빠에게 아이스크림이 라이딩의 목적이 아니었듯이 아들도 아이스크림이 목적이 아닐 수 있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어른이 된 아들이 아빠와 같은 목적으로 편의점 라이딩을 했다고 그 시절을 편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쨌든 자전거가 추억을 연결해 줘서 다행이다.

keyword
이전 12화호기심이 생기지만 망설여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