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매출 2위 달성한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에 대한 참견
지난 5월 9일 출시된 넷마블의 모바일 액션 RPG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이하 올스타)가 양대 마켓 1위, 그리고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2위를 달성했다. 4위 진입 하루 만에 나온 결과로 호재가 없던 넷마블 입장에선 천군만마 같은 희소식이었다.
하지만 이 소식을 무조건 긍정적으로만 보기엔 무리가 있다.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도 그랬고, 최근 출시됐다가 하락세를 면치 못한 '트라하'도 마찬가지였다. 시장 전반적으로 매출 하락과 출시작 빈곤이 겹치면서 대형 퍼블리셔의 신작 상위권 입성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론 구글 플레이 매출 2위 달성은 큰 성과다. 그러나 지금의 축포를 터뜨릴 시간이 아닌 앞으로 다가올 문제를 최소화시키는데 주력해야 한다. 넷마블 입장에서, 그리고 게임 개발자와 사업 담당자 입장에서 무엇을 하는 것이 필요할까. 필자는 3가지를 생각해봤다.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은 건 완급 조절 부분이다. 현재 한국 빌드는 일본 빌드와 큰 격차를 가지고 있다. 98년도 스토리 모드도 없고, 캐릭터 역시 상당히 부족하다. 콜라보로 등장했던 은혼이나 곧 추가될 사무라이 스피리츠 시리즈도 미정 상태다.
한국 유저의 적응 기간이나 페스타 형태의 순번을 유지해 매출 곡선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은 건 알겠지만 이는 엄연한 내수 차별이다. 한국 유저들이 몇 달 안에 일본 빌드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한다면 일본 버전으로 다시 넘어가는 일도, 차별에 대해 불만을 가지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당장만 봐도 무과금 유저들은 루비 수급이 어렵다고 투덜거리고 있다. 이들이 무과금이라 포기하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들은 언제든지 자신들이 원하는 캐릭터나 더 좋은 기회가 있다면 과감히 투자를 할 것이다. 그런 기조를 만들기 위해선 이미 공개된 일본 빌드 수준만큼 빠르게 한국 빌드를 업데이트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들을 유지시켜야 기회도 있다.
두 번째는 이런 무과금 유저들을 달랠 새로운 방식의 BM의 도입이다. 이 게임은 캐릭터를 얻었다고 끝나는 형태가 아니다. 해당 캐릭터의 '소울'을 계속 획득해 '한계돌파'를 해야 하고 승급과 레벨업, 그리고 코어를 개방해야 한다. 여기에는 막대한 재화가 소비된다.
무엇보다 어려운 건 소울 획득이다. 게임 내 소울 획득은 '소환'을 제외하면 매우 제한적이고 그마저도 불편하다. 소울을 얻기 위해 다른 기회를 버려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결국은 캐릭터 획득도 쉽지 않은데 성장은 더 까다롭다는 것이다. 이는 허들이 돼 게임을 포기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의 소울을 얻을 수 있는 주, 월정액 상품군은 어떨까. 매일 특정 소울을 선택 또는 같은 속성 군에서 무작위로 받게 하는 식이다. 캐릭터가 없는 유저라면 얼마만큼의 기간 동안 꾸준히 접속해 캐릭터를 받을 것이고, 그 사이 어쨌든 게임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이렇다면 종전 소환 중심의 BM들이 하락할 수 있다. 그렇다면 포트나이트나 에이펙스 레전드처럼 '배틀 패스' 개념을 도입하는 식으로 문제점을 최소화할 수 있다. 페스타 외에 특정 캐릭터군(97년 무슨 시리즈 / 브라질팀 전체 연도 무작위)의 배틀 패스를 도입해 데일리 임무나 어떤 조건을 정해진 시즌 내 완료하면 해당 캐릭터를 어느 정도 수준 이상으로 얻을 수 있는 방식이다.
여기에 배틀 패스 내 한정 스킨이나 캐릭터, 또는 특별 칭호 등을 배치해 수집욕을 자극한다면 더욱 괜찮은 판매가 이루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캐릭터 획득에서 좌절하고 포기하는 유저들이나 무과금으로 버티는 유저들의 지갑을 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시도해볼 수 있는 요소다.
마지막은 한국 빌드만의 특별함이다. 콜라보는 게임을 알릴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이를 외산 IP나 다른 애니메이션, 게임 IP가 아닌 넷마블 자체 IP로 접근하면 어떨까. 서비스 5주년이지만 아직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세븐나이츠나 '몬스터 길들이기', 아니면 '모두의 마블'도 좋다.
특히 캐릭터 완성도가 높은 세븐나이츠는 그 자체로도 화제가 될 수 있고 프로모션이나 이벤트처럼 모두의 마블 방식을 채용한 스페셜 던전 등의 등장도 유저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아니면 개발이 진행 중인 세븐나이츠 2의 주연 캐릭터를 선행 참전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물론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다. 하지만 필자 개인적으로는 한국 빌드의 차별화, 그리고 일본 유저와 다른 과금 형태를 띠고 있는 한국 유저들을 포기하지 않게 만드는 것, 그리고 넷마블 IP의 적극적인 활용이 중요하다고 봤다.
요즘 국내 모바일 게임은 정해진 몇 개의 게임이 독식하고 있는 형태다. 10년 전 온라인 게임이 더 이상 신작 공세가 먹히지 않는 상황과 흡사해 보인다. 그렇다면 1위라는 무리에 가까운 도전보다는 내실 있게 현재의 순위를 최대한 버텨보는 것이 필요하다.
넷마블의 신작 올스타의 행보가 어떻게 될지, 그리고 더 많은 신작 게임들이 이런 고민에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갈 수 있는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