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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리플 Feb 15. 2022

있잖아.. 왜 효율적으로 일해야 하는지 알려줄게

공수, 효율, 가성비 - '효율병'에 걸린 대한민국 모든 직장인들에게

ESTJ인 필자는 효율이라는 단어를 좋아하면서도 마냥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는다. 스마트한 느낌도 존재하나, 손해보지 않으려고 하는 이미지가 떠오르고, 다소 계산적인 느낌도 든다. 그러나 효율의 뜻을 자세히 살펴보니 느낀 바와는 꽤 차이가 있었다. 


효율 


效 본받을 효 ,率 비율 율 

1. 들인 노력과 얻은 결과의 비율

2. 기계의 일한 양과 공급되는 에너지와의 비(比) 


효율의 이면에는 반드시 '노력'이 존재한다. 우선 노력이 수반되어야 그만큼의 결과를 확보하고 두 항목간의 비중을 측정할 수 있다. 이렇게 노력을 통해 시스템을 만들어 (결과 / 노력)의 비중을 극대화 시킨 디자이너가 있다. 토스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유명한 디자이너 강수영님이다. 다음은 EO에서 진행한 인터뷰의 요약본이다. 


(*중간중간 부제는 지루함을 덜기위해 필자가 임의로 넣었다) 





https://youtu.be/HQktfrNBZV4

출처 : EO 유튜브 채널



제가 리드로 있는 토스 디자인 플랫폼팀은 토스 디자이너 분들, 개발자 분들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하는 모든 일들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토스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과 관리하거나, 

디자이너분들이 사용하는 툴을 기획하고 만들거나, 

굉장히 급진적인 프로토타입을 만들어서 팀원들이 미래를 상상하게 하는 역할도 하고 있어요.  





시디과 낙제생이,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게 된 이유


저는 시각디자인학과를 나왔고, 저희 과가 45명이었는데 

제가 44등을 할 정도로 학교도 제대로 안 나가고 되게 낙제생 이었어요. 


출처 : EO 유튜브 채널


어쩌다가 스물한살 때, 스타트업에서 디자이너로 일을 하게 됐어요.

거기서 거의 혼자 만들다시피 한 다이어트 앱이 있는데, 

그게 플레이스토어 건강 앱 카테고리에 랭크되는 걸 보면서, 
"아? 나 이거 잘하네?" 라는 생각에 IT 계열로 커리어를 설정하게 됐어요. 


카카오스토리팀에서 UI 디자이너로 근무하게 되었어요.

아이콘 하나를 디자인 하는데, 테두리를 1픽셀..1.2픽셀..1.4픽셀..1.6픽셀.. 

이렇게 베리에이션을 주고, 테스트하는 시간이 많았는데요. 이 과정에서 현타가 온거죠. 


출처 : EO 유튜브 채널


내가 과연 내 작업을 임팩트 있게 사용자들에게 전달하는게 맞나? 의문이 들어서,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더 큰 결정을 하고 있다. 

더 큰 임팩트를 미치는 것에 대한 갈급함을 느껴서 

토스팀으로 이동하게 됐어요. 


임팩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더하기 혹은 곱하기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어요.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제곱만큼의 임팩트를 만들려면
나를 갈아서 만드는 게 아니라

시스템을 만들어서
내 꿈을 이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고 운영하는 직군, 디자이너의 워크 플로우를 설계하는 사람." 

이 일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을 내가 스스로 정의 해보는 것부터 시작을 해야겠다. 생각했고, 

플랫폼 디자이너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토스 디자인 시스템의 비기, 신뢰자산


출처 : EO 유튜브 채널


토스 합류 당시에는, 파란색도 7개. 버튼 스타일도 7개.. 

디자인 통일성에 대한 부채가 늘어나고 있던 상황에서, 제품이 커지고 사람도 많아지다 보니 

약속을 지금이라도 맞추는게 미래에 가장 효율적일 거라는 전사적인 공감대가 있어서

TDS(Toss design system)을 진행할 수 있었어요.  


출처 : EO 유튜브 채널


처음에, 제가 생각하는 방향대로 진행을 하기 위해서 신뢰 자산을 쌓는게 중요했어요.

