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노묘들..
나는 내년에 마흔, 내 소중한 고양이들은 열한 살, 열 살.. 그리고 올 해 2월 열 한살을 꽉 채우지 못하고 하늘나라에 가버린 오동이..
오동이가 없는 세상은 그 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이전에 느꼈던 행복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았고 웃고 있어도 웃는 게 아닌, 식상한 표현이지만 나는 그런 상태가 되어버렸다.
행복이란 것은 본래 찬란하고 눈부시게 반짝거리지 않았었나. 이제는 빛바랜 행복만이 빤히 머무른다.
오늘은 공사대금을 지불할 것이 있어 어떤 이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컬러링? 에 노래가 흘러나왔다.
다행히 전화를 받지 않아 나는 노래를 꽤 오래 들을 수 있었다.
속절없다는 글의 뜻을 아십니까
난 그렇게 뒷모습 바라봤네.
고요하게 내리던 소복눈에도
눈물 흘린 날들이었기에
많은 약속들이 그리도 무거웠나요
그대와도 작별을 건낼 줄이야.
오랫동안 꽃 피우던 시절들이
이다지도 찬 바람에 흩어지네..
천천히 멀어져 줘요. 내게서..
나와 맺은 추억들 모두
급히 돌아설 것들이었나
한밤의 꿈처럼 잊혀져가네
날 위로할 때만 아껴 부를 거라던
나의 이름을 낯설도록
서늘한 목소리로 부르는 그대
한번 옛 모습으로 안아주오
천천히 멀어져 줘요. 내게서..
나와 맺은 추억들 모두
급히 돌아설 것들이었나
한밤의 꿈처럼 잊혀져가네
별빛도 슬피 기우네요
서서히 내 마음 비추던 첫 모습의 당신
아름다웠네 그늘진 날마저
난 한 걸음 마다 회상할 테죠
우리 참 많이
미련 없이 커져서
한없이 꿈을 꾸었네
별을 참 많이 세고 또 세어서
시가 되었네.
-신지훈[시가 될 이야기]-
오동이와 처음만난 순간, 안으면 따뜻하고 푸짐했던 몸, 나를 그윽하게 바라보며 골골대던 눈빛
모두 천천히 멀어져주었으면 좋겠다.
유난히 오동이가 그리운 하루가 지나간다.
꿈처럼 사라져갈 존재들이 더 남아있다는 사실이 감사하면서도 두려운 시간들이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