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자전거 - 성장 12
호기심이 생기지만 망설여지는 길
쉬는 날이면 대부도 둘레길을 열심히 걸을 때가 있었다. 무릎과 허리에 탈이 났었고 일상에도 많이 지친 시기였다. 걷다 보면 코스를 벗어나 가고 싶어지는 새로운 길을 자주 만난다. 시간에 쫓기는 걸음은 아니었지만 되돌아와야 하는 막다른 길이거나 시간만 낭비하는 걸음이 될까 봐 주저하게 된다. 괜한 호기심에 정해진 길을 벗어났다가 겪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잘 아는 나이가 되었다. 시야에 보이는 모퉁이까지만 가면 원하는 풍경이 보일 것 같지만 확신 없이 걷기에는 너무 멀었다. 그런데 그런 주저함이 인생의 선택에 대한 고민으로 대입되면서 느닷없이 마음이 무거워지곤 했다. 그러다 자전거에서 답을 찾았다. 자전거라면 확신이 부족해도 조금 쉽게 코스를 벗어나 가볼 수 있다. 아니다 싶을 때 복귀도 조금 쉬어진다. 그래서 자전거를 차에 싣고 걸으러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바로 자전거를 타고 출발해 점점 멀리 다니게 되었다.
자전거라면 어디든 부담 없이 탐색하고 돌아올 수 있다. 너무 빠르지도 않아 놓치지 않고 대부분의 풍경을 볼 수 있고 너무 느리지 않아 지치지 않는다. 크지도 않고 시끄럽지도 않고 기름을 채워줄 필요도 없다. 자동차에 싣거나 대중교통에 의지해 일상으로 빠르게 복귀할 수도 있다. 그래서 자전거가 있는 여행은 한결 마음이 편하고 아쉬움이 적은 여행이 된다. 살면서 그런 자전거를 마음속에 둘 수 있다면 좋겠다. 새로운 길에 망설임을 줄여주고 새로운 탐색이 계속되도록 도와주는 그런 자전거를 잃어버리지 말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