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그러운 아들

아들의 자전거 - 성장 14

by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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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그러운 아들


자전거를 타다가 사진 찍는 일은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가족 영상 만들기에 취미가 생기면서 사진 찍기에 머물지 않고 동영상까지 찍느라 더욱 바빠졌다. 영상을 편집하다 보면 누군가는 찍기 귀찮다는 표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서 영상을 잘라내야 하고 ‘또 찍냐 ‘는 식의 멘트를 뱉어서 오디오를 망가트린다. 아들이 주로 그렇다.

아들이었던 아빠도 그랬다. 하나, 둘, 셋을 세는 짧은 시간에 왜 그렇게 인색했을까? 지금의 나는 너그러워졌을까? 사실 너그러워졌다고 말할 자신이 없다. ‘만날 기회가 드물어졌다’는 맥락에 벗어나는 혼잣말만 따라 나온다. 아들에게 물어보니 사실 찍기 싫지만 아빠가 너무 열심히라서 그냥 찍어 준다고 한다. 손으로 브이를 만들면 그런 뜻이다. 웃어줄 때 빨리 끝내라는 뜻. 이미 아빠보다 더 너그러운 아들이다.

긴 시간의 영상을 편집하다 보면 영상 중에도 참 소중한 순간이 있다. 반면 번거롭게 괜히 촬영했다 싶은 영상도 있다. 현실에서는 같은 순간이라고 해도 무방한데 상황에 따라 개인의 시각에 따라 그리된다. 꼭 사진에 담긴 시간이 아니더라도 소중한 순간과 번거로운 순간은 사람에 따라 변하면서 공존한다. 순간이 번거롭게 느껴진다면 너그러워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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