반대 의견이 많은 결정을 추진하고 있다면, 신뢰자산을 많이 갖고 있어야 되는데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작업, 조언, 협업을 최대한 많이 해놓고 

나중에 정말 이의 제기를 받을 수 있는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 

그 신뢰자산을 써서 성공하거나 실패하는 걸 한 번 보여주고, 

만약 성공했다면 더 큰 신뢰자산을 얻을 수 있겠죠. 베팅 같은 개념인데요. 


그렇게 만든 신뢰자산으로
더 큰 결정을 해나가고,

실패를 해도 다시 회복탄력성을 통해
일어나는 방법으로 

많이 노력을 하는 편이예요.


출처 : EO 유튜브 채널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면 똑같은 레고 블록을 드렸으니까

제품 통일성이 한번에 맞춰질 것이라 생각을 했어요. 

근데 그 레고를 사용해서 누군가는 궁전을 만들고, 누군가는 해적선을 만들고.. 어려움이 있었어요.


조금 더 높은 레벨의 통일성을 맞추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하는구나.

이 배움을 통해서 디자이너분들의 툴 자체에 개입해서,

2020년 9월에 프레이머로 이사가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출처 : EO 유튜브 채널


프레이머는 코드 기반의 디자인 환경이예요.

디자인 요소를 뜯어서 수정을 하거나 변경 하는게 불가능해요. 

소소하게 1픽셀, 2픽셀 튜닝을 안해도 되니까 디자이너분들이 고민하는 시간을 줄여준거죠.


이렇게 편의 기능을 제공하다보니 코드가 안나오는 게 이상한 상황이 된거예요. 

스케치, 제플린을 쓸 때는 아무도 이거 왜 코드가 출력이 안 돼요? 라고 하는 피드백을 안 하셨거든요. 

왜냐하면 그게 가능할 리가 없으니까. 관성대로 업무를 진행해왔는데 

툴을 바꿈으로서, 메이커분들이 기존에는 비효율이 아니었던 거를 

너무 고통스러운 비효율로 느끼시게된 굉장히 값진 경험을 했습니다. 


사실, 툴을 바꾼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잖아요.

디자이너분들은 하루에 80%의 시간을 스케치라는 툴에서 보내셨는데.. 

갑자기 바꾼다고 하면 어색할 수 있고 4-5년간의 데이터베이스가 쌓여있었거든요. 

토스팀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는데, 

어떻게 할 수 있었는지 딱 한가지의 이유를 꼽자면 

토스 팀원분들의 마인드셋이라고 생각해요. 


아 그냥 하던대로 하자 

라는 문장 자체가 들어있지 않아요.


10배 좋은 제품이 아니라, 100배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빨리 시도하고 빨리 실패하는 것을 응원하고 실패해도 축하하는 문화이기 때문에 

큰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출처 : EO 유튜브 채널





디자이너도 공감과 브랜딩이 필요하다 


과거에 저는 굉장히 저만 생각하는 사람이었어요. 

내가 아는 것들을 남들도 알 것이라 생각하고, 그냥 나의 의견을 띡 전달만 한다던지. 

이런 모습이 많았었는데, 토스팀에 와서 많이 달라진 것은 공감이었어요. 


아무리 전달하고 싶은 의견이 있더라도, 일단 공감을 하고. 

공감이 안되더라도 공감을 하고, 저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얘기를 하고, 

마지막에 다시 공감으로 끝내는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던지.. 


아니면 저 자신도 의견의 대립이 있을 때 시각적인 자료를 앞에 두고 얘기하는 것에 장점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찾아가고 싶은 사람이 바로 떠오르지 않는 게

저는 너무 비효율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출처 : EO 유튜브 채널


그래서 저는 남들이 궁금해하지 않아도, 나는

 이런 걸 하는 사람이다. 

라는 것을 구성원 분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제 작업이나 생각을 꽤 자주 공유하려고 하는 편이예요.

이런 노력들이 저를 충분히 효율적으로 일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노력을 덜 들이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출처 : EO 유튜브 채널


효율성을 가장 쉽게 만드는 방법은 패턴을 최대한 많이 수집하는 거예요.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때도, 비슷하게 생긴 페이지나 비슷한 역할을 하는 페이지들을 최대한 많이 수렴해서

"이것들을 묶을 수 있을 것 같아." 라고 하면, 시스템화 하고 

"요런 패턴이 있구나" 라고 하면, 시스템화 하고. 귀납적으로 이루어지거든요.


