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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겜노인 Nov 13. 2018

정말 그리스의 성생활은 자유로웠나?

[겜속 호기심 1편] 유비소프트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

유비소프트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 ‘어쌔신 크리드’(Assassin's Creed) 시리즈 신작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Odyssey)가 지난 5일 정식 출시됐다. 필자는 원래부터 이 시리즈에 관심이 높았고 전작 ‘오리진’(Origins)을 매우 만족스럽게 즐긴 입장이어서 자연스럽게 이번 편도 구매하게 됐다.

영화 300의 오마쥬 장면. 꽤나 웅장하고 멋지게 표현돼 있다. <출처: 게임 플레이 이미지 캡쳐>

오디세이는 기원전 5세기 고대 그리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시리즈 11번째 작품이자, 가장 과거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당시 시대상은 물론 신전과 각종 석상, 그리고 우리에겐 영화 ‘300’으로 잘 알려진 국가 스파르타와 아테네의 전쟁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게임에서 필자의 이목을 사로잡은 건 자유분방한 ‘성생활’이었다. 유비소프트는 오디세이 출시 전 개발자 간담회를 한국에서 진행했는데 그때 나왔던 질문 중 전작과 유사한 수준 또는 더 다양한 성 활동이 가능하냐는 물음이 있었고 개발자는 친절히(?) 맞다고 했다.

이 질문의 이유는 오디세이가 시리즈 처음으로 주인공을 남녀 선택으로 했기 때문이었다. 종전에 여성 캐릭터가 주연으로 나온 작품들은 있었지만 이 게임처럼 ‘솔직 담백’하게 성생활을 이야기한 경우는 없었다. 이번 게임은 남녀 성별에 대한 차별 없이 자신이 원하는 성별을 선택해서 이야기 전체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시리즈 최초로 선택지 개념을 넣어서 이야기 진행에 대한 변화는 물론 게임 내 있는 다양한 연애 활동을 경험하게 만들었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선택지에 등장하는 ‘하트’다. 이 하트가 있으면 해당 NPC(non-player character)와 관계도에 따라 성생활을 체험하는 것이 가능하다.

시리즈 최초로 주인공의 성별을 선택할 수 있다. 알렉시오와 카산드라. <출처: 유비소프트 홈페이지>

물론 무조건 하트가 뜬다고 해서 관계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표현 자체가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이었던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THE WITCHER 3 : Wild Hunt)에서 처음 수위 높게 표현되진 않는다. 꼭 고전 19금 영화처럼 다소 우스꽝스럽게 표현돼 어쩔 땐 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특이한 점은 동성연애가 가능했다는 점이다. 지금이야 동성 간의 사랑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이 부분의 언급은 조심스럽기 마련. 게임 내 주인공이 남녀 성별을 선택할 수 있고 동일한 이야기를 체험하기 때문에 이 부분도 자연스럽게 보인 게 아닌가 싶었지만 친절한 개발자 분들은 충분히 의도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게임 내 성 관련 이야기 전담꾼 ‘알키비아데스’ 그가 나오면 일단 애로해진다. <출처: 게임 플레이이미지 캡쳐>

그래서 찾아봤다. 정말 고대 그리스의 성 문화는 오디세이 게임처럼 자유로왔나. 오디세이 내에서 주로 표현되는 성 문화는 정상적인 남녀 관계부터 동성, 그리고 다수의 남녀가 함께 관계를 가지는 내용이고 때론 자위부터 관계 시 사용하는 약 등에 대한 내용도 흘리듯 등장하기도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모두 맞다. 당시 그리스는 매우 자유롭고 성에 대한 차별이나 금기 시 되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 그들은 신 ‘에로스’가 주는 행복이기에 관계를 선택했고 거대한 축제이자 항연이었던 ‘디오니소스 축제’부터 수확의 축제 ‘티네니디아’ 등에서 에로틱한 춤을 즐기고 술을 마시며 여러 명이 관계를 가지기도 했다. 이 모든 축제는 게임 속에서 등장한다.

이야기 전개 중 만나는 인물들과는 성별 상관 없이 관계를 시도해볼 수 있다. <출처: 게임 플레이 이미지 캡쳐>

그리고 고대 그리스를 대표하는 하나의 문화였던 ‘소년애’에 대한 부분도 오디세이 게임 내에서 은유적으로 표현된다. 주인공을 따르고 돕는 고아 소녀 ‘포이베’가 그렇다. 소년은 아니지만 게임 내에서 포이베는 주인공을 따르고 때론 어른스러운 말투와 행동을 보여 눈길을 끌기도 한다.


참고로 이야기하지만 포이베와 관련된 에피소드에 성생활 같은 표현이나 이야기는 등장하지 않는다. 당연히 아동 성 관련 사항은 금지사항이고 게임이나 어떠한 형태로도 표현되면 안 된다. 유비소프트 역시 이를 잘 알고 있고 주인공과 소녀의 관계를 ‘부녀’ 또는 ‘모녀’ 감성과 비슷하게 표현했다.

다만 소년애와 같은 고대 그리스의 독특한 문화에 대한 간접적 표현을 통해 당시 시대상에 대한 충분한 표현을 하고 싶었고 이를 포이베와 주인공의 관계로 묘사한 게 아닌가 필자는 생각하고 있다. 어쨌든 유비소프트는 법을 어기진 않았다.


게임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는 기존 시리즈가 추구해온 역사적 세계관을 더욱 충실하게 반영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게임 자체 내에서 표현의 수위를 대폭 낮춰 필자와 같은 아저씨들에겐 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 말이다.

명장면(?)은 보여줄 수 없다! 직접 게임에서 확인하시라! <출처: 게임 플레이 이미지 캡쳐>

그래도 평상시 생각해보기 어려웠던 고대 그리스에 대한 생활부터 당시의 모습 등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오디세이 게임은 우리에게 색다른 재미를 준다. 필자 역시 게임을 즐긴 후 관련 정보를 찾아보며 이를 직, 간접적으로 잘 표현한 유비소프트의 노력에 감탄했다.


물론 오디세이 게임 내에는 스파르타와 아테네의 전쟁부터 영화 300의 오마주인 ‘스파르타 발차기’, 그리고 시리즈의 재미인 암살과 새롭게 추가된 신의 능력을 사용하는 스킬 시스템까지 게임 자체로써의 재미를 주는 다양한 요소가 존재한다.

This is SPARTA!!! <출처: 게임 플레이 이미지 캡쳐>

그리고 넉넉한 100시간 가까운 플레이 타임과 다회차 콘텐츠, 숨겨진 요소, 시즌 패스 구매자에게 우선 지급되는 DLC 임무 등 즐길 요소가 많이 있기 때문에 게임으로써의 가치도 높다.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는 PS4, PC, Xbox ONE 3개의 플랫폼으로 출시됐으며, 자막 현지화가 됐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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