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
<나는 왜 쓰는가>
- 그러는 동안에도 그게 내 본성을 거스르는 일이며 조만간 차분히 앉아 책 쓰는 일을 해야 하리란 의식을 갖고 있었다.
- 나는 외로운 아이들이 흔히 그렇듯 이야기를 지어내고, 상상 속의 인물들과 대화를 나누는 습관을 갖게 됐는데, 애초부터 나의 문학적 야심은 고립됐고 과소평가됐다는 느낌이 뒤섞여 있었다고 한다.
- 나는 나에게 낱말을 다루는 재주와 불쾌한 사실을 직시하는 능력이 있다는 걸 알았고, 그것이 나날이 겪는 실패를 양갚음할 수 있게 해주는 나만의 세상을 만들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 낱말의 소리와 그로 인한 연상이 주는 기쁨을 발견하게 되었다.
- 나는 결말이 불행하고, 섬세한 묘사와 빼어난 비유가 가득하며, 어느 정도 소리 위주로 단어를 구사한 현란한 구절 또한 가득한, 아주 묵직한 자연주의 소설을 쓰고 싶었던 것이다.
- 글의 주제는 그가 사는 시대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그는 작가 생활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이미 나름의 정서적 태도를 갖게 되며, 그것은 그가 완전히 벗어날 수 없는 무엇이다.
1. 순전한 이기심
똑똑해 보이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되고 싶은, 사후에 기억되고 싶은, 어린 시절 자신을 푸대접한 어른들에게 앙갚음을 하고 싶은 등등의 욕구를 말한다. 이게 동기가 아닌 척, 그것도 강력한 동기가 아닌 척 하는 건 허위다. 모든 인간에게 공통되는 특성이다.
2. 미학적 열정
외부 세계의 아름다움에 대한, 또는 낱말과 그것의 적절한 배열이 갖는 묘미에 대한 인식을 말한다. 어떤 소리가 다른 소리에 끼치는 영향, 훌륭한 산문의 견고함, 훌륭한 이야기의 리듬에서 찾는 기쁨이기도 하다. 자신이 체감한 바를 나누고자 하는 욕구는 소중하여 차마 놓치고 싶지가 않다. 비실용적이지만 매력과 애정을 느끼는 낱말들과 문구들이 있을 것이다.
3. 역사적 충동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진실을 알아내고, 그것을 후세를 위해 보존해 두려는 욕구를 말한다.
4. 정치적 목적
여기서 '정치적'이라는 말은 가장 광범위한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 동기는 세상을 특정 방향으로 밀고 가려는, 어떤 사회를 지향하며 분투해야 하는지에 대한 남들의 생각을 바꾸려는 욕구를 말한다. 다시 말하지만, 어떤 책이든 정치적 편향으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없다. 에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의견 자체가 정치적 태도 인 것이다.
- 그리고 자신의 정치적 편향을 의식하면 할 수록, 자신의 미학적/지적 진정성을 희생하지 않으면서 정치적으로 행동할 기회가 많아지게 된다.
- 내 안의 뿌리 깊은 호오와, 이 시대가 우리 모두에게 강요하는 본질적으로 공적이고 비개인적인 활동을 화해시키는 작업이다.
- 그런가 하면 자기만의 개별성을 지우려는 노력을 부단히 하지 않는다면 읽을 만한 글을 절대 쓸 수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좋은 산문은 유리창과 같다. 나는 내가 글을 쓰는 동기들 중에 어떤 게 가장 강한 것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어떤 게 가장 따를 만한 것인지는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