패턴을 발견하는 게 최우선이고요. 반복되는 작업을 일주일에 3번, 4번 이상 하고 있다면 

그건 무조건 시스템으로 만들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나의 창의성이 가장 빛날 수 있는 부분
이전의 과정은, 

최대한 효율적으로 자동화를 하고,
그 이후 시간에 창의성을 발휘하는
문제 해결에 투자를 하는게

훨씬 더 전략적인 사고라고 생각하고,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 EO 유튜브 채널


제가 생각하는 중요한 가치는 목적과 수단을 헷갈리지 않는 것. 

저를 디자인 시스템 만드는 사람, 잘 관리하고 잘 퍼뜨리는 사람이라고 정의를 했었는데 

사실 디자인 시스템이 수단인거예요. 

메이커분들이 효율적으로 제품을 만들 수 있게 하는 도구일 뿐이거든요. 

디자인 시스템이라는 단어에 갇혀서 생각하다 보니까, 이 이상의 무언가를 하기가 힘들어지더라고요.


하지만 저를 메이커분들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워크플로우를 설계하는 사람"이라고 규정을 하면 

디자인 시스템을 벗어나서 새로운 툴도 만들 수 있는 거고, 캠페인도 할 수 있는 거고, 

심지어는 디자인 시스템이 팀에 비효율적이라고 하면 

과감하게 하지 않는 선택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목적과 수단을 철저하게 분리해서, 변하지 않는 목적을 설정하고, 

수단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마인드가 생겼어요. 




결국은 임팩트다. 내가 가진 잠재력을 통해서


출처 : EO 유튜브 채널


사실 업이나 팀이나 회사도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하나의 인간으로 태어나서 어디까지 많은 임팩트를 미칠 수 있는지 실험해보고 싶거든요.

그 끝이 어딜지? 


저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다는 결론을 얻었어요. 그래서 개인적인 동기부여나 꿈을 이루기 위해서 

회사에서 최대한 많은 임팩트를 끼쳐보려고 노력하는 거 같아요. 


이제까지는, 패턴을 발견해서 효율화하는 작업이 대부분이었다면 

이후에는 더 창의력이 중요한 영역들이 있는 거 같아요.

추상적인 문제들에 대한 가설을 만들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창의적인 방법을 시도해봐야 하는 때가 왔어요.


그게 지금까지 제가 일해왔던 것과 가장 다른 점인데 만약에 이게 성공을 한다면

저희 팀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 다른 팀에도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거 같고, 

저는 그 임팩트를 기다리고 있고요. 


그것을 상상하고, 설계하는 사람이 되고 싶고, 

그 다음에는 저까지 대체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드는 것. 

그리고 장렬하게 사라지는 것이 앞으로의 커리어 패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반복되는 작업을 일주일에 3번, 4번 이상 하고 있다면 그건 무조건 시스템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제곱만큼의 임팩트를 만들려면 나를 갈아서 만드는 게 아니라

시스템을 만들어서 내 꿈을 이뤄야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나의 창의성이 가장 빛날 수 있는 부분, 이전의 과정은 최대한 효율적으로 자동화를 하고 

그 이후의 시간에는,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는 문제 해결>에 전부 투자하는게

훨씬 전략적이고 효율적인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회사에서 생산성이나 워크 플로우에 대해 관심이 많다보니, '효율'에 대해서도 많이 언급하고 고민했었다. "이게 더 효율적이지 않아요?" "이런 방법이 공수가 조금 들지 않아요?"라는 말도 때로 달고 살기도 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당신과 나, 우리가 좀 더 편하기 위해서,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즉, 덜 노력하기 위해서" 라고 생각했다. 


본 영상을 통해 스스로 내렸던 효율에 대한 정의, 그리고 가치관에 대해 반성한다. 효율은 우리가 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함께 더 큰 임팩트를 만들기 위해서임을. 더 나은 노력을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노력을 수반해야 함을 깨닫는다.  




<출처> 

효율적으로 일하고 싶다면 이 영상을 보세요 <2022, 